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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8.03.23 (여수 개도) 봉화산(338m) + 개도사람길

산행일시: 2018년 3월 23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여석 선착장 ~ 모전 삼거리 ~ 샘골고개 ~ 생금산(팔각정) ~ 천제봉 ~ 봉화산 ~ 청석금 ~ 개도사람길 2코스 ~ 효령마을 ~ 모전마을
산행거리: 10.8km
산행시간: 07:20 ~ 12:05
산행트랙:

(개도)봉화산 20180323.gpx
0.05MB

등산지도:

 

'다시는 무박 산행을 가지 말아야지.' 하며 또 오밤중에 버스에 올랐다.

미리 예약해놓은 거라서, 28인승 버스를 타고 가니까 좀 낫겠지, 배 안에서 자면 되니까, 여러 가지 이유를 대 보지만 과연 이렇게까지 하며 가야 되는지 의문이기는 하다.

역시나 잠은 거의 못 잤다.

지난번 무박 산행 때 허리 디스크가 덧나서 며칠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그러려나 걱정이 된다.

새벽 4시 50분 백야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아직 깜깜하다.

화장실에서 찬물로 고양이 세수를 하고 가져간 컵떡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다시 버스에 들어가 조금 졸다 보니 일출을 보라는 대장님 말씀이 들렸다.

난 일출 안 봐도 되는데...

 

일출을 보고 배낭을 챙겨 6시 55분 출항하는 배를 탔다.

 

따뜻한 온돌 선실에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데 내릴 준비를 하라는 대장님 말씀이 들렸다.

아, 내리기 싫다. ㅠㅠ

백야도 선착장을 떠난 지 20여분 만에 개도 여석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가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생태탐방로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면 또 삼거리가 나온다.

공동묘지 앞에 있는 이 삼거리가 모전 삼거리이다.

 

모전 삼거리

대장님도 길을 몰라 이곳에서 잠시 우왕좌왕했는데 왼쪽 화산 선착장 쪽으로 가야 한다.

100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이 샘골고개이다.

 

샘골고개

여기서부터 등산로가 시작된다.

오른쪽 팔각정 전망대 방향으로 오르는 길에는 현호색이 많이 피어있었다.

 

현호색

꾸준히 올라가면 팔각정 전망대에 도착한다.

지도에는 이곳이 생금산이라고 나와 있는데 정상 표시는 아무 데도 없다.

저 앞에 보이는 저 섬은 하화도인가?

 

팔각정 전망대 (생금산 정상)

팔각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화도(?)

전망대를 지나 천제봉을 향하여 간다.

뾰족한 천제봉을 바라보니 땀 좀 흘리며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천제봉

안부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여 올라가는 길은 예상했던 대로 가파르다.

잠을 못 자서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앞으로 절대 무박산행을 하지 않겠노라고 또다시 다짐을 하며 가파른 길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는 길마가지나무 꽃이며, 생강나무 꽃이며, 노루귀 꽃이 피어있었다.

진달래도 곧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길마가지나무

                  생강나무

                  노루귀

                  진달래

천제봉 직전에서 조망이 트여 왼쪽으로 화산마을이 내려다보였다.

 

                화산마울

천제봉에는 누군가 봉화산이라고 써놓았다.

어떤 지도에서는 이곳을 천제봉이라고 하고, 어떤 지도에서는 봉화산이라고 한다.

이곳에 있는 이정표에도 이곳이 천제봉으로 나와 있다.

도대체 어떤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천제봉 정상

천제봉에서 봉화산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내려갔다 안부를 지나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봉화산

위 이정표에서 천제봉은 가려고 하는 봉화산이며, 봉화산은 지나온 천제봉이다.

으~ 정말 헷갈리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봉화산 정상에 도착한다.

 

                   봉화산 정상

                  봉화산에서 바라본 천제봉

봉화산 정상에서 내려가면 암릉 지대가 나온다.

오른쪽으로는 저수지가 내려다보였다.

 

이쪽은 남사면이라 그런지 진달래가 많이 피어있었다.
잠시 편안한 숲길을 지나면 다시 짧은 암릉 지대가 나온다.

지나온 천제봉과 봉화산 정상이 보인다.

다시 편안한 숲길을 지난 후 다소 가파르게 내려가면 억새밭 삼거리에 도착한다.

 

원래 코스는 이곳에서 화산마을로 내려가는 것인데 난 청석금과 <개도사람길>을 가보고 싶어 신흥마을 쪽으로 내려갔다.

