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6월 22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선유동 주차장 ~ 칠형제바위 ~ 갈모봉 ~ 슬랩 구간 ~ 선유동 휴게소 ~ 선유동 계곡 ~ 주차장
산행거리: 6.1km
산행시간: 10:10 ~ 15:1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주 힐링 산행하러 작은 동산에 갔다가 알바를 하는 바람에 엄청 고생을 해서 오늘은 제대로 힐링 산행을 하기로 작정하였다.
그래서 사랑산 ~ 가령산 ~ 갈모봉인 산행 코스를 뚝 잘라서 갈모봉만 가기로 하였다.
일행들이 용추교 앞에서 내린 후 세 명만 날머리인 선유동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주차장에서 10m 정도만 가면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갈모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갈모봉이 아니라 갈마봉이라고 써놓았다.
이곳 사투리인가?
계곡에는 역시 물이 바싹 말라 있어 하산 후 계곡에서 놀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계곡을 건너면 바로 등산로가 나오는데 출입 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엥? 여기가 비탐 구간인가?
그런 말 없던데?
무덤을 지나 칠형제바위까지 올라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며 슬랩 구간도 나온다.
곧이어 칠형제바위에 도착하였다.
커다란 바위 일곱 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하지만 바위에서 바위로 뛰어넘기에는 바위 간 간격이 넓어서 바위 위로 이동할 수는 없었다.
개별적으로 바위 하나씩 올라가 볼 수는 있지만 바위들이 너무 커서 위에 올라서도 일곱 개 바위 전체를 다 찍을 수는 없었다.
칠형제바위
칠형제바위를 지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룰루랄라 코스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숲길을 걸어가는 것은 힐링 그 자체이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가다 보면 툭, 툭 바위 지대들이 나온다.
이게 두부바위인가?
두부바위(?)
오늘의 미션은 얼마나 산행을 천천히 하느냐 이다.
산행 시간을 6시간 주셨는데 사실 갈모봉만 갔다 온다면 3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남는 세 시간을 잘 활용하여야 한다.
갈모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바위 전망대가 있어서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가능한 한 천천히 올라가서 더울 틈도 없었다.
백악산,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방향
대야산 방향
지나온 바위 전망대
갈모봉 정상은 능선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간다.
정상에 갔다가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야 한다.
갈모봉 정상 또한 시원하게 트여있어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정상에는 조각난 정상석이 있었다.
갈모봉 정상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방향
대야산 방향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최대한 산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바위에 누워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전혀 더운 줄을 모르겠다.
아니, 조금 있다 보니 오히려 썰렁하게 느껴졌다.
한참 쉬다가 삼거리로 되돌아가 왼쪽으로 내려갔다.
곧이어 슬랩 구간이 나온다.
밧줄을 잡고 사진을 찍긴 했지만 미끄러지는 바위가 아니라 밧줄 없이도 내려갈 수 있다.
그다음 이어지는 슬랩에는 찐빵바위가 있다.
찐빵바위
그리고 그 아래에 꼬마비행기가 있다.
꼬마비행기바위
처음에는 이게 비행기바위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아니란다.
하지만 비행기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그 옆으로는 동강 난 넓적한 바위들이 있었다.
원래 하나의 바위였는데 깨지면서 미끄러져 내려간 거 같다.
위 세 번째 사진을 보면 바위 하나가 절벽에 걸려있다.
혹시 언젠가 미끄러져 떨어지는 게 아닐까?
어떤 블로그에는 이게 도마뱀바위라는 글도 있고, 이게 아니라 더 밑에 있는 바위라는 글도 있고.
이 슬랩 아래쪽으로 진짜 비행기바위가 보인다.
비행기바위
처음에는 이게 모녀바위인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비행기바위란다.
왼쪽 바위 윗부분이 비행기라나?
또다시 슬랩을 내려간다.
잠시 흙길을 내려가면 비행기바위 입구에 도착한다.
비행기바위 입구
(비행기바위 입구에서 본 지나온 암릉 구간)
산행 시에는 이게 비행기바위 입구인 줄 몰라서 안 올라갔다.
