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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7.09.09 (단양) 만기봉/진대산(696m)

산행일시: 2017년 9월 9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벌천리 명전교 ~식기봉 ~ 장화바위 ~ 만기봉 ~ 미륵바위 ~ 방곡 삼거리
산행거리: 5.8km
산행시간: 10:15 ~ 16:05
산행트랙:

만기봉 20170909.gpx
0.03MB

등산지도:

(들머리와 날머리가 바뀌었음)

 

우여곡절 끝에 만기봉을 갔다 왔다.

지난 7월 만기봉에 가려다가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단양 구경만 하고 돌아와야 했다.

이번에 다시 만기봉 공지가 올라와 신청을 하였다.

오늘은 날도 쾌청하니 만기봉 가는 길의 암릉도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 같고 도락산의 멋진 모습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대에 부풀어 방곡 삼거리에서 도착하였다.

방곡 삼거리에는 정확히 우리가 가려는 곳을 출입 금지한다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허걱!  부푼 가슴에 찬 물을 끼얹다니. ㅠㅠ

 

방곡 삼거리

지금이 송이 채취 시기라 철저하게 입산을 금지한다고 한다.

우린 송이에는 손도 안 댈 거예요.

그런데 버스에서 채 내리기도 전에 사이렌을 울리며 국공들이 도착하였다.

 

(흰색 차가 국공차이다.)

그러더니 만기봉, 식기봉 구간 등산이 안 된다며 돌아가라고 하였다.

이렇게 딱 걸릴 수야!

할 수 없이 다시 버스에 올랐다.

대장은 날머리로 가서 거꾸로 산행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날머리인 벌천리 명전교로 갔다.

그런데 국공들이 졸래졸래 쫓아온다.

명전교에서 내려 산행을 하려는데 또다시 방송을 하며 내려가라고 하였다.

대장이 도락산에 갈 거라고 하는데도 계속 우릴 쫓아왔다.

할 수 없이 식기봉 등산로 입구를 지나 도락산 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우릴 계속해서 쫓아오던 국공차)

(할 수없이 도락산 쪽으로. ㅠㅠ)

길가에는 밤이랑 대추가 익어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 대장이 버스 기사와 통화를 하더니 국공들이 돌아간 것 같다며 다시 내려가자고 하였다.

과연 국공들은 돌아가고 차가 안 보였다.

잽싸게 등산로로 들어섰다.

가파르게 올라가서 숲길을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도락산이 멋있게 보이는 곳이다.

 

이후로 도락산은 조망이 트이는 곳마다 멋진 몸매를 드러냈다.

고생해서 온 보람이 있네. 

이곳에서 왼쪽으로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서 본 전망대)

조금 더 내려갔다가 식기봉을 향하여 오른다.

 

밥공기 모양의 둥그런 이 바위를 바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는데 짧은 밧줄 구간이 있다.

올라가면 조망이 아주 좋다.

 

                식기봉 정상

              (지나온 전망대 봉우리)

              도락산

                황정산 방향

오늘 산행 거리가 6km도 안된다고 하여 식기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참 놀다가 떠났다.

식기봉을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바위틈에 있는 누운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살짝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면 장화바위가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장화바위

                  도락산

이쪽에서는 장화바위처럼 보이지 않는데 반대편에서 보면 장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곳에서 지도에 <세미클라이밍>이라고 표시된 직벽 구간을 내려가게 된다.

밧줄이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서 한 사람씩 내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올라가서 뒤돌아보면 장화바위가 보인다.

 

                 (전망대 오른쪽으로 위 밧줄 구간이 있다.)

올라갈수록 식기봉은 발아래로 멀어지고 도락산은 더 웅장하게 보인다.

 

도락산

만기봉을 올라가기 전에 점심을 먹었다.

내려가서 뒤풀이를 하기 때문에 산에서는 간단하게 계란만 2개 먹기로 하였다.

