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9월 30일 토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노채고개 ~ 길마봉 ~ 길마재 ~ 청계산 ~ 귀목봉 갈림길 ~ 한우리봉 ~ 오뚜기령 ~ 무리울 삼거리
산행거리: 12.4km
산행시간: 09:10 ~ 14:40
산행트랙:
등산지도:
연휴 첫날이라 혹 길이 막힐까 싶어 가까운 포천 청계산으로 갔다.
청계 저수지에서 원점 회귀하는 산행인데 노채고개에서 내려달라 하였다.
길마봉에서 길마재 사이의 암릉 길을 가지 않는다면 청계산에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노채고개에서 펜스를 따라 잡풀이 우거진 길을 올라가면 펜스 문이 열린 곳이 나온다.
철문을 통과해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정상까지 4.3km, 길마봉까지 2.7km라고 표시된 노채고개 입구 이정표가 나온다.
이후 한동안 참호를 따라 힘들지 않은 숲길을 걷게 된다.
철탑을 지나면 조망이 트이며 구름 모자를 쓴 운악산이 보인다.
2년 전 11월 운악산에 갔다가 갑자기 폭설을 만나 환상적인 산행을 했는데 올해 운악산을 한 번 더 가볼까?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멋있는 암릉이 보인다.
노채고개에서 1.8km 정도 가면 암릉 지대가 시작된다.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이후 큰 암봉을 우회하여 암봉 아래를 가로질러 가게 된다.
암봉을 가로지른 후 올라가면 왼쪽에 암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막아놓았다.
물론 가려면 갈 수 있지만 난 위험한 건 싫어.
근데 가보곤 싶더라. ㅎㅎ
내려섰다 올라가면 710봉이다.
이정표 뒤쪽으로 조금 가면 멋진 전망대가 나온다.
운악산도 보이고, 지나온 암릉 지대도 보인다.
710봉 정상
710봉을 내려가 헬기장을 지나면 길마봉이 나온다.
길마봉은 길매봉이라고도 한다.
길마봉에는 정상석이 두 개 있는데 왕수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은 이름도 틀리고 높이도 틀리다.
애쓰셨는데 제대로 확인 좀 하시고 만드시지. ㅠㅠ
길마봉/갈매봉 정상
길마봉에서 멋모르고 직진하면 절벽이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이전보다 더 멋진 암릉이 기다리고 있다.
암릉 뒤로는 뾰족한 청계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단내 나게 올라가야 한다고 하더니 정말 그럴 것 같다.
내려와서 바라본 길마봉
계속해서 암릉을 타고 내려간 후 잡풀이 우거진 길을 뚫고 나가면 길마재에 도착한다.
길마재/길마고개
길마봉에서 길마재까지는 1.3km 정도 된다.
길마재에서 길마봉을 돌아보니 까마득히 높이 보였다.
많이 내려오긴 내려왔나 보다.
길마재에서 청계 저수지로 내려가는 길 역시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길마재에서 바라본 길마봉
길마재에서 청계 저수지 내려가는 길
길마재에서 정상까지는 1km인데 500m 정도는 무진장 가파르다.
잔 돌들이 깔려있어 이곳으로 내려오려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다.
이왕이면 이곳에도 안전시설을 좀 해주지.
생태계 보전지역이라 안되나?
쉬지도 않고 올라가서 뒤를 돌아다보니 길마재가 저~ 아래에 보이고 길마재에서 한참 올려다 보이던 길마봉도 낮게 보인다.
이후 770봉을 지나 내려가면 안부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상에 갔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와 청계저수지로 내려가야 한다.
삼거리를 지나면 금세 청계산 정상에 도착한다.
청계산 정상
정상에 이르러 시간을 보니 천천히 왔는데도 12시가 채 안되었다.
하긴 노채고개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4km가 조금 넘으니까 2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이다.
3시까지 하산하라고 했는데 내려가는데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될 것 같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네.
