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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8.02.22 (순창) 회문산(837m)

산행일시: 2018년 2월 22일 목요일 (맑지만 약간의 미세먼지)
산행코스: 덕치면사무소 ~ 깃대봉 ~ 천마봉 ~ 삼연봉 ~ 큰지붕(정상) ~ 작은지붕 ~ 시루바위 ~ 돌곶봉 ~ 회문산 자연휴양림
산행거리: 9.5km
산행시간: 10:15 ~ 15:20
산행트랙:

회문산 20180222.gpx
0.05MB

등산지도:

 

이번 주는 세 번 산행을 하니까 가볍게 해야겠다고 단단히 결심을 하고 덕치면사무소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깃대봉까지의 거리는 3.1km란다.

산을 올려다보니 하얗다.

눈이 있나 보네?


                 덕치면사무소

덕치면사무소에서 1km 정도 시멘트 길을 걸어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초반에 넓고 편하던 길은 곧 가파르게 변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800m 정도 올라가니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좀 미끄럽긴 한데 아이젠을 하지 않고 올라가 보기로 한다.

 

1km 정도 더 가면 조선시대 최고의 풍수가였다는 홍성문 대사 집 터가 나온다.

작고 아담한 집 터이다.

내 짧은 안목으로는 그리 풍수가 좋은 곳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조그만 약수터도 있는데 물은 없었다.

 

홍성문 대사 집 터

회문산은 전국 5대 명당으로 꼽힌다.

24명당과 오선위기가 있어서 그곳에 묘를 쓰면 59대까지 간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그런지 산행하는 내내 무덤들이 무척 많았다.

도대체 뭘 그리 대를 이으려고 난리인지 모르겠다.

요즘 세상에 3대 위 할아버지 이름도 모르는데.

20대, 30대 후손이 내 이름은 기억해줄까?

다 쓰잘데 없는 짓이다.

살아생전 내 주위 사람들과 사랑하며 좋은 추억을 쌓다 가면 그만이다.

내가 가고 난 후 남은 사람들이 나를 좋게 기억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홍성문 대사 집 터에서 80m 정도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일중마을로 내려가고, 깃대봉은 오른쪽으로 500m만 가면 된다.

 

깃대봉 쪽으로 향하자마자 빨치산 교통호가 나온다.

6.25 전쟁 당시 낮에는 국군이 점령하고 밤에는 빨치산이 점령하여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자손들은 전쟁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해 주세요.

 

빨치산 교통호

곧이어 전망대가 나오고 깃대봉에 도착하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지리산은 잘 안 보이지만 그런대로 산그리메가 멋진 곳이다.

북쪽으로는 눈이 쌓인 산들이 보였다.

 

깃대봉 정상

깃대봉에서 가파르게 내려섰다 올라가는데 온통 산죽 밭이다.

빽빽한 산죽 때문에 발밑이 보이질 않는다.

산죽 아래 땅은 꽁꽁 언 빙판이라 상당히 미끄러웠다.

 

가파르게 내려섰다 올라가면 무덤이 있는 천마봉에 도착한다.

햇볕이 잘 드는 천마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천마봉을 올라가며 뒤돌아본 깃대봉

천마봉 정상

천마봉에서 다시 산죽 사이를 헤치며 가파르고 길게 내려섰다 완만하게 올라가면 삼연봉에 도착한다.

회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원래는 나도 이쪽으로 올라와서 짧게 산행하려고 했는데 하산해서 먹을 곳이 없다며 되도록 산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라는 대장님 말씀에 할 수없이 길게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정상까지는 2.2km 남았다.

 

삼연봉 정상

삼연봉에서 400m 가면 역시 회문산 자연휴양림 쪽 회문산 역사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또다시 1.1km 더 가면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서 장군봉 갈림길에 이르면 정상까지 400m 남았다.

장군봉으로 가는 표시는 없는데 이정표 뒤쪽으로 가면 되는 것 같다.

장군봉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

짧게 탄다며 장군봉까지 가보려고?

포기하고 정상으로. ㅎ

 

장군봉 갈림길 이정표

정상 부근은 제법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하지만 아이젠 없이 올라가 본다.

회문산 정상은 <큰지붕>이라고 한다.

300m 거리에 <작은지붕>이 있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뻥 뚫려 조망이 좋았다.

궁금하던 장군봉도 보이고.

멋있게 생겼다.

가볼 걸 그랬나?

정상에는 데크 평상이 있어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기 좋다.

 

큰지붕(회문산) 정상

가야 할 능선(맨 오른쪽 아래 봉우리가 작은지붕)

장군봉/투구봉

<작은지붕>까지는 300m만 내려가면 된다.

가는 도중에 음양의 변화 또는 조화를 말한다는 천근월굴이 있다.

별로 굴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천근월굴

<작은지붕>에는 헬기장이 있다.

 

작은지붕 정상

작은지붕에서 바라본 회문산 정상, 큰지붕

<작은지붕>에서 조금만 가면 여근목이 있다.

이름을 생각하며 가만 보면 여근처럼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왜 성기를 빗댄 자연물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남근석에 여근목에.

도대체 이런 문화니까 사람들이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아무 죄책감 없이 하는 거 아닐까?

 

                여근목

조금 더 내려가면 임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바로 자연휴양림에서 내려갈 수 있다.

난 충분히 산행을 한 것 같아 그만 내려가고 싶은데 동행한 사람들이 내려가 봐야 할 일이 없다며 끝까지 가자고 하였다.

돌곶봉까지 1.1km니까 사실 산길로 가나 임도로 가나 거리는 별 차이 없다.

하지만 돌곶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를 것 같은데.

잠시 고민을 하다 산길을 택하였다.

 

400m 정도 가볍게 오르면 시루바위에 도착하고,

 

                시루바위

60m 더 가면 문바위에 도착한다.

이게 문바위인가?

별로 문처럼 안 생겼는데?

 

문바위

문바위는 이 바위 뒤에 있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바위인 것 같다.

 

가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돌곶봉으로 향하였다.

참아야 하느니라.

돌곶봉으로 가는 길에는 공원묘지인가 싶을 정도로 묘지가 많았다.

쯧쯧, 명당이 뭐라고.

같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과 장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내려갔는데 결론은 화장에서 뿌리자는 것이었다.

그게 후손을 위하고, 자연을 위하는 길이라고.

그럼 어디에 뿌려달라고 할까?

 

묘지 앞에서 바라본 깃대봉, 천마봉, 삼연봉(오른쪽부터)

돌곶봉은 진짜 돌이 많은 곳인데 위험하다고 다 출입을 금지하여놓았다.

딱 한 군데 바위를 오르면 역시 무덤이 있는 돌곶봉에 도착한다.

 

돌곶봉 정상

이제 매표소까지는 1.1km만 내려가면 된다.

그런데 그 1.1km가 죽음이었다.

가파른 길이 완전 빙판인데 끝까지 고집을 부려 아이젠을 하지 않고 내려가려니까 발에서 쥐가 날 정도였다.

어쨌든 고생스럽게 노령문 입구까지 내려가면 휴양림 도로와 만난다.

 

노령문 입구

그런데 노령문은 어디 있지?

결국 노령문을 못 찾고 회문산 자연휴양림 돌비를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였다.

 

오늘 조망은 좋았는데 내가 기대하던 섬진강이나 구림천은 볼 수 없어 약간 실망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블로그에서는 강이 잘 보이던데 왜 난 안보였을까? ㅠㅠ

회문산 20180222.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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