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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외

2019.07.30 북악하늘길

산행일시: 2019년 7월 30일 화요일 (흐린 후 비)
산행코스: 자하문고개 ~ 백사실 계곡 ~  팔각정 ~ 호경암 ~ 숙정문 안내소 ~ 말바위 ~ 삼청공원 ~ 안국역
산행거리: 9.6km
산행시간: 11:50 ~ 16:40
산행트랙:

북악하늘길__20190730.gpx
0.05MB

등산지도:

 

날씨는 덥고, 비 소식도 있고 하여 가볍게 산책이나 할 겸 북악산을 가기로 하였다.

경복궁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자하문고개로 갔다.

 

자하문고개에서 몇 계단만 오르면 자하문이 있다.

 

                     창의문(자하문)

창의문 대문 위쪽에는 닭이 조각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근처 산세가 지네와 비슷하여 지네의 독기를 막기 위해 지네의 천적인 닭을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창의문을 통과하여 백석동 길로 가다 보면 <계열사>란 간판이 눈에 띈다.

출판사 이름 같지만 닭고기를 파는 음식점 이름이다.

역시 지네의 독기를 막기 위한 것인가?


                <계열사> 테라스의 닭

백석동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왼쪽으로 CCC 건물이 보인다.

CCC가 여기 있는 건 처음 알았다.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습도가 너무 높아서 엄청 덥다.

부채질을 해가며 걸어가면 <산모퉁이>라는 카페가 나온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서 나온 집이라는데 정말 예쁘게 생겼다.

테라스에서의 전망이 뛰어날 것 같아 언젠가 와서 여유 있게 차를 마시고 싶다.


                 카페 <산모퉁이>

도로를 따라 조금 더 가다 왼쪽으로 꺾어 백사실 계곡으로 내려갔다.

<백사>는 이항복의 호로서, 이곳은 이항복의 별장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이 서울 시내 맞나? 할 정도로 예쁜 숲이었고,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백석동천 각자바위

                    백사실 터

백사실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숲길을 따라 북악스카이웨이로 올라갔다.

가다 보니 서울예고 갈림길이 나온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을 졸라 수업을 땡땡이치고 놀거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놀던 학교 뒤편 계곡이 바로 여기였나 보다.

불현듯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과거를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한데 특히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은 싫었거나 후회되는 기억이 하나도 없다.

점심시간마다 교정 풀밭에 누워 친구들과 수다 떨던 기억, 한껏 멋을 내고 학교 사진사 아저씨께 사진을 찍던 기억, 학교 밖 가게로 새우깡을 사러 개구멍으로 나가다가 선생님께 들켰던 기억, 그때는 무교였지만 분위기가 좋아 자주 가던 기도실, 매주 있던 향상음악회와 채플, 반마다 목숨(?)을 걸고 임했던 5월 합창경연대회 등등.

훌륭한 선생님들과 온실 속 화초처럼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하기만 한 친구들, 그리고 항상 예술에 둘러싸여 생활했던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추억에 잠겨 북악 팔각정까지 걸어갔다.

 

북악 팔각정에서는 북한산이 멋지게 조망된다.

족두리봉에서부터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보현봉까지 한 폭의 그림 같다.


                   북악 팔각정

                  북악 팔각정에서 바라본 북한산

북악 팔각정에서 하늘마루까지 간 다음 <북악하늘길> 중 김신조 루트로 접어들었다.

 

이곳에서부터는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좀 오르락내리락한다.

하늘교를 건너 하늘 전망대로 가면 서울 시내 쪽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하늘교

                하늘 전망대에서

호경암을 지나면 1.21 사태 격전지가 나온다.

6.25를 모르는 세대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의무가 우리에겐 있는데...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희망이 없다지?

제발 우리가 그런 민족이 되지 않길 기도한다.


                 호경암

                1.21 사태 격전지

산책로처럼 잘 닦아놓은 길을 따라 숙정문 안내소까지 갔다.

시간이 지났는지 문이 닫혀있었다.


                 숙정문 안내소 가는 길에 바라본 삼청각

이후 말바위에서 말바위 등산로 입구로 내려간 다음 삼청공원을 지나 안국역으로 갔다.

 

                 말바위 가는 길에 바라본 북악 팔각정과 삼청각

                말바위

                 말바위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산 쪽 모습

삼청동을 지날 무렵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장마가 아직 안 끝났나?

슬슬 산책이나 하려고 갔는데 산책보다는 강도가 셌다.

가을에 단풍이 예쁠 때 다시 가서 <산모퉁이>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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