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7월 14일 화요일 (약간 흐리고 바람)
산행코스: 댓재 ~ 황장산 ~ 큰재 ~ 자암재 ~ 환선봉(지각산) ~ 덕항산 ~ 구부시령 ~ 새메기재 ~ 하사미교
산행거리: 대간 12.4km + 접속 2.5km = 14.9km
산행시간: 11:05 ~ 17:15
등산지도: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비는 어제 저녁 그치고 오늘은 산행하기 정말 좋은 날씨이다.
햇빛도 강하지 않고 바람도 많이 불어 시원하게 산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댓재
댓재에 도착하니 지난번에 왔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바람이 많이 불었다.
댓재에는 항상 바람이 많이 부는 걸까?
내가 올 때마다 바람이 많이 분다.
심지어 재작년 8월에 왔을 때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덥지 않게 산행을 했었는데.
댓재에서 사진을 찍고 황장산으로 올라갔다.
황장산까지는 600m 거리이고 해발 810m에서 시작하여 고도를 200m 정도 올리게 된다.
거리도 멀지 않고 높이도 높지 않으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정상을 앞두고는 다소 가파르게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는 싸리나무 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싸리나무 꽃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예쁜데 멀리서 보면 좀 지저분해 보인다.
황장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황장산 정상
황장산에서 큰재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야생화를 보며 가는 힐링 산행지이다.
기린초가 만개하였고, 큰까치수염, 갈퀴꽃, 병조회풀, 개망초, 엉겅퀴, 하늘말나리, 벌노랑이, 산꿩의다리 등 여러 가지 야생화가 많이 피어 있었다.
기린초
큰까치수염
병조회풀
엉겅퀴
개망초
하늘말나리
벌노랑이
비비취도 꽃봉오리를 벌리기 시작하였고, 간간히 섬초롱도 볼 수 있었다.
비비취
섬초롱
큰재에 도착하니 야생화들이 더 많았다.
오늘은 완전 꽃놀이네.
큰재
참좁쌀풀
큰구슬봉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길이지만 오늘은 야생화를 구경하느라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어갔다.
큰재에서 임도를 따라가면 풍력발전기 단지가 나오고 그 아래로 배추밭이 펼쳐져 있었다.
지난번 매봉산에서 봤을 때랑 배추 크기가 별 차이가 없는 걸로 보아 이곳은 비가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
임도에서 자암재로 향하는 산길에 들어서자 솔나리를 만날 수 있었다.
솔나리
대장님 말씀이 귀한 꽃이라고 하신다.
귀한 꽃을 만나는 것은 좋은데 나무와 풀이 우거져서 오지 산행을 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무슨 풀인지 가시가 있는 풀이 등로 옆에 많이 있어서 팔, 다리에 계속 상처가 났다.
견디다 못해 팔토시를 종아리에 하고 갔다.
누가 대간 산행을 하러 가면서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고 오느냐고 구박을 받았지만 더운 걸 어떡하나. ㅠㅠ
땀 안 흘리는 사람의 고통을 니들이 알아?
이후 자암재까지는 편한 등로이다.
자암재
하지만 풀이 우거진 곳은 허리 높이까지 자란 풀을 헤치며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자암재를 지나 지각산 환선봉으로 가는 오르막에는 노루오줌이 많이 피어 있었다.
설악산에서 연보라색 노루오줌만 봐서 원래 노루오줌은 다 그런 색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흰색도 있었다.
노루오줌은 대개 흰색이고 연보라색이 특이한 것이라고 한다.
환선봉으로 가는 오르막은 꽤 가파른데 그동안 시원하게 불어주던 바람이 이곳에서는 불지 않아 고생을 하였다.
그 오르막을 부채질을 하면서 올라가는데도 열이 올라서 나중에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오늘 제일 힘들었던 구간이다.
지각산(환선봉) 정상
환선봉에서 왼쪽으로 10m쯤 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은 환선굴, 대금굴이 있는 대이리이다.
작년 11월 산행을 쫓아가서 산행은 안 하고 대금굴, 환선굴만 구경을 하였다.
그때 옥타브 대장님께서 쉽게 산행하시려고 들머리를 예수원으로 바꾸시려다가 내가 대금굴 예약을 해놓았다고 하여 할 수없이 골말에서 올라가셨는데 너무 힘들어서 대장 그만두고 싶었다고 하셨다. ㅋㅋ
지금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깎아지른 절벽이다.
여기 올라오려면 많이 힘들었겠다 는 생각에 내 잘못은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운동은 제대로 하셨잖아요~.
환선봉에서 두, 세 번 오르내리면 덕항산에 도착한다.
덕항산 정상
구부시령까지 1.1km 더 가서 예수원으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이 끝난다.
그런데 구부시령으로 가기 500m 전 이정표가 있는 곳(새메기재)에서 같이 가던 산우님이 내려가야 한다고 하셨다.
거기서 내려가도 되겠지만 구부시령까지 가서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래야 구간을 나누는 게 아귀가 맞는데.
새메기재
구부시령까지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 싶은 걸 참고 따라 내려가자니 영 찜찜하다.
물론 다음에 여기까지 와서 내려가면 되겠지만 어쨌든 마음이 불편하다.
구간이 딱 딱 끊어지지가 않잖아! ㅠㅠ
그 길로 내려가다 보면 구부시령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대천덕 신부님이 세우신 아름다운 예수원을 통과해서 내려갔다.
예수원
이곳에 기도하러 오려고 했었는데 기도가 아니라 산행하러 왔네.
이후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곳 배추밭은 물가에 있어서 그런지 배추가 꽤 많이 자라 있었다.
하사미교 아래 개울에서 씻고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시원한 바람과 예쁜 야생화로 즐거운 산행이었다.
단지 일기예보가 오늘 32도까지 올라간다고 해서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고 산행을 한 바람에 다리에 상처가 많이 났다는 것이 흠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