의자를 펴고 앉아 계란을 먹으려는데 이런, 휴대폰이 안 보이네?

어디다 흘렸나? ㅠㅠ

점심 먹으려다 말고 일어나서 오던 길을 되돌아가며 휴대폰을 찾았다.

다행히 몇 십 미터 안 가서 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찾을 수 있었다.

액정 화면이 약간 깨져있었다.

바꾼 지 한 달도 안 된 휴대폰인데. ㅠㅠ

어쨌든 찾았으니 다행이다.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계란을 먹었다.

그런데 다들 진수성찬을 준비해왔네.

안내 산악회를 따라다닐 때는 간단하게 먹고 빨리 일어나 산행을 하다가 오랜만에 동호회 산악회를 따라와서 점심 먹는 것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돼지고기 수육에 오리고기에, 불고기에, 홍어회에, 묵밥에, 고들빼기에, 파김치에, 온갖 종류의 과일에.

한 시간 씩이나 점심을 먹었는데 싸가지고 온 것들을 다 먹지도 못했다.

오랜 점심시간 후 다시 길을 떠났다.

에고, 힘들어.

너무 쉬었더니 힘들다. ㅠㅠ

지나온 능선도 되돌아보고, 멋진 나무도 지나 만기봉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여기가 만기봉이 아니란다.

왼쪽으로 내려갔다가 큼직한 바위 봉우리를 오르고,

 

또다시 멋진 나무를 지나 내려갔다 올라가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삼각점을 2~3m 지난 곳에 만기봉 팻말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만기봉 표시가 세 개가 있는 곳이 나타난다.

도대체 어디가 만기봉 정상이야?

 

                만기봉 표시가 세 개 있는 곳

정상에서 또다시 한참 쉬다가 떠났다.

방곡 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에는 몇 번의 바위 구간이 나타난다.

대부분 밧줄이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내려갔다가,

 

                (내려온 길)

영지버섯을 지나 수직 절벽을 올라간다.

 

                영지버섯 (절대 채취하지 않았음!!!)

                  (올라가서 내려다본 모습)

사진을 찍느라 혼자 후미로 쳐지다 보니 이후로 길을 잃고 알바를 좀 했다.

90도 오른쪽으로 꺾여 내려가야 하는 구간도 있고,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는 구간도 있었다.

리본들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길 찾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밧줄이 없는 암벽 구간도 있고, 절벽을 횡단해야 하는 구간도 있고, 바위 틈새를 빠져나가야 하는 구간도 있어 결코 만만히 볼 산은 아니었다.

 

                알바하다 발견한 노루궁뎅이 버섯 (역시 손끝도 안 대었음)

                (바위 틈새로)

내려가는 길은 마사토가 깔린 가파른 길이라 무척 미끄러웠다.

방곡 삼거리로 내려가서 오미자 농장 주인에게 근처에 계곡이 있는지 물어보니 선선히 자기네 농장 안쪽에 있는 계곡을 가르쳐주었다.

덕분에 시원하게 씻을 수 있었다.

산행하는 동안 송이버섯은 하나도 보지 못하였다.

영지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은 보았지만 손가락도 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산행을 금지하고 그러는 거야, 잉. ㅠㅠ

하여튼 힘들게 다녀온 만기봉이었다.

국공들을 따돌리느라 왔다 갔다 했고, 동호회 산악회 특성상 널널 산행을 하여 산행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멋있는 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

그런데 국공들의 직업 정신이 투철하더라.

산행하는 내내 아래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차가 왔다 갔다 했다.

혹자는 국공들이 아니라 동네 지킴이들이라고 하는데 어찌했건 참으로 끈덕지게 따라오더라.

송이 철이 아닐 때는 괜찮으려나?

이 멋진 산을 산행 금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함부로 임산물을 채취하는 등산객들도 문제다.

나처럼 산에 가서 풀 한 포기 손 안대는 사람들만 있으면 아무 문제없을 텐데 말이다.

만기봉 2017090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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