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0년 1월 15일 수요일 (맑음)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성남시향에 있는 친구의 초대로 <2020 성남시향 신년음악회>에 갔다.
요새는 지방 교향악단 들어가기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수도권 교향악단은 말 그대로 <in 서울>이다.
전체적인 음악계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단원들의 수준도 거의 평준화가 되어가는 것 같다.
차이는 지휘자에게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성남시는 음악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오늘 연주는 금난새 지휘자의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이루어졌다.
금난새 선생님은 쇼맨쉽이 여전하시다. ㅎ
기대를 하고 첫 곡을 들었는데 어, 음...
성남아트센터가 보기에는 멋져 보였는데 음향은 별로인 것 같다.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연주홀이었다면 훨씬 음향이 좋았을 텐데.
연주에서도 굳이 흠을 잡자면 트럼펫과 호른이 살~짝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약간 안 맞는 느낌도 들고.
솔리스트들이 등장하는 두 번째 곡부터는 괜찮았다.
독주자들은 모두 그 나이에 알맞게 깔끔하게 연주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관대 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비평 거리를 찾는데 집중했다면 요새는 그냥 아마추어 식으로 즐기며 들으려고 한다.
실수조차도 음악적으로 느껴진다. ㅎ
첼로 협주곡 솔리스트인 중학교 1학년 최아현을 보니 학생 때 인천시향과 협연하던 생각이 났다.
예전에 비해 연주자들의 수준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른다.
요새 아이들, 정말 무섭다.
친구들과 우스랫소리로 하는 말이, 우리가 지금 애들하고 같이 학교를 다녔으면 대학에 못 들어갔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만큼 실력들이 좋아졌고 반면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가?
마지막 곡인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 4악장의 연주가 제일 좋았다.
나더러 프로그램을 짜라고 하면 첫 곡인 <1812년 서곡>을 가장 마지막 곡으로 했을 것 같은데 어쩌면 금난새 선생님도 그렇게 하려다가 보다 더 잘 연주하는 4번 4악장을 마지막 곡으로 배치했는지도 모르겠다.
아,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고 했는데 또 직업병이. ㅋㅋ
두 곡을 앵콜 곡으로 연주했는데, 확실히 성남시민들의 수준이 높은 것 같다.
물론 여기 성남시민들만 와있는 건 아니겠지만.
앵콜 곡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 치는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오늘은 거의 나가는 사람들이 없었고, 단원들이 나갈 때까지 기립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연주자들과 함께 관객들의 수준도 높아진 것 같아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