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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7.07.20 제7회 연천DMZ국제음악제

날짜: 2017년 7월 20일 목요일 (맑음)
장소: 롯데콘서트홀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연천DMZ국제음악제>는 "비무장지대 DMZ를 재조명하고 서계 공통 언어인 음악으로 인류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클래식 음악축제"란다.

물론 축제 장소는 경기도 연천이다.

올해는 7월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리게 되는데 6월부터 청량리역, 서울역, 연천역에서 <릴레이 콘서트>가 있었고, 오늘은 롯데콘서트홀에서 <7주년 기념 음악회>가 있다.

내가 가입해있는 동호회 산악회에서 문화 이벤트로 공지가 올라와서 신청하게 되었다.

작년 8월에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을 그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지 궁금하였고 연주자 면면도 괜찮을 것 같아 신청을 한 것이다.

2호선을 타고 잠실역에서 내려 1번 출구 쪽으로 가면 롯데월드몰로 갈 수 있다.

롯데월드몰 8층에 위치한 롯데콘서트홀 로비에서 티켓을 받고 테라스로 나가보았다.

롯데월드타워와 주위 마천루들이 보이고 한쪽 옆으로 석촌호수도 보였다.

접근성이나 경관은 이 정도면 ok.

 

좌석 찾기가 복잡하다는 말들도 있지만 티켓에 적혀있는 게이트로만 들어가면 어려울 거 하나도 없다.

2,000석 정도 되는 롯데콘서트홀은 내부가 타원형으로 되어있었다.

흠, 타원형 음악홀은 처음 본다.

무대와 객석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기보다는 객석이 무대를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천장과 벽면의 구조와 마감재, 좌석의 배치도, 그리고 카펫이 없는 바닥 등으로 미루어보아 일단 울림은 좋을 것 같고, 좌석 어느 곳에서든지 음향 전달이 잘 될 것 같아 보였다.

 

오늘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지휘는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막심 페도토프이다.

작년에도 이 음악회의 지휘를 막심 페도토프가 했던 거 같은데.

요새 음악회와 담쌓고 사니까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다.

첫 곡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었다.

대중적인지 않은 곡인데 지휘자가 러시아 사람이라서 그런가?

쉽지 않은 곡인데 잘 소화하였다.

요새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 관악 파트가 놀랍도록 발전할 것을 발견한다.

특히 금관 파트가 안정적으로 받혀주니 연주가 훨씬 성숙하게 들린다.

예전에는 음정 틀리는 것은 다반사이고 간간이 삑사리까지 났었는데.

하지만 아직도 트럼본은 솔로 부분에서 좀 불안한 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오케스트라의 수준은 훌륭하였다.

난 지금 시절이라면 음악 못했을 것 같다.

너무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 웬만큼 해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우리나라의 음악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진 것은 반가운 일인데 한편으론 요새 음악 하는 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하다.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빛을 볼 것인가?

우리 때는 서울대 교수 자리 따고도 남을 수준의 아이들이 지방 교향악단에 가있는 실정이니.

인터미션 후 첫 번째 곡은 문태국 협연의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이었다.

테크닉은 좋은데 감정이 절제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드보르작인데 조금 더 강하게 감정 표현을 하였으면 좋았을 것을.

아직 어려서 그런가?

긴장이 풀렸는지 3악장에서는 조금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다음에는 메조소프라노 손진희가 레퍼토리에는 없는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

아뿔싸, 울림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성악곡에서는 너무 잔향시간이 긴가보다.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그다음에는 고성현이 두 곡을 불렀다.

베테랑답게 여유만만하고 즐기는 듯 한 모습이었다.

마지막 곡은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 중 <All I Ask of You>를 손진희와 고성현이 듀엣으로 불렀다.

바리톤이 좀 앞선다는 느낌?

조금 더 메조소프라노를 배려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연주는 괜찮았는데 마지막 곡이 끝나고 나서 지휘자가 단원들을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키더니 무대 뒤로 들어가서 감감무소식이다.

청중들은 혹시 앵콜곡이 있으려나 하염없이 박수를 쳐대고.

지휘자의 사인이 없어 단원들은 3분 이상 그렇게 서있었다.

나중에야 무대 뒤에서 지휘자가 들어오라는 사인을 해서 단원들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이건 뭐하는 시추에이션인지.

이럴 때 우리는 매너가 안 좋다고 말하지요.

어쨌든 오랜만에 기분 전환했다.

파이프 오르간이 있던데 잔향시간이 기니까 오르간 음악에는 아주 좋을 것 같다.

오르간 연주회를 하면 한 번 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