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9월 13일 목요일 (흐림)
산행코스: 벌문재 ~ 광대산 ~ 광대곡 ~ 통나무집 식당
산행거리: 8.3km
산행시간: 10:50 ~ 15:2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정선에 있는 광대산으로 간다.
벌문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벌문재의 해발고도가 800m이다.
산을 거의 다 올라온 것이나 다름없다.
벌문재
30~40m 정도 가파르게 오르면 기지국이 나온다.
이후 능선을 따라 풀과 나무가 우거진 좁은 등로를 오르내리며 간다.
등로 옆에는 진범, 벌개미취가 만발하였으며 눈 돌리는 곳마다 달걀버섯이 있었다.
진범
벌개미취
달걀버섯 (산속에 웬 토마토가 있나 했다.)
멧돼지가 많이 사는지 온 산이 밭을 갈아놓은 것 같았다.
992봉을 지나 광대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광대산 정상
오는 동안에도 그랬지만 정상에서도 사방이 나무로 꽉 막혀 조망이 하나도 없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산의 한 형태이다.
사진 찍을 것도 없고 정말 별 볼 일 없는 산.
이런 산은 차라리 가을 단풍이나 겨울 설경을 보러 오면 좋은데...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다가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에 노란 <좋은사람들> 리본이 달린 곳으로 간다.
왼쪽 길로 가면 절벽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등로가 희미하다.
간간이 선두가 묶어놓은 리본과 감을 의지해 가야 한다.
봉우리를 하나 지나 두 번째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가야 광대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역시 등로는 없다고 봐야 한다.
몇 백 미터 내려가다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곳에서 왼쪽으로 간다.
노란색 <좋은사람들> 리본을 따라가는데 혹 리본을 놓치면 알바하기 십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 가시던 대장님과 일행이 길을 잘못 들었다고 되돌아오신다.
때로는 꼴찌가 좋을 때도 있다. ^^
왼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가는 길은 흡사 차마고도 같다.
오른쪽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다.
물론 제대로 된 등로도 없다.
그냥 선두가 매어놓은 리본을 따라가는 것이다.
가다 보니 모자 위에 걸쳐놓았던 선글라스가 없어졌다.
어째 이번에는 오래 간다 했더니. ㅜㅜ
그렇게 개척 산행(?)을 하며 내려가다 보면 밧줄 구간이 나온다.
밧줄이 매어져 있지만 여긴 등로가 아니다!
이런 위험한 곳은 밧줄을 없애고 등로를 폐쇄해야 한다!
밧줄을 잡고 가파른 길을 질질 미끄러지며 내려가면 너덜 급경사 내리막이 나온다.
오늘 땅 산 사람들이 많다.
(내려온 길)
중간쯤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가로질러 가면 당집이 나온다.
이 험한 곳에 왜 당집을 지어놓았는지 모르겠다.
당집에서 다시 가파른 너덜길을 내려가면 장하리폭포 상류가 나온다.
폭포를 따라 내려가면 드디어 광대곡에 이른다.
장하리폭포
휴~~
여기까지 내려가느라 죽는 줄 알았다.
혼자라면 절대 못 내려갔을 것 같다.
선두가 리본을 달아놓아서 길을 잃지 않고 내려가긴 했지만 진짜 이런 길은 안전을 위해서 폐쇄해야 한다.
장하리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 걸 처음에는 모르고 계곡 왼쪽에 난 길로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왔다.
협곡이라 꽤 멋있는데 지난번 태풍이 왔을 때 쓸려 내려온 쓰레기들로 계곡은 어수선하였다.
계곡에 물은 많지 않았지만 폭포들이 멋있었고 깊고 신비로운 푸른 소들이 있었다.
쓰레기들을 치우고 탐방로 정비를 한다면 훌륭한 관광지가 될 텐데.
투구꽃
영천폭포
바가지소
선녀폭포(?)
사방댐을 지나 광대곡 입구로 내려가서 통나무집 식당에서 전복라면(6,000원)을 먹었다.
전복 한 마리와 각종 야채를 넣고 끓여준다.
라면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산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폭포들과 계곡이 정말 예쁘고 멋있어서 오늘 산행은 그런대로 만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