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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3.24 도봉산(740m)

산행일시: 2015년 3월 24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도봉 탐방지원센터 ~ 다락능선 ~ 포대능선 ~ Y계곡 ~ 오봉 ~ 여성봉 ~ 송추 탐방지원센터
산행거리: 8.8km
산행시간: 09:30 ~ 16:30
등산지도:  

 

오늘은 원래 삽당령에서 백복령까지 대간 산행이 있는 날이다.

아침에 사당역에 가니 버스가 없었다.

또 늦나?

이미 두 번이나 이런 일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늦어지나 보다 하고 기다리는데 7시가 지나도 소식이 없다.

여기저기 연락을 하다 결국 산행이 취소되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기사와는 연락이 안 되고 지금 대차를 한다 해도 산행시간이 부족하여 오늘 대간 진행을 못한다는 것이다.

헐!!

이런 경우도 다 있네?

기가 막히긴 했는데 이른 아침에 나온 김에 그냥 들어갈 수도 없고 하여 도봉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도봉산역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줄지어 늘어선 아웃도어 매장들을 지나 등산안내도와 북한산국립공원 표지석이 있는 도봉 탐방지원센터에서 다락능선 쪽을 올라갔다.

 

다락능선은 조망도 좋고 암릉이 재미있는 곳이다.

오늘은 날씨도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여 최상의 조망을 허락한다.

산행하기 최고의 날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해골바위와 망월사, 그리고 말머리바위가 보였다.

 

해골바위 

망월사

말머리바위

전망대를 지나 해골바위로 향하였다.

아마 여길 올라갈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 같은데 오늘 뜻하지 않게 훌륭한 일일대장님을 만나 도봉산을 속속들이 다 볼 수 있었다.

 

해골바위 

해골바위를 기어올라 뒤편으로 돌아가면 네다섯 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서 과일을 먹으며 발아래의 멋진 풍광을 만끽하였다.

내려가기 싫어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는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 볼 것도 많으니 아쉬워도 일어나야지.

곧이어 나타나는 전망대에 오르니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막힘없이 보인다.

수려한 산세에 눈이 호강한다.

 

여길 기어 올라가 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그 맛에 위험을 무릅쓰고 릿지 산행을 하고 암벽 산행을 하는 거겠지?

포대능선을 타고 Y 계곡으로 갔다.

도봉산은 오늘이 두 번째지만 아마도 도봉산에서의 하이라이트는 Y 계곡이 아닐까 싶다.

나 같은 벌벌이도 안전장치가 되어있어서 스릴을 만끽하며 갈 수 있다.

 

Y 계곡 내려가는 길

Y 계곡 올라가는 길

Y 계곡을 빠져나가 조금 더 올라가면 포대 정상이다.

예전에 포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포대능선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포대능선 

포대능선을 따라가면 코앞에서 자운봉과 신선대가 보인다.

 

자운봉과 신선대

오늘 함산한 산우들 중 한 명이 블랙야크 100산 인증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오늘 낙석제거작업을 하느라 신선대 앞에서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었다.

사정을 해보았지만 어림도 없다.

도봉산을 한 번 더 오라는 뜻으로 알고 발길을 돌렸다.

원래 오늘은 신선대에 갔다가 다시 도봉 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려고 하였는데 오봉을 가보자는 의견이 나오는 바람에 코스가 급 변경되었다.

동행한 일일대장님도 흔쾌히 우리와 함께 오봉을 지나 송추 지원센터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대장님의 인도 하에 도봉산의 멋진 풍경을 알차게 보며 나아갔다.

 

(이런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곧이어 나타나는 전망대에서는 멀리 촛대바위도 보이고 오봉도 보였다.

 

촛대바위 

오봉 

드디어 오봉에 도착하였다.

도봉 쪽에서 보면 이렇고,

 

송추 쪽에서 보면 이렇다.

 

왼쪽부터 1봉, 2봉, 3봉, 4봉, 5봉이라는데 각 봉우리마다 바위들이 하나씩 더 얹혀있었다.

그런데 제4봉에는 바위를 올리다 힘이 부쳐서 올리지 못해 4봉에만 바위가 없다나?

그리고 제5봉 오른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애기봉/알봉이 하나 더 있다.

오봉에서 우이령 옛길도 내려다보고 건너편 북한산도 바라보며 한참 놀다가 여성봉으로 갔다.

왜 여성봉인가 했는데 가보니 답이 나온다.

여성봉 앞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의 글이 더 재미있다.

 

여성봉 

좀 더 가까이에서 리얼하게 찍은 사진도 있는데 사실 좀 민망하기는 하다.

하필이면 바위가 왜 이렇게 생겼을까?

여성봉 오른쪽 면에는 점처럼 색깔이 다른 바위가 박혀있는데 포획암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로 신기한 바위이다.
이제 구경할 건 다 했고 송추 지원센터 쪽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가파르게 내려가서 송추 지원센터에 도착하니 4시 30분이었다.

산행거리 8.8km에 산행시간이 7시간인 셈이다. ㅋㅋㅋㅋ

휴식 시간은 2시간이 넘고.

오늘 몸이 많이 안 좋아 대간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으려나 걱정을 했었는데 취소된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훌륭한 일일대장님을 만난 덕분에 제대로 도봉산을 보게 되어 산행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사진도 실컷 찍고, 구경도 실컷 하고, 그야말로 만점짜리 산행이었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