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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2021.04.19 고흥 쑥섬(애도)

일시: 2021년 4월 19일 월요일 (맑음)
코스: 선착장 ~ 갈매기 카페 ~ 환희의 언덕 ~ 별 정원 ~ 신선대 ~ 성화 등대 ~ 쌍우물 ~ 선착장
지도:


육지와 섬 사이에 다리가 놓여져 남해안에 있는 섬을 당일에 갔다 올 수 있다니 세상 편해지긴 했다.
예전에는 무박으로 가느라 못 가던 섬 산행들이 슬슬 당일로 전환되는 건 나에겐 희소식이다.
한편 다리가 있으면 편하기는 하지만 섬에 대한 낭만은 사라지게 된다.
어차피 일장일단.
오늘은 고흥 앞바다에 있는 애도와 외나로도를 간다.
평소보다 10분 일찍 6시 40분에 사당을 출발하였다.
꼬박 다섯 시간 걸려 나로도에 도착하였다.
봉래산 산행에 앞서 애피타이저로 쑥섬으로 가서 트레킹을 하였다.
쑥섬에는 아직 다리가 놓여지지 않아 나로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간다.

배를 타기 전 대합실에서 쑥섬에 관한 열정적인 설명을 들었다.


쑥섬호는 12명씩 탈 수 있는 작은 배인데 선실 안팎으로 포토존을 만들어놓았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잘한 것 같다.

사진을 찍고 싶은데 선장님이 빨리 앉으라, 선실 밖으로 나가지 마라 잔소리를 하셔서 마음 놓고 찍지도 못하였다.

 

나로도에서 쑥섬까지 5분 정도 밖에 안 타고 가지만 왠지 멀리 여행 가는 기분이다.
비로소 섬 산행을 간다는 실감이 난다.

좋은 쑥이 많이 나는 섬인 쑥섬은 한자로는 애도라고 한다.
선착장에서 갈매기 카페로 가서 카페 옆에서 당숲으로 올라갔다.

 

섬 주민들이 숲을 보호한 덕에 아름다운 후박나무, 육박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동백나무 등이 우거진 난대림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곳곳에 재미있는 글들도 있었는데 이것도 이장님 아이디어인가?

 

(말을 찾아보세요)

사람이 되고 싶은 나무

(코알라를 찾아보세요)

벼락 맞은 팽나무

돌 계단을 지나 <환희의 언덕>으로 올라가면 멋진 바다 조망이 터진다.

쑥섬 작은 섬 절벽이 보이며 멀리 거문도와 손죽도가 보인다.

 

거문도와 손죽도

이후 몬당길을 지나 능선을 따라가면 예쁜 꽃들이 반겨주는 별 정원이 나온다.
정원 곳곳에 아름다운 시구가 적혀있다.
날씨도 좋고 조망도 좋아서 마치 에덴동산에 온 것 같다.
쑥섬에 들어올 때 뱃삯 2천 원과 입도비 6천 원을 냈는데 와서 보니 입도비 6천 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별 정원

별 정원을 지나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혼자되기 정원>이란 것도 있다.

<혼자되기 정원>은 한 사람씩 사용할 수 있으면 제한 시간은 20분이다.

 

조금 더 가면 달 정원이 나온다.
달 정원은 아직 정비가 덜된 것 같다.

 

달 정원

달 정원 위에는 바위에서 나무가 자라는 석부작이 있다.

 

석부작

이후 여자산포바위와 정상인 남자산포바위를 지난다.
산포바위는 총각, 처녀들이 썸을 타던 장소란다.
83m의 남자 산포바위에는 에베레스트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하긴 높이가 무어 그리 중요하겠는가?
진짜로 돌무더기 에베레스트 정상보다는 이곳이 훨씬 더 아름다울 것 같다.

 

여자산포바위

나로도

쑥섬 정상/남자산포바위

남자산포바위를 내려가서 조망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 신선대를 지나고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하얀색 성화 등대가 있다.
그리고 성화 등대에서 철 계단을 내려가면 바닷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중 빠진 굴>이라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성화 등대

계단을 다시 올라가 마을 쪽으로 가면 우끄터리 쌍우물이 나온다.
둥근 우물과 네모난 우물이 있다.

 

이후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모여있는 동백길을 지나고, 수백 년 된 돌담길을 지나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한 바퀴 도는데 2km 정도 걸렸다.
시간은 1시간 30분 줬는데 사진 찍으며 천천히 구경하기 딱 좋았다.
그런데 이 섬에는 개와 닭이 없는 대신 고양이가 많다고 하더니 고양이는 딱 한 마리 보았을 뿐이다.

 

배 타기 전에 나눠준 팸플릿에 쑥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천 원짜리 쿠폰이 있다.
살 게 없으면 카페에서 생수와 교환해도 된다.
선착장 근처 노점에서 쑥 제품을 파는 동네 아낙에게 쑥 식혜를 샀다.
물론 여기서도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맛은 말 그대로 쑥향이 나는 식혜이다.

 

다시 배를 타고 나로도로 나갔다.
이곳은 삼치회가 유명하다는데 시간이 없어 바로 봉래산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