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11월 27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용당교 ~ 천태사 ~ 웅연폭포 ~ 천태호 ~ 천태산 ~ 숭촌고개 ~ 금오산 ~ 어영마을회관
산행거리: 9.0km
신행시간: 11:45 ~ 4:29
산행트랙:
등산지도:
아직도 허리가 아픈데 복대를 하고 산행을 나섰다.
몸이 아픈 것도 문제지만 집에 갇혀만 있으니 우울해서 죽겠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등산을 허락해주셨다. ㅎ
그리하여 2주 만에 집을 나서는데 괜히 울컥하는 거 있지.
내가 유난히 비관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늘 언제까지 산에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산에 가서는 내가 이 산을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얼마나 아팠는지 다시는 산행을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열심히 다니려고 했는데 원정 산행은 1주일에 한 번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꼼짝 않고 버스에 앉아있는 것이 허리에 안 좋은 것 같다.
오늘도 4시간 30분 만에 양산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려 하니 허리가 펴지지를 않는다.
이래서 산행할 수 있겠나? ㅜㅜ
허리를 두들기며 한참을 구부리고 서 있다가 가까스로 허리를 펴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용당교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천태사가 나온다.
바위산 아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절을 지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른쪽으로는 커다란 마애석불이 있었다.
천태사
절 끝에 있는 나한굴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천태산 정상까지는 3.1km인데 초입부터 가파른 너덜길이다.
그래도 중간 중간 데크 계단을 설치해놓아 다행이었다.
웅연폭포는 꽤 높지만 수량이 부족하여 아쉬웠다.
웅연폭포
웅연폭포를 지나면 너덜길이 끝나고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숲길이 나온다.
하지만 5부 능선 전망대 갈림길을 지나 계곡을 왼쪽에 끼고 가노라면 다시 너덜길이 나온다.
파란 나무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높다란 댐 벽이 보인다.
바로 해발 401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삼랑진양수발전소의 상부 댐인 천태호의 댐 벽이다.
가파른 댐 벽만큼 등로도 가파르다.
허리에 힘을 주지 못하니까 올라가는 것이 더 힘들다. ㅠㅠ
드디어 천태호에 도착.
올라갈 때 너무 가팔라서 댐 벽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는데 올라가 보니 철조망이 쳐있어 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천태호
이미 1시가 다 되어 천태호를 조금 지난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 날씨는 봄처럼 따뜻하다.
게다가 복대까지 했더니 엄청 덥다.
허리 보호하려다 땀띠가 날 것 같아서 점심을 먹은 후 복대를 풀고 갔다.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 당곡 갈림길이 나온다.
천태사에서 이곳까지 1.9km이다.
이후 등로는 편해진다.
왼쪽으로 천태호를 내려다보며 산허리를 따라 돌아간다.
천태공원 갈림길을 두 번 지나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면 천태산 정상에 도착한다.
조망이 아주 좋다.
천태호도 내려다보이고, 가야 할 금오산도 보인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다더니 이곳은 파란 하늘이 그림 같다.
천태산 정상
천태호
가야 할 금오산
천태산 정상에서 숭촌고개까지는 1.4km 정도인데 상당히 가파르게 내려간다.
허리에 힘이 없다 보니 질질 미끄러진다.
코어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알겠다.
숭촌고개에 도착한 후 오른쪽으로 10m 정도 가서 좌측 금오산 약수암 쪽으로 간다.
숭촌고개
이곳에는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해놓아 예쁜 집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겨울에 아직도 꽃들이 많이 피어있네.
장미꽃 사진을 찍는데 동네 주민이 걸어가시다가 자기 집은 장미로 아치를 만들어 놓았다고 자랑하신다.
나도 이런 예쁜 단독 주택에 살고 싶다.~
도로를 쭉 따라가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등산로로 접어든다.
금오산 정상까지는 1.6km 정도 된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어영동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아예 버스 놓칠 작정을 하고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갔다.
슬슬 바위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산 위는 하늘이 너무나 파란데 아래를 내려다보면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다.
금오산 정상으로 가기 전에 멋진 전위봉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우회하였다.
사실 금오산은 저 암릉 때문에 가는 건데 오늘은 허리에 힘을 쓸 수가 없으니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채 우회 길로 접어들었다.
금오산
(전위봉 앞에서 오른쪽으로 우회)
우회 길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암릉 벽을 따라간 다음 가파르게 올라가면 곧이어 약수암 갈림길이 나오고 정상에 도착한다.
금오산 정상도 조망이 좋다.
금오산 정상
오늘 허리가 아파 잘 걷지를 못해서 버스 출발시간에 못 맞추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이제 그럴 염려는 안 해도 될 거 같다.
금오산 정상에서 매봉 쪽으로 내려간다.
내가 찾아본 블로그에서도 그랬고, 대장님께서도 금오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라고 하셨는데 우리 산악회 리본이 안 달려있는 걸 보니 다들 약수암 쪽으로 내려갔나 보다.
매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 또한 상당히 가파르다.
역시나 질질 미끄러지며 내려갔다.
임도를 만나면 약수암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이후로는 산허리를 타고 내려가는 예쁜 길이다.
원동마을로 내려가니 감나무들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왜 감을 따지 않았을까?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하나 따서 한 입 베어 물었다가 급하게 뱉어버렸다.
떫은맛을 제대로 보았다.
이후 마을 도로를 따라 어영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버스 출발 시간보다 50분이나 일찍 내려왔다.
만사 대장님께서 느림보 misscat을 위해 시간을 넉넉히 주신 거다.
대장님 감사해요.♥
허리가 아파서 힘들긴 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간호사는 등산할 때는 행복 호르몬이 나와서 아픈 걸 못 느낄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더 아플 거라고.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그나저나 이번 목요일 고흥 월각산, 천등산을 신청했다가 허리 때문에 산행을 취소하였다.
똑땅해. ㅠㅠ
그래도 안 아파야 산행을 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없지.
내년 안으로 500산을 채우려고 했는데 1년 더 연장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