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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8.07.06~14 Tour du Mont-Blanc (8)

날짜: 2018년 7월 13일 금요일 (맑음)
장소: Chamonix ~ Geneva ~ Moscow ~ 인천

 

아침을 먹고 제네바 공항으로 이동하여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갔다.

 

(사진엔 잘 안 보이는데 열기구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스크바 주변은 온통 평평하였다.
산커녕 언덕도 없이 마냥 평평하기만 했다.
진짜 밋밋한 땅이네.

기내식이 싫어서 비행기를 탈 때면 기내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

이번에도 기내식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Sheremetyevo 공항에서 저녁을 먹었다.

공항을 돌아다니며 내가 봐 둔 러시아 음식점이 있었는데 거길 가자니까 다들 얼큰한 게 먹고 싶다며 짬뽕 같은 것을 파는 데가 있다고 거길 가자고 한다.

난 Chamonix에서 카드를 잃어버렸고 모스크바에서는 유로 화를 받지 않아 돈이 없다. ㅠㅠ

울며 겨자 먹기로 사람들을 따라갔다.

러시아에서 무슨 짬뽕이야?ㅠㅠ

그런데 가봤더니 내가 찜해놓았던 바로 그 러시아 음식점이었다! ㅎ

과연 짬뽕 비스무리한 게 있었는데 맛은 짬뽕과 영 달랐다.

그걸 주문한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는데 난 내가 좋아하는 flat bread와 러시아식 샐러드를 주문하여 맛있게 다~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다시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향하였다.


꿈에 그리던 TMB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동호회 산악회를 따라가서 널널하게 산행하는 바람에 매일 원래 계획보다 조금씩 잘라먹기는 하였지만 크게 상관없었다.
환종주이다 보니까 각도만 다르지 보는 풍경들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구간은 어떨는지 궁금하지만 크게 아쉽지는 않다.
대장은 전체 TMB의 반 정도 한 거라고 뻥을 치지만 내가 보기에는 TMB 구간이 아닌 것까지 다 합하더라도 1/4 정도 걸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정도도 충분한 것 같다.
처음에는 TMB 전 구간을 완주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지나고 보니 내 체력으로는 절대 완주를 못할 것 같고 이 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내 체력과 실력을 아시고 인도하셨나 보다.
그 외에도 감사할 거리가 참으로 많다.
첫째, 가기 전에는 내가 마지막 날까지 아프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오히려 선두로 다녔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산행을 못해서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입술이 부르터서 고생한 것만 빼고는 크게 아픈 데가 없어 다행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긴장이 풀려 병이 나려나?
둘째, 샤모니에 있는 동안 환상적일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가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니 며칠 비 오는 날이 있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는 단 하루도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없이 아름다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이렇게 일주일 내내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흔치 않다고 한다.
셋째, 일행들 사이에서도 크게 잡음이 없이 잘 어울려 다녔다.
물론 몇 몇 까탈스러운 여자들이 암묵적으로 서로 부딪히기는 했지만, 그래서 중간에 방을 다시 배정하고 난리를 쳤지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넷째, 럭셔리하지는 않지만 숙소랑 식사도 괜찮았다.

일단 깨끗하고 샤워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정식으로 TMB를 완주하려면 숙소나 식사가 형편없고, 빨래도 제대로 못해서 신은 양말을 며칠씩 신기도 한다고 한다.
건강을 지켜주시고 좋은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가 혼자 이곳에 와서 소원성취(?)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