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2년 7월 12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Lago di Braies(1,494m) ~ Forcella Sora Forno-Ofenscharte(2,388m) ~ Rif. Biella(2,327m) ~ Rif. Sennes(2,116m) ~ Rif. Pederü(1,548m)
산행거리: 13.5km
산행시간: 09:16 ~ 17:16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제 10시 30분쯤 잠이 들었는데 시차 적응이 안 되어 새벽 2시에 잠이 깼다.
더 자려고 노력하며 두 시간을 누워 있다가 4시에 일어났다.
7시에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맛있게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알타 비아 1의 시작점인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 1,494m)로 갔다.
날씨가 화창하여 분명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햇빛은 쨍쨍한데 기온이 20도 이하라 그리 덥지는 않다.
마지막 날까지 계속 이런 날씨면 좋겠다.
물 색깔이 예쁜 브라이에스 호수를 따라 1km 정도 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
이곳에서부터 오늘의 난코스가 시작된다.
포르셀라 소라 포르노-오펜스샤르테까지 고도를 900m가량 올려야 한다.
올려다보니 한숨이 나온다.
자갈이 깔린 가파른 길을 한없이 올라간다.
등로 양옆에는 야생화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뚜르 주 몽블랑을 걸으며 만났던 꽃들을 다시 만나니 옛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그런데 올라가는 것이 힘들어서 일일이 다 사진을 찍지는 못하였다.
다 왔나 싶으면 또 올라가고, 다 왔나 싶으면 또 올라간다.
이러다 또 가슴이 아파질까봐 겁이 나서 천천히 올라갔다.
땡볕에 고개를 숙이고 올라가다 고개를 들어보면 그래도 브라이에스 호수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게 보인다.
갈림길에서 또 올라간다.
갈수록 태산이라고 이 길이 진짜 장난 아니다.
바위 구간도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 맨질맨질해서 위험했다.
힘들어 죽겠는데 주위 풍경은 진짜 죽여준다.
알프스에 갈 때마다 느끼지만 꿈을 꾸고 있는 듯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군요.
그런데 인간은 그 아름다운 자연을 해치고 있으니 저희 죄를 용서해주세요.
경치에 취해, 그리고 힘들어서 천천히 올라가니 2.200m 고지에서 선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겨우 두 명이다.
와, 그렇게 천천히 올라갔는데도 내가 선두 그룹이야?
40분을 기다리다가 먼저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세상 맛있다!
점심식사 후 산행을 이어갔다.
가파르게 고개를 향해 올라간다.
그 고개가 포르셀라 소라 포르노-오펜스샤르테인줄 알고 이제는 내려가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200m가량 더 올라가야 한단다. ㅜㅜ
그것도 여전히 자갈길을 가파르게.
힘들게, 힘들게 포르셀라 소라 포르노-오펜스샤르테(Forcella Sora Forno-Ofenscharte 2,388m)로 올라갔다.
그러나 힘들게 올라간 보람이 있었다.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
로마의 카이사르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고 말했지만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왔노라, 보았노라, 가졌노라."
이제 이 풍경은 영원히 내 가슴 속에 있다.
포르셀라 소라 포르노-오펜스샤르테(Forcella Sora Forno-Ofenscharte)에서 본 크로다 델 베코(Croda del Becco)
이곳에서 크로다 델 베코(Croda del Becco 2,810m)로 올라갈 수 있지만 난 절대 그런 짓은 안한다.ㅎ
포르셀라 소라 포르노-오펜스샤르테에서 가파르게 내려가면 비엘라 산장(Rifugio Biella 2,327m)에 도착한다.
후미가 오기를 기다리며 레모네이드를 마셨다.
이 깊은 산속에 있는 산장에서 레모네이드 한 잔에 2유로니까 프랑스나 우리나라에 비해 엄청 싼 것 같다.
게다가 멋진 경치는 덤이다.
코앞에는 크로다 델 베코가 우뚝 서있다.
정상까지 가파르게 지그재그로 난 길을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비엘라 산장(Rifugio Biella)
크로다 델 베코(Croda del Becco)
비엘라 산장에서 세네스 산장까지는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이다가 마지막에만 가파르게 내려가면 된다.
크로다 델 베코(Croda del Becco)
지나온 길
세네스 산장으로 가는 길
내려온 길
세네스 산장(Rifugio Sennes 2,116m)에서는 크로다 로사(Croda Rossa 3,246m), 크리스탈로(Cristallo 3,221m), 소라피스(Sorapis 3,205m), 크로다 치아민(Croda Ciamin) 등의 거봉들이 보인다.
산장 앞 초지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저 소들은 팔자도 좋네.
세네스 산장(Rifugio Sennes)
(왼쪽부터) 크로다 로사, 크리스탈로, 소라피스
크로다 치아민(Croda Ciamin)
지나온 세네스 산장
세네스 산장을 지나 쭉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포다라 베들라 산장(Rifugio Fodara Vedla)인데 지름길로 바로 페데류 산장(Rifugio Pederü 1,548m)으로 가기로 하였다.
무지 무지 가파르게 내려간다.
어찌나 가파른지 허벅지가 터지는 것 같다.
여긴 케이블카 없나? ㅜㅜ
페데류 산장으로 내려가는 길
페데류 산장에서 버스를 타고 코르티나 담페초로 돌아가 첫째 날 트레킹을 마쳤다.
페데류 산장(Rifugio Pederü)
치즈 리조또
양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