산허리를 따라 봉화산 쪽으로 가면 또 삼거리가 나온다.

 

사진에는 글씨가 안 보이는데 오른쪽 방향이 청석금이다.

이곳에서부터는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지 길이 좋지 않았다.

계속 산허리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면 청석금에 도착한다.

                 청석금

청석금에서부터 <개도사람길> 종점까지는 도로를 따라간다.

 

저수지를 지나면 <개도사람길> 종점 안내판이 나온다.

청석금이 제대로 보이는 지점이다.

 

이곳에서부터 등산로가 다시 시작되는데 봉화산을 한 번 더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블로그를 검색해봤을 때 여기 올라가는 길이 힘들다고 하기에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어?' 했는데 <정말> <진짜> <레알> 힘들었다. ㅠㅠ

 

이건 <사람길>이 아니라 <사람 잡는 길>이다.

내가 여길 왜 왔나 후회를 하며 힘들게 올라가니 아! 절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와, 여기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네.

하여튼 misscat 변덕은 알아줘야 한다. ㅎㅎ

해벽 위 길을 따라가는 기분이 끝내준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봉화산과 암릉 구간이 보인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해벽 구간과 그 너머 청석금이 보인다.

개도에서는 여기가 하이라이트이다.

 

                (봉화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갔다가 산허리를 따라 u-turn 하였다.)

                지나온 멋진 해벽 구간

이후 조금 더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봉화산 정상 직전 이정표에서 <개도사람길> 방향으로 가면 이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때마침 이곳으로 내려오고 계신 대장님을 만났다.

알바하던 사람을 데리고 뒤늦게 오셨는데 정상에서 길을 못 찾고 이곳으로 내려오신 것이다.

그런데 이곳으로 내려오는 길이 상당히 험하다고 하였다.

대장님은 화산항 쪽으로 가시고 난 10시 방향으로 내려갔다.

 

                (실제로는 삼거리이다.)

조금 가파르게 내려가면 데크 계단이 나온다.

그다음부터는 길이 괜찮은 편이다.

애추 지역을 지나 데크 계단과 너덜길을 번갈아 걷다 보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가 보이는데 너무 멀어서 간신히 보일 정도였다.

 

해안과 나란히 있는 산길을 따라 가면 <개도사람길> 2코스가 시작되는 효령마을에 도착한다.

 

                 효령마을

호령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여석선착장까지 가야 된다.

가는 길에 집 앞에 주차를 하고 계신 아저씨께 여석선착장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았더니 15분쯤 걸린단다.

가는 길에 음식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단다.

음식점은 화산마을에 가야 있다고.

1시 30분까지 여석선착장으로 오라고 했는데 이미 12시가 지났으니 화산마을에 가서 점심을 먹고 여석선착장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점심을 포기한 채 모전마을까지 걸어가는 길에 분홍색 동백꽃을 보았다.

예전에 선암사에서 하얀 동백꽃을 본 적이 있는데 분홍색 동백꽃은 처음 본다.

 

                  분홍색 동백꽃

모전마을 지나 터벅터벅 여석선착장으로 가고 있는데 아까 만났던 아저씨께서 차를 타고 오시더니 타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고맙게도 화산마을까지 데려다주셨다.

감사합니다!

개도에 음식점이 세 개 있다는데 그중 제일 잘한다는(?) 화산식당으로 갔다.

개도 참전복이 유명하다기에 전복을 먹으려고 했더니 지금 바빠서 백반 밖에 안 된단다. ㅠㅠ

늦게라도 괜찮으니 회를 주십사 했더니 단칼에 안 된다고 하신다.

가만 보니 이 아줌마, 전혀 장사할 마음이 없으시다.

내 뒤로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백반도 없다며 그냥 쫓아버리셨다.

할 수 없이 7천 원짜리 백반을 먹었다.

전라도라고 다 음식이 맛있는 건 아닌가 보다. ㅠㅠ

점심을 먹은 후 여석 선착장까지 걸어가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여석 선착장에서 떠난 배가 이곳에 들렸다가 백야도로 간단다.

그래서 대장님께 전화를 하고 화산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백야 선착장에 도착하니 마치 며칠 있다 돌아온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무박 산행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어쨌거나 천제봉이나 봉화산보다는 <개도사람길> 2코스가 더 멋있는 개도였다.

(개도)봉화산 20180323.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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