그리하여 정상에서 조금 더 가서 송지골로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정상에서 직진하여 나무 계단을 내려간다.
지금까지 오던 길과는 달리 가을 냄새가 물씬 난다.
조금 더 북쪽이라 그런가?
산행 거리로 본다면 노채고개에서부터 오뚜기령이나 도성고개까지 가도 좋은데.
도성고개까지 가면 한북정맥 한 구간을 채우는 것인데.
적어도 오뚜기령까지 가더라도 좋을 텐데.
그런데 도대체 송지골로 내려가는 길은 어디 있는 거야?
청계산 정상을 2.34km 지난 지점에서 아무래도 송지골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쳐 너무 많이 온 것 같아 지도를 보고 있는데 앞서 갔던 두 분이 되돌아오고 있었다.
귀목봉 갈림길까지 갔는데 등로에서 만난 어떤 사람이 송지골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쳤다고 했단다.
오뚜기령까지 가볼까 했지만 그쪽에서는 청계저수지로 가는 길이 없다고 하여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하였다.
오뚜기령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청계저수지로 치고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두 분은 모험을 싫어하시는지 되돌아가겠다고 하셨다.
두 분이 떠나고 나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대장님께 전화를 하였다.
오뚜기령에서 청계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지 여쭤보았더니 정규 등산로는 없다고 하시며 임도를 따라 큰 도로까지 내려가면 데리러 가겠다고 하셨다.
이게 웬 떡이람?
난 결코 의도했던 것이 아닌데 바라던 대로 오뚜기령까지 가볼 수 있게 되었네. ^^
가을 색으로 물들어가는 한적한 숲길을 걸어가면 귀목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귀목봉 갈림길
어디가 귀목봉인가?
앞에 보이는 저 봉우리인가?
귀목봉 갈림길에서 오뚜기령까지는 1.4km인데 제법 가파르게 내려간다.
한참 내려갔다가 안부를 지나 짧게 올라갔다 다시 내려가면 넓은 임도를 만난다.
임도 왼쪽에 표지석이 있기에 가보았더니 한우리봉이라고 쓰여 있었다.
한우리봉 정상
한우리봉에서는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
되돌아 내려가 200m 정도 가니 오뚜기령이 나왔다.
오뚜기령
오뚜기령에서 직진하면 한나무봉, 강씨봉, 도성고개,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논남기 계곡으로 내려가게 되고, 왼쪽으로 가면 임도를 따라 무리울 계곡으로 내려가게 된다.
무리울 계곡으로 내려가는 임도는 공사 중이었다.
5km가량 지루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무리울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대장님께 전화를 하고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얼마 안 되어 대장님께서 지프차를 타고 오셔서 차량으로 청계저수지로 이동하였다.
청계저수지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능이백숙을 먹고 있었다!
(나를 위해 반 마리만 남겨놓았다고 하신다. ^^)
대개 영리 산악회에서 하산 후 식사를 준다고 하면 직접 음식을 준비해오는데 이렇게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이게 한 마리에 6만 원짜리인데.
오늘 가보기 산악회 사장님께서 무리 좀 하셨다고. ㅎㅎ
아침에는 따끈따끈한 백설기와 커피를 주더니, 하산해서는 능이백숙을 주네.
거기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입가심하라고 또다시 커피와 과일을 주었다.
이게 끝이냐?
회원 중 한 명이 원기 회복하라고 비타 500을 돌렸다.
이 산악회 정말 좋네.
산행비가 30,000원이라 좀 비싸다 싶었는데 전혀 비싼 게 아니다.
게다가 산행 시간도 많이 주고, 넘 친절하다.
이런 산악회가 주중에도 공지를 올리면 얼마나 좋을까?
암릉과 가파른 능선 길, 부드러운 능선 길이 섞여있어 오랜만에 제대로 산행하는 기분이 났던 청계산.
약간 흐렸지만 덥지 않아 좋았고, 좋은 산악회를 따라와 더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