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5월 8일 월요일 (심한 미세먼지)
산행코스: 선학정 ~ 산성 입구 ~ 밀성대 ~ 축융봉 ~ 공원관문 ~ 청량산박물관 주차장
산행거리: 9.4km
산행시간: 10:55 ~ 14:35
산행트랙:
등산지도:
어버이날 행사(?)를 주말에 다 끝마쳤기 때문에 어젯밤 늦게 갑자기 청량산 산행 신청을 하였다.
아침에 버스를 타니 운영진과 연락이 잘 안되어 오늘 리딩을 하실 산돌이 대장님께서 안 나오셨다.
해피도우미가 전화를 해서 나더러 일일대장을 하란다.
허걱!
세상에 이런 일이!
이 양반이 내가 누군지 모르시나 보네.
게다가 난 오늘 축융봉만 가려고 하는데.
그냥 버스에서 산행 안내만 해주면 된다나?
그거야 어렵지 않죠.
제가 실전에는 약해도 이론에는 빠싹하니까요. ㅋㅋ
그래서 얼결에 대장 자리에 앉게 되었다.
원래 오늘 산행 코스는 하청량에서 시작하여 정상에 올랐다가 청량사를 거쳐 선학정으로 하산을 하거나(A코스), 입석으로 하산한 후 산성입구로 이동하여 축융봉에 올랐다가 관문 입구로 내려오는 것이다.(B코스)
요새 난 살방살방 산행에 재미가 들려서 나 홀로 C코스를 만들어 축융봉만 갔다 오려고 한 것이다.
산행 안내를 해주고 하청량에서 산행을 시작하도록 한 후 나는 버스가 회차하는 선학정까지 갔다.
선학정 앞에 있는 버스 시간표
선학정과 청량사 올라가는 길
선학정에서 산성 입구까지는 1.2km 정도 된다.
도로를 따라 입석까지 올라갔다.
입석
입석에서 산성 입구까지 계속 도로를 따라가도 되지만 산꾼들은 도로를 싫어한다. ㅎㅎ
그래서 팔각정 뒤에 있는 다리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니 <퇴계사색길>이라는 이정표가 있었다.
여러 가지 야생화가 만발한 호젓한 숲길은 사색하기에 정말 좋은 길이었다.
하지만 달려드는 하루살이들 때문에 사색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ㅠㅠ
풀솜대
벌깨덩굴
광대나물
피나물
곧 산성 입구에 도착하였다.
관문 입구에서부터 산성 입구까지가 <퇴계사색길>이란다.
<퇴계사색길>이 6코스라는데 전체 탐방로 이름이 무엇인지, 몇 코스까지 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다.
산성 입구에서 축융봉까지는 2km이다.
고속도로와 같이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청량풍혈이 나온다.
지난번 둔덕산에 갔을 때는 풍혈 근처만 가도 찬바람이 나왔었는데 여긴 전혀 그런 거 없다.
풍혈이 맞긴 맞나?
청량풍혈
지면에는 꽃마리가, 머리 위에는 붉은병꽃이 만발한 길을 따라 산성 입구에서 300m 정도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꽃마리
붉은병꽃
(이정표와 데크 계단이 있는 이곳이 산성 동문지라고 한다.)
직진하면 공민왕을 모시는 사당인 공민왕당을 거쳐 축융봉으로 가게 되고, 등산로 입구 방향으로 오른쪽에 있는 데크 계단을 오르면 산성을 따라 축융봉으로 가게 된다.
view를 좋아하는 misscat은 산성을 따라가기로 하였다.
산성 입구에 있는 공민왕당 안내판
산성과 데크 계단을 번갈아 올라가는 길에 큰꽃으아리를 만났다.
정말로 꽃이 크다.
큰꽃으아리
위의 마지막 사진 계단을 오른 후 왼쪽으로 산성을 조금 따라가다 산성을 끼고 유턴하여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삼거리에 도착한다.
밀성대는 이곳에서 산성을 따라 오른쪽으로 150m만 가면 된다.
밀성대는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청량산에 산성을 쌓고 군사들을 훈련시킬 때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을 밀어 처형했다는 곳이다.
무서운 왕이다. ㅠㅠ
지명과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와는 달리 밀성대에서 보는 경치는 아름다웠다.
밀성대
축융봉
청량산 정상 방향(하늘다리도 보인다.)
밀성대에 있는 팔각정에 올라 점심을 먹었다.
혼자서는 아무리 천천히 먹어도 시간이 가질 않는다.
다람쥐가 말동무를 해주려나 했는데 금세 달아나버렸다.
다시 배낭을 챙겨 축융봉으로 향하였다.
