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10월 7일 토요일 (흐림)
산행코스: 설악동 매표소 ~ 비선대 ~ 토막골 ~ 형제폭포 ~ 전망대 ~ 원점 회귀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 11:45 ~ 17:05
산행트랙:
등산지도:
단풍철에는, 특히 주말에는 절대로 명산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을 해놓고 또 깜박 잊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안 좋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건망증이다.
단단히 결심을 하고도 잊어버리다니.
새로 생긴 고속도로 덕분에 그나마 수월하게 간다 싶더니만 설악동에 가까워지자 요지부동 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결국 매표소 6km 전에 내려서 걸어갔다.
산행하기도 전에 지치게 생겼네. ㅠㅠ
인도에 있는 재미있는 의자들이 소공원으로 가는 지루한 길에 잠시나마 웃음을 주었다.
날씨는 기대만큼 맑지 않지만 미세먼지가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야가 꽤 깨끗했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걸어가다 보면 왼쪽으로 토왕성폭포와 설악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매표소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산악회에서 단체로 표를 끊고 들어가 비선대 쪽으로 갔다.
설악동 탐방지원센터에서부터 비선대까지는 3km이다.
아침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비선대에서 마등령 쪽으로 조금 가다가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간다.
토막골로 가는 길이다.
처음 한동안은 그런대로 등로가 분명한 것 같더니 계곡을 따라 올라갈수록 길이 희미해진다.
때때로 계곡치기를 하기도 하며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폭포가 나타난다.
앗, 벌써 형제폭포인가? 했는데 이 정도 폭포는 설악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단다.
폭포 왼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가서 희미한 등로를 따라가다 보면 드디어 형제폭포에 도착한다.
형제폭포
와, 크다!
하지만 밑에서는 폭포의 반도 보이지 않는다.
폭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한다.
폭포 왼쪽으로 조금 내려갔다가 산허리를 가로지른 후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구간이 좀 위험했다.
그런데 그 험한 구간을 통과해 올라가 보니 구름이 몰려와 형제폭포는 그야말로 <곰탕>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고생하며 올라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ㅠㅠ
다들 아쉬운 마음에 서성이고 있는데 아, 고맙게도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였다.
두 줄기 물이 흘러서 형제폭포란다.
저 멀리 형제폭포 아래에는 올라오지 않고 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들이 보였다.
형제폭포
오른쪽으로는 비선대와 금강굴이 보였다.
사실 오늘 코스는 <전람회길>까지 갔다가 설악골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길이 막혀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형제폭포 전망대까지만 갔다 오는 걸로 코스가 단축되었다
전망대 오기 직전에 왼쪽으로 가면 형제폭포 상단을 가로질러 <전람회길>로 갈 수 있다.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 형제폭포 하단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과 합류하여 소공원으로 내려갔다.
어느새 사람들이 많이 빠져 매표소로 내려가는 길은 다소 한적하였다.
매표소 앞에서 버스를 타고 산악인들의 아지트인 전주식당으로 갔다.
전주식당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은 후 천천히 서울로 출발하였다.
오늘 길도 꽤 막혀서 요리조리 지방도를 따라 귀경하였다.
<전람회길>을 못 간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형제폭포도 멋있고, 흐린 날씨의 설악은 그 나름대로 멋이 있어서 만족했던 하루였다.
이제 길을 아니까 다음에는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