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1월 31일 목요일 (흐리고 약한 눈)
산행코스: 약수공원 ~ 소원바위 ~ 선바위산 ~ 막골 ~ 순경산 ~ 해밀온욕센터
산행거리: 5.3km
산행시간: 10:40 ~ 15:10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영월에 있는 선바위산과 순경산을 가는 날인데 날씨가 끄물끄물하다.
뭐, 조망을 보러 가는 건 아니니까.
약수공원에 도착하니 가늘게 눈이 나부낀다.
약수공원
천천히 준비를 한 후 맨 꼴찌로 올라갔다.
내가 선두로 갈 실력은 안 되고, 같이 뭉쳐 올라가면 번잡하고 시끄러우며 사진 찍기도 불편하다.
그냥 다 올려 보내고 맨 나중에 가는 게 편하다.
올라가는 길은 초반부터 매우 가파르다.
조금 올라가면 바위들이 나타난다.
바위 아래 물이 고여 있는데 이게 약수인가?
이후 소원바위까지 엄청 가파르게 올라간다.
에고, 힘들어.
드디어 소원바위가 보인다.
선바위들이 4개 있는데 제일 위쪽에 있는 큰 선바위가 소원바위이다.
맞은편에는 폭포가 빙벽을 이루었다.
가파르게 올라 멋진 소원바위에 도착하였다.
이거 보려고 오늘 이 고생을 하는 거다.
중국 삼청산에서 보았던 촛대바위 같다.
크게 소원은 없구요, 그저 가족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
그거면 다인가? ㅎ
(올라온 길)
소원바위
계속해서 가파르게 올라가 주능선에 이른 후 오른쪽으로 간다.
선바위산 정상까지 800m.
능선을 타고 가는 길도 군데군데 가파르다.
이미 너무 가파른 길을 올라가느라 체력이 바닥나 조금만 가팔라도 무지 힘들었다.
백운산 갈림길을 지나 선바위산으로 가다 보니 대장님과 몇 명이 벌써 선바위산을 찍고 돌아오고 계셨다.
오늘 공지는 선바위산 ~ 백운산 ~ 순경산이지만 난 선바위산 ~ 순경산만 가고 내려가서 목욕을 할 거다~.
날머리에 해밀온욕센터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왔거든. ㅋㅋ
선바위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었다.
백운산 갈림길
(백운산은 이정표 뒤쪽으로, 산행 진행 방향에서 왼쪽으로)
선바위산 정상
올라온 길이 가파른 걸 보니 내려가는 길도 가파를 거 같아 아이젠을 하고 내려갔다.
역시나 가파르게 한참 내려간다.
오랜만에 눈도 밟아보고.
가야 할 순경산
막골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봉우교로 갈 수 있다.
순경산으로 가려면 이정표 뒤편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막골
꽝꽝 언 계곡 옆으로 올라가는데 이거 등산로 맞아?
완전 개척 산행 같은데?
잠시 후 등산로를 찾아 올라가는데 여기도 무진장 가파르다. ㅜㅜ
게다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여기 올라가면 정상이겠거니 하고 이를 악물고 올라갔더니 웬걸, 오른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가다 다시 올라간다.
순경산 정상까지 암봉을 몇 개 지나야 하는데 모두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그런데 우회로도 만만치는 않다.
아까 계곡에서 하산할 걸. ㅜㅜ
암릉 구간 오른쪽으로 우회
순경산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었다.
조망은 좋은데 오늘은 날이 흐려서.ㅠㅠ
순경산 정상
백운산 방향
만항재와 함백산 방향
장산 방향
원래 산행 코스는 순경산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가 상동천주교회로 하산하는 것인데, 난 해밀온욕센터로 가기 위해 정상에서 직진하였다.
어느 쪽으로 내려가든 급경사 위험 지역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끝까지 계속 곤두박질치듯 내려간다.
그런데 가파른 것뿐만이 아니라 양 옆이 절벽이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몇 번을 미끄러지며 내려갔다.
아이젠을 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더 많이 넘어졌을 것이다.
진짜 체력이 바닥나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 조난 사고가 나는구나 싶었다.
한 발 한 발 초집중하여 내려갔다.
이런 산은 절대 가면 안 되겠다.
계곡이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무덤이 있었고, 무덤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니 다리 건너 바로 해밀온욕센터가 있었다.
완전히 녹초가 되어 5km 정도밖에 되지 않은 산행이 무박으로 백두대간 산행을 한 것처럼 힘들었다.
내려가서 바라본 선바위산과 순경산은 끔찍하도록 가팔랐다.
해밀온욕센터는 영월군에서 하는 거라는데 목욕탕, 찜질방, 수영장을 모두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규모는 작지만 어차피 상관없잖아?
찜질방복은 1,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해밀온욕센터
안에 먹을 곳이 없어서 프론트에서 천 원에 사발면을 샀다.
친절하게 찜질방으로 직접 가져다주셨다.
감사하게 라면과 같이 먹으라고 김치까지 주셨다.
손님이라곤 우리 산악회 회원 네 명 밖에 없었다.
찜질방에서 맛있게 사발면을 먹고 쉬다가 목욕을 하였다.
광고대로 진짜 물이 좋은 듯.
대장님께서 해밀온욕센터 앞에서 픽업해주셨다.
산행은 무지 힘들었지만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그래도 이런 산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굳이 산행을 한다면 선바위산만.
그러면 너무 산행이 짧겠지?
그나저나 목요일 오지 산행에 대해서 좀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그런데 이 코스로 내려온 거 대장님이 시키신 거 아니잖아?
항상 사서고생이라니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