이 직벽을 올라가야 비행기바위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미리 공부 좀 하고 갈 걸. ㅠㅠ
이 바위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가파르게 내려가는데 역시 나중에 알고 보니 왼쪽에 있는 바위가 도마뱀바위란다.
(보기보다 상당히 가파르고 미끄럽다.)
여길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제비소로 내려가는 길인데 오른쪽으로도 길이 있었다.
궁금하여 그쪽으로 가보았다.
10m 정도 마사토가 깔린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무덤이 있고, 무덤 앞에 있는 커다란 바위 사이를 빠져나가면 조망터가 나온다.
(이 바위 사이로 간다.)
이곳에서 한숨 자며 시간을 보내려고 해먹을 쳤는데 정상에서와 달리 이곳 바람은 시원하지가 않았다.
차라리 정상에서 더 쉬다 올 걸.
간식을 먹고 누워서 좀 쉬다가 무덤을 지나 갈림길로 돌아가서 제비소 방향으로 내려갔다.
짧은 슬랩을 지나서 마사토가 깔린 급경사 길을 내려가면 긴 슬랩이 나온다.
짧은 슬랩
긴 슬랩
(내려온 긴 슬랩)
난 슬랩을 무서워하지만 역시 미끄러운 바위가 아니라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이후 가파른 숲길로 내려가면 개가 짖는 농가를 만나고 그 아래에 후문 슈퍼가 나온다.
여기가 제비소 앞이다.
후문 슈퍼에서 마실 걸 사려고 했으나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후문 슈퍼 왼쪽에 선유동 계곡으로 가는 길이 있다.
선유동 주차장까지 시멘트 길을 따라가게 된다.
30년도 더 전에 이곳에 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곳까지 들어오는 버스가 없어 화양 계곡에서 걸어왔던 것 같은데.
지도도 없이 신문에 난 기사 하나 보고 무작정 찾아왔었다.
나만 믿고 따라온 친구는 더운 여름날 먹을 것도 없고 마실 것도 없이 땡볕에 긴 거리를 걸어가느라 무척 고생을 하였다.
화양 계곡에 갈 때는 어땠는가?
한 겨울 달랑 컵라면 하나 들고 가서는 뜨거운 물이 모자라 서걱서걱한 라면을 둘이 등을 맞대고 앉아서 벌벌 떨며 먹었는데.
몸은 늙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 모험심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ㅎㅎ
조금 가다 보면 선유동 휴게소가 나온다.
다행히 문이 열려있어 시원한 음료를 사서 마실 수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계곡에는 물이 거의 없었다.
바닥에만 조금 깔려있는데 그럼에도 몇몇 관광객들이 계곡 가에 돗자리를 펴고 쉬고 있었다.
선유동 휴게소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신선이 숨어 살았다는 은선암이 나온다.
은선암
은선암 바로 앞에는 머리를 들어 숨을 쉬는 거북이 같은 모양의 구암과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기국암이 있다.
구암(오른쪽), 기국암(왼쪽)
구암
기국암
그리고 그 아래 왼쪽으로 옛날 어느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도낏자루가 썩는 줄도 모르고 기국암에서 신선들이 바둑 두는 것을 구경했다는 난가대가 있다.
난가대
은선 휴게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와룡폭포와 절구처럼 파여 있는 바위 윗부분에서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하였다는 연단로가 나타난다.
와룡폭포는 물이 없어 어느 것인지 모르고 지나쳤다.
연단로
다시 다리를 건너 내려가면 학소암, 경천벽, 선유동문이 차례로 나온다.
학소암
경천벽
선유동문
선유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도 한 시간 가량 남았다.
천천히 산행하기도 힘드네. ㅠㅠ
계곡에 물이 많고 깨끗하다면 계곡에서 놀면 될 터이지만 물도 별로 없는 데다 고여 있는 물이 더러워서 계곡에 발도 담그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 이번 여름 관광객이 하나도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이번 주말 비가 온다는데 제발, 제발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사랑산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은 너무 덥고 초반 등로가 가팔라 엄청 고생했다고 한다.
그 길 가파른 거 나도 알지요. ㅠㅠ
하지만 난 오늘 원 없이 힐링 산행했다.
여름엔 이 정도 산행이 딱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