본문 바로가기

등산

2022.12.03 (경주) 마석산(531m)

산행일시: 2022년 12월 3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북토 소류지 ~  성원봉 ~ 정상 ~ 용문사 ~ 석문 ~ 두꺼비밥상
산행거리: 7.8km
산행시간: 11:17 ~ 14:25
산행트랙:

(경주)마석산 20221203.gpx
0.04MB

                                                                         (정상 이후 700m 정도 기록 안됨)

등산지도:

항상 12월이면 초조하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산행도 취소하고 움츠러들어 있다가 '그래도 하루라도 젊고 건강할 때 다녀야지.'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아침 일찍 쓰레기를 치우는 쓰레기차의 전조등 불빛에 흩날리는 눈발이 보인다.
아름답다.
Enjoy your life!

 

4시간 넘게 달려 북토 소류지에 도착하였다.
등산로 입구로 가서 묘지들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주능선을 만난다.
주능선은 바윗길이다.
가파르게 올라간다는 말이다.
전망 바위에서는 산행을 시작한 북토 소류지와 그 뒤로 토함산이 보인다.

 

마석산

산행을 시작한 북토소류지와 토함산

곧이어 암릉을 타게 되는데 우회길도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난 잘하지도 못하면서 암릉길로 갔지만.
암릉이 시작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삼지창바위가 나온다.
날카로운 세 개의 사선으로 뻗은 바위가 진짜 삼지창 같다.
이 산에는 이렇게 사선으로 뻗은 바위들이 많다.

 

삼지창바위

삼지창바위에서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선바위가 있다.

 

선바위

이 부근의 암릉이 제일 멋있는 것 같아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어떤 빨간 티셔츠 아저씨가 드론 촬영을 한다며 제일 높은 바위 위에 올라서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도 거기 올라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기다리다가 지쳐 멋있지도 않은 뒤태를 같이 찍었다.
사람이 없을 때 찍던가 해야지 혼자 바위 위에서 시간 보내고 있으면 남들에게 민폐 아닌가?

 

이후 성원봉을 지나 숲길을 이어가다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런데 어라? 저거 맷돌바위 아냐?
가시개바위를 지나쳤네.
되돌아가?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라고?
그래도 어쩌겠나. ㅜㅜ
400m를 되돌아 내려갔다.
성원봉으로 가기 직전에 가시개바위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선두보다 먼저 가는 바람에 깔지를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게 왜 쓸데없이 빨리 다니냐고!
아이고, 나 맨날 꼴찌인데 이 산악회에서 어쩌다 빨리 갔나 보네.
성원봉으로 내려간 후 왼쪽으로 다시 200m쯤 내려가면 가시개바위가 있다.
가시개가 무슨 뜻일까?
가위의 경북 방언이란다.
그런데 이 바위, 남산 제일봉에 있는 바위랑 비슷하네.

 

성원봉 정상

가시개바위

남산 제일봉에 있는 바위

다시 정상을 향해 씩씩대며 올라가는데 앞서 가시던 분이 왼쪽으로 가면 대포바위가 있다고 하셨다.
가보니 진짜 어마 무지 큰 대포바위가 있었다.
그런데 또 빨간 티셔츠가 바위 위에서 드론 촬영을 하고 있었다.
으이구, 저 화상, 진짜 짜증나네.
빨간 티셔츠가 내려올 때까지 그 앞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이 대포바위는 남근바위라고도 하나 보다.

 

대포바위(또는 남근바위)

이후 가파른 오르막을 마저 올라가면 맷돌바위가 나온다.
맷돌을 옆으로 세워놓은 모습이다.
이 바위도 어마 무지 큰데 바위 뒤편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갈 수가 있다.
난 올라가 봐야 사진 찍어줄 사람도 없어 그냥 지나쳤다.

 

맷돌바위

맷돌바위 뒤편

맷돌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유두바위가 있다.
유두바위 주위도 큰 바위들이 산적해있다.
바위더미 너머로는 토함산이 보인다.

 

유두바위

토함산

갈림길로 되돌아가 정상으로 올라갔다.
마석산 정상은 나무로 둘러싸여 조망이 없다.
조그마한 공터에 지금까지의 멋진 암릉에 비해 초라한 정상석이 있었다.

 

마석산 정상

정상에서 하산하려는데 뭔가 빼먹은 느낌이 들었다.
지도를 보니 아차! 유두바위 아래에 있는 대포바위를 보지 않고 왔구나!
오늘은 정신을 어디에 흘리고 다니나?
마음에 걱정이 있으니 정신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
세상만사 내 뜻대로 되는 것 아니고,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텐데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자.
그런데 주님, 돈만 안 나가면 걱정을 안 할 것 같거든요.
돈도 필요한 만큼 채워주시는데 왜 걱정을 해?
그러게...  난 왜 이리 믿음이 약할까? ㅜㅜ
유두바위로 되돌아 내려갔다.
어느 게 대포바위지?
이건가?

 

아니, 이건가 보다.

 

대포바위

대포바위 부근의 암릉

대포바위를 보고 다시 정상으로 가서 용문사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계속 직진하다가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 길은 호미지맥으로 금오봉까지 이어진다.
용문사는 왼쪽으로 간다.
이 산은 갈림길이 많아 주의하여야 한다.
다행히 깔지가 있어 알바는 안 하였다.

 

호미지맥 갈림길

정상 이후로는 완전히 육산 길이다.
솔잎과 낙엽이 깔린 길을 오르내리다가 가파르게 내려간다.

 

왼쪽으로 파란 물통이 보이면 그쪽으로 가야 한다.
물통 아래에 왼쪽에는 백운대 마애불입상이, 오른쪽에는 용문사가 있다.
용문사에서 돌계단을 내려가면 석문이 있다.
역시 어마 무지 큰 바위이다.
정상 이후 여태껏 육산이었다가 용문사로 가면 다시 큰 바위들이 많이 나타난다.

 

백운대 마애불입상

용문사

석문

이후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그 아래에 <두꺼비밥상>이 있다.
왜 <두꺼비밥상>인가 했더니 식당 앞에 두꺼비바위가 있었다.

 

두꺼비바위

오늘은 산행거리도 짧고 암릉이 멋있는 데다 날씨도 따뜻해 기분 좋은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바위들을 찾느라 혼자 산행을 해서 심심하다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며 산행을 하였지만 나중에는 조용하게 기도하며 걸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그것까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