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7월 13일 수요일 (밁음)
산행코스: Rif. Pederü(1,548m) ~ Rif. Fanes(2,060m) ~ Lago di Limo(2,159m) ~ Ütia de Gran Fanes(2,105m) ~ Col de Locia ~ Ristorante Capanna Alpina(1,720m)
산행거리: 13.7km
산행시간: 09:50 ~16:20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제 산행을 마친 페데류 산장(Riugio Pederü 1,548m)으로 이동하여 알타 비아 1 의 2일차 산행을 시작하였다.
페데류 산장(Riugio Pederü)
오늘도 날씨가 화창하고 선선하다.
페데류 산장에서 고도를 600m 정도 높이며 가파르게 올라간다.
더운 날씨는 아닌데 초반부터 급경사 오르막이라 덥다, 더워.
왼쪽으로는 세계1차대전 당시 군용도로가 있는데 지금은 자전거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파네스 산장에서 올라온 길(왼쪽은 등산로, 오른쪽은 군용도로)
이후 암봉들 사이의 고원 지역을 통과한다.
햇볕이 따가워 우산을 양산 대신 쓰고 갔다.
군용도로와 만나 다시금 오르막길을 이어간다.
땡볕에 힘들게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
걸어가는 나도 힘들지만 너도 참 고생이다.
대로를 따라가면 소들이 한가로이 누워서 쉬고 있는 파네스 식당이 나온다.
식당 옆에는 개울이 있어 일광욕을 하거나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파네스 식당
에델바이스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일행들이 오지를 않는다.
할 수 없이 선두 네 명이서 파네스 산장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어쩌다보니 오늘도 선두네. ㅎ
파네스 산장(Rifugio Fanes)
파네스 산장(Rifugio Fanes 2,060m)에서는 라바렐라 산장(Rifugio Lavarella)이 내려다보인다.
파네스 산장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리모 호수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으니까 거기까지 가서 기다리자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미 12시가 넘었고, 분명 사람들이 힘들고 배고프다고 할 터이니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가지 말고 기다리자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20분쯤 후 일행들이 왔는데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하였다.
역시나 라면을 끓여 맛있게 먹었다.
앞으로도 계속 라면을 먹을 테니 아마도 몇 년 먹을 라면을 여기에서 다 먹고 가게 될 것 같다.
라면 봉지 뜯는 일을 내가 맡게 되어 난 봉지걸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라바렐라 산장(Rifugio Lavarella)
파네스 산장에서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씩씩거리며 올라가면 저 아래 라바렐라 산장도 보이고, 파네스 산장도 보인다.
고개 정상에 올라서면 멋진 경치가 보상을 해준다.
라바렐라 산장
파네스 산장
이후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간다.
땡볕이라 우산을 쓰고 가려고 했는데 고장이 나서 펴지지가 않는다.
우산 하나도 made in Korea가 좋아.
이후 "돌로미티의 진주"라는 리모 호수(Lago di Limo 2,159m)까지 내려간다.
여기도 가뭄이 심각한지 수위가 상당히 낮아 "돌로미티의 진주"라는 별칭이 무색하였다.
리모 호수(Lago di Limo)
이 길은 <세계1차대전 산행로>(Old WWI Mountain Track)라는 별칭이 붙은 길이다.
길옆에는 버려진 요새도 있었다.
폐 요새
이후 카파나 알피나(Cappana Alpina)로 향하여 초원을 걸어간다.
그란 파네스 산장(Ütia de Gran Fanes 2,105m) 주위에서는 방목하는 소들과 말들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개울을 공유하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소들이 물을 마시고, 다른 쪽에서는 사람들이 놀고.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일세.
그란 파네스 산장(Ütia de Gran Fanes)
계속해서 카파나 알피나를 향해 콜 드 로치아(Col de Locia)를 걸어간다.
걷고 있으면서도 현실인지 꿈속에서 걷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결코 빨리 걷는 사람이 아닌데, 더욱이 더워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도 왜 항상 선두인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일행들이 안 오기에 길가에 앉아서 오고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유럽을 다녀보면 남녀노소 트레킹을 참 많이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많고, 이 험한 산이 데이트 코스인지 젊은 커플들도 많고, 족히 70세는 넘었을 것 같은 노부부들도 많다.
앞에 가는 노부부도 참 보기 좋다.
부럽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같이 걸으면 트레킹이 더 즐거울 것 같다.
라가주오이 호수 갈림길에서 카파나 알피나 쪽으로 직진한다.
사실 알타 비아 1은 라가주오이 호수 쪽으로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코르티나 담페초로 돌아가기 위해 카파타 알피나 쪽으로 간다.
저 고개를 안 넘어도 된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갈림길에는 자갈로 사람들이 이름을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나도 이름을 남기고 왔다.
이곳에 가시는 분들은 제 이름을 찾아보시길. ㅎ
라가주오이 호수 갈림길
라가주오이 호수로 넘어가는 길
살짝 내려간 후 개울에서 족욕을 하였다.
밑에 있는 돌들 때문인지 물이 금색으로 보인다.
무심코 발을 넣었다가 깜짝 놀랐다.
완전 빙하수다!
열일하고 있는 내 발
개울을 건너 다시 올라간다.
꾸준히 올라가면 고개 정상에 도착한다.
경치는 좋은데 저 아래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 ㅜㅜ
역시나 가파르게, 가파르게 내려간다.
해를 안고 내려가느라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카파나 알피나 레스토랑(Ristorante Capanna Alpina 1,720m)으로 내려가 셋째 날 트레킹을 마쳤다.
카파나 알피나 레스토랑(Ristorante Capanna Alpina)
일행들이 모두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10분이면 내려간다던 길은 20분가량 걸린 것 같다.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코르티나 담페초로 돌아갔다.
<Chalet Falorie>
오늘부터 3일간은 Chalet Falorie에 묵는다.
https://www.chaletfalorie.com/
Chalet Falorie는 우리나라 콘도나 펜션 같은 곳이다.
방 1개짜리와 방 2개짜리가 있다.
거실에는 소파 베드가 있으며 식탁과 부엌이 있다.
부엌에는 식시세척기와 전자레인지, 커피메이커, 커피 포트와 주방용품이 있다.
욕실에는 샴푸와 바디 워시, 비누, 타월, 헤어드라이어도 있다.
샤워부스가 있는 욕실과 세면대와 변기만 있는 화장실이 따로 있어서 편리하다.
깨끗하고 시설이 좋아서 불편함은 없다.
가족끼리 온다면 최상의 숙박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