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이광연
이 책은 수학자인 저자가 우리 삶의 바탕에 수학이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쓴 것이다.
학창 시절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과 생물이었다.
반면 국어와 사회는 점수 받기 위해 억지로 공부하는 쪽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이과 성향인데 너무 일찍 전공이 정해지는 바람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전공 분야도 좋아하고 잘했으니까 후회는 없지만 친구들처럼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전공을 택하겠다는 마음은 솔직히 없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과는 아니었지만 이과적인 분야를 담당했으니 결국 자기 길을 찾아간 것일까?
학창 시절 친구들은 도대체 우리 전공에 왜 수학 공부가 필요하느냐고 했다.
수학적으로 접근하면 훨씬 도움이 되는데 왜 수학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지 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재미있는데!
2장은 전공과 관련된 부분이라 특히 관심 있게 읽었는데 작곡가들이 수학적 원리를 생각하며 곡을 쓴다는 이야기는 좀 억지스럽다.
수학적 원리를 생각하며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 수학적 원리와 부합하게 된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수학이라기보다는 수학적 사고방식을 사용했다고 해야 하나?
사실 수학이란 현상을 연구하여 밝혀낸 결과물이니까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인지 아닌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의 수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쓴 책인데 쉽게 풀어썼다고 하지만 수많은 수학적 개념과 공식, 풀이로 인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은 경제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게임 이론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성보다는 직관과 감정에 의해 결정을 하더라.
수학은 "세상을 합리적으로 보는 창"이라는 말은 참으로 매력적지만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 오히려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점에서 논리와 합리성이 중요한 난 항상 당혹하게 되고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물론 그 사람들은 날 이해할 수가 없겠지만.
가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따랐다면 내 삶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본다.
만약 되돌아갈 수 있다면 가슴이 말하는 바를 따르게 될까?
아니, 그럴 것 같지는 않다.
현명하거나 용기가 없거나.
한편 "이 세상 자체가 카오스다. 즉 결과가 원인에 비례하지 않는 세계"라면 합리성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철학의 목적은 '스스로 설정한 경계로부터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피타고라스의 주장대로 "합리성"이라는 경계로부터 나 자신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해야 하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