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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5.06.23 백두대간 17차: 두문동재 ~ 금대봉 ~ 매봉산 ~ 삼수령

산행일시: 2015년 6월 23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두문동재 ~ 고목나무샘 ~ 금대봉 ~ 천의봉(매봉산) ~ 삼수령
산행거리: 대간 9.2km + 접속 1.5km = 10.7km
산행시간: 11:00 ~ 16:10
등산지도:

 

오늘 대간 산행은 원래 순서대로 하자면 댓재에서 황장산을 가야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야생화를 보러 두문동재에서 피재 구간을 가기로 하였다.

새로 오신 기사님이 길을 좀 헤매는 바람에 11시가 가까워서야 두문동재에 도착하였다.

2013년 6월 금대봉에 가서 만발한 야생화에 흠뻑 젖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두문동재(싸리재)

두문동재에서 대덕산을 가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백두대간 산행은 따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대신 대장님께서 감시초소에서 신청서인지 뭔지를 작성하셨다.

 

단체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갔다가 오른쪽 대간 길로 가야 하는데 대장님께서 오늘은 야생화를 구경하라고 시간을 넉넉히 주신다기에 고목나무 샘까지 갔다 오기로 하였다.

철책을 지나 조금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고목나무 샘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금대봉으로 가는 길이다.

먼저 고목나무 샘 쪽으로 갔다.

길이 참으로 좋다.

 

현장학습을 나왔는지 한 떼의 유치원 아이들이 지나간다.

고목나무 샘까지 가는 길에는 범의꼬리, 섬초롱, 그리고 죽기 전에 한 번 핀다는 산죽 꽃이 만발하였다.

 

 범의꼬리

섬초롱

산죽꽃

이 길은 금대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1.3km, 금대봉에서 0.3km 지점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금대봉, 왼쪽으로 가면 고목나무 샘이다.

고목나무 샘에서 야생화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금대봉과 은대봉이 보이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야생화가 목책을 두른 야생화 단지를 뒤덮고 있었다.

 

금대봉

산꿩의다리

노루오줌

꿀풀

앵초

한 바퀴 돌며 야생화를 구경한 후 삼거리로 돌아가 금대봉으로 갔다.

 

예전에 왔을 때는 금대봉에서 이 삼거리로 내려왔었다.

가파른데다가 비가 오지도 않았는데도 길이 질어서 무척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거꾸로 올라간다.

역시나 길이 질고 가파르다.

에고, 힘들어. ㅠㅠ

 

금대봉 정상

금대봉에서 삼수령까지는 7.6km란다.

 

이후 비단봉으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정말 비단같이 좋다.

 

삼수령 방향으로 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요강나물을 만났다.

 

요강나물 

설악산에는 꽃이 다 지고 열매를 맺었던데 이곳에는 아직 꽃이 남아있네.

지난주에 다녀가신 블친 열린생각 님이 복주머니란을 봤다고 하시기에 혹시나 남아 있을까 하고 눈에 불을 켜고 찾았지만 하나도 없었다.

대신 다른 꽃들로 위안을 삼았다.

 

나도옥잠화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길에서도 만났던 골무꽃

참조팝나무

노랑갈퀴

용둥굴레

터리풀

 갈퀴나물

층층잔대

 꽃이 떨어진 꽃쥐손이 

말나리와 박새는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말나리 

박새

군데군데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밥 먹고 가기 좋게 생겼다.

 

그중 한 군데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 날씨가 선선한 건지 이곳이 시원한 건지 걸으면서도 별로 덥지 않았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니 오히려 재킷을 입어야 할 정도였다.

수아밭령에 도착하자 멋진 나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왠지 그런 나무에는 올라가 봐줘야 할 것 같다. ㅎ

 

수아밭령 

아줌마, 이럼 아니 되어요. ㅠㅠ

이후 비단봉까지는 두 번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비단봉 정상

비단봉에서는 지나온 금대봉과 은대봉, 함백산이 보인다.

 

바위틈에 있는 기린초를 찍고 가다 보니 배추밭이 나온다.

 

기린초 

원래 대간 길은 배추밭을 가로질러가야 하나 본데 할 수없이 배추밭을 돌아가다 보니 또 내를 건너게 된다.

 

매봉산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걸 보니 곧 바람의 언덕인가 보다.

 

배추밭 주위는 개망초가 밀집해있다.

가뭄이라 배추밭은 바싹 말라 있었다.

 

그저께 신문기사를 보니까 이곳 농민을 인터뷰했는데 비가 오질 않아서 하루에 다섯 번 물차가 와서 배추 하나하나에 물을 준다고 한다.

그렇게 물을 줘도 배추가 잘 자랄는지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물을 주다 보니까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산행을 못하게 되더라도 좋으니 빨리 비가 와야 할 텐데.

강바닥도, 논바닥도 바싹 말라있는 것을 보자니 산행하면서도 마음이 안 좋다.

또 계곡에서 족탕 하는 맛도 그저 그렇고.

그러거나 말거나 풍력발전기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 멋있지?' 하며 뽐내듯이 서있다.

 

백두대간 매봉산 표지석을 지나 풍력발전단지를 통과하면 <바람의 언덕> 표지판이 나온다.

 

길가에는 자주개자리와 벌노랑이가 만개하였다.

 

자주개자리 

벌노랑이

풍력발전단지에서 100~200m만 가면 매봉산 정상인 천의봉이다.

 

매봉산(천의봉) 정상

(요건 정상석 뒷면)

이곳에서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아침에 버스 안에서 대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작은피재 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기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갈 수 있는 길은 하나이니 어쨌든 작은피재 쪽으로 가기로 하였다.

조금 내려가면 아스팔트 길을 만나면서 다시 배추밭이 나오고 지나온 풍력발전단지가 보인다.

 

창죽풍력발전단지 표지석을 지나 계속 찻길을 따라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찻길은 피재로 가는 길, 오른쪽 산길은 작은피재로 가는 길이라는데 동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어느 길로 가던지 만나게 된다고 하신다.

그런데 왜 대장님은 알바한다고 주의를 주면서 작은피재 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하셨을까?

누가 범생이 아니랄까 봐 나는 대장님 말씀대로 아스팔트 찻길을 따라 피재 쪽으로 내려갔다.

가다 보니 과연 삼대강 꼭짓점이 있는 곳에서 작은피재로 가는 길과 만나게 된다.

아, 그런데 왜 작은피재 쪽으로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셨느냐고요!

이곳에서 작은피재로 가지 말라는 이야기였나?

 

백두대간이 낙동정맥을 분기하는 곳이며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경계가 꼭짓점을 이루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 떨어진 빗물이 세 곳 중 한 곳으로 가게 된다는 말인데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는 순전히 운이네.

살아보니 내 노력도 중요하지만 옛 어른들 말씀대로 복을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난 정말 복이 많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복을 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삼대강 꼭짓점 

이곳에서 피재까지는 500m이다.

역시 아스팔트 길과 산길이 있다.

선택은 자유!

이번에는 산길로 내려갔다.

 

삼수령(피재

피재에는 삼수령 표지석과 기념조형물, 삼수정이라는 팔각정이 있었다.

 

날씨도 시원하고 야생화로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