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2022.03.02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Nightmare Alley)

일시: 2022년 3월 2일 수요일 (맑음)
장소: CGV

 

이토록 슬프고, 이토록 무섭고,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라니!
이 영화는 시작부터 슬프다.
시신과 집을 불태우고 떠나야 하는 남자의 사정은 무엇일까?
버스를 타고 가는 그의 표정은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악과 함께 이 영화를 관통해 흐르는 슬픔을 묵시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의 탐욕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와 같고, 바닥이 없는 우물과 같아서 그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빠져나올 수가 없다.
멈춰야 하는 줄 알면서도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멈추지 못하고 파멸을 향해 계속 갈 수밖에 없는 모습이 숨 막히도록 무섭다.
진정한 자유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가 아니라 욕망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도덕적 의지에 반하는 것을 하지 않을 자유라는데...
나는 욕망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유혹, 죄를 멈출 수 있으리라는 유혹이 가장 큰 유혹이 아닐까?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그런데 이 슬프고 무서운 영화의 기괴하고 환상적인 영상은 왜 이리 아름다울까?
영화를 보고 나오니 한낮의 햇빛에 악몽을 꾸다 나온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결말을 예상했음에도 충격적이었던 마지막 장면에서 스탠턴이 보여준 표정은 지옥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