밀성대 앞 이정표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으나 밀성대에서 산길로 오르는 뚜렷한 등로가 있다.
아마 공민왕당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지 않을까 싶다.
misscat은 역시 view를 쫓아 북문지 쪽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북문지까지 산성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계속해서 훌륭한 조망터가 된다.
오늘 이걸 보려고 여기 왔으니 목적 달성했다.
당겨 본 하늘다리
당겨 본 청량사와 응진전
산성이 끝나는 곳에는 왼쪽으로 데크 계단이 있었다.
가파른 데크 계단을 올라가는데 계단 아래로 큰구슬봉이가 보였다.
큰구슬봉이
한숨 돌리려 계단 중간에 서서 뒤돌아보니 점심을 먹은 밀성대가 저 아래 보였다.
지나온 밀성대
데크 계단 끝에는 청량산성 안내도와 오른쪽으로 전망대가 있었다.
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 북문지라고 한다.
공민왕당과 산성 갈림길인 데크 계단이 있는 곳에서부터 축융봉까지가 공민왕산성이고, 경일봉에서 선학봉을 지나 청량사까지가 청량산성이며, 축융봉과 경일봉을 잇는 오마도산성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니까 오늘 내가 걸은 곳은 공민왕산성인 것이다.
전망대/북문지
북문지에서 KT 기지국을 지나 축융봉까지는 500m 정도 되는데 길이 아주 좋다.
이곳은 철쭉 군락지인데 아쉽게도 이미 철쭉이 끝물이었다.
중간에 공민왕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더 넓어져서 차가 다닌 흔적이 있었다.
아마 KT 기지국이 있어 차량이 다니나 보다.
축융봉과 청량산 정상을 바라보며 걸어갔다.
축융봉
임도가 끝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오마도 터널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축융봉이다.
곧이어 축융봉 밑에 도착하였다.
안동시 경계인 축융봉은 골다공증에 걸렸는지 구멍이 숭숭 뚫린 암봉이었다.
축융봉
암봉 사이에 난 철계단을 올라가면 봉우리는 양쪽으로 갈라진다.
먼저 왼쪽으로 가보았다.
이런, 정상석은 오른쪽에 있었네. ㅠㅠ
축융봉 정상
다시 오른쪽으로 가서 타이머를 맞춰놓고 셀카를 찍었다.
축융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역시 훌륭하였다.
오늘 하루 종일 이런 경치를 보는데 질리지도 않는다.
축융봉 정상에는 안내판이 있어 각 봉우리들이 어떤 봉우리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낙동강과 맨 뒤가 각화산(?)
청량산 주능선과 그 뒤로 문명산
걸어온 임도와 그 뒤로 일월산
오늘 산행 시간이 6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 축융봉 정상에서 오래 있고 싶었지만 점점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할 수 없이 딸기만 먹고 바로 내려갔다.
축융봉에서 안내소까지는 3.1km이다.
안내소까지 내려가는 길은 가끔 부드러운 능선 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데크 계단도 있고 나무 계단도 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계단을 싫어하지만 미끄러운 마사토 때문에 이곳에선 차라리 계단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곳에는 이정표가 무지 많았다.
처음에는 50m에 하나씩 있다가 그다음에는 100m, 그 다음에는 200m에 하나씩 있었다.
이렇게 이정표가 많은 곳은 처음이다.
절대 길을 잃을 리 없다.
아직도 쌩쌩한 각시붓꽃
시간을 때우려 조망도 없는 이 길을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다가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사람을 봤다.
얼마나 반갑던지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별로 반갑지 않은지 인사도 안 받아준다. ㅜㅜ
하긴 산행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테니까 사람이 그립지 않겠지.
축융봉에서 2.4km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바로 학소대 위다.
전망대에서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면 8코스 <예던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면 <예던길>과 <퇴계사색길>이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예던길>도 <퇴계사색길>과 마찬가지로 하루살이들이 극성이다.
연신 부채로 쫓아가며 내려갔는데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면 얘네들부터 처리해야 할 것 같다.
왼쪽으로 가면 팔각정이 있고, 그 아래에 청량골을 건너는 다리가 나오고 공원안내소에 도착한다.
청량교를 건너 학소대 맞은편에 있는 청량산 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지었다.
학소대
그렇게 천천히 왔는데도 버스 출발 시간까지 2시간 이상이 남았으니 그동안 뭘 하지?
산행이 그다지 힘들지 않아서 배도 안 고프고.
청량산 박물관이나 구경하려고 했더니 마침 월요일이라 휴관이란다. ㅠㅠ
미세먼지가 심해 밖에 앉아있을 수도 없어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안내소 ~ 축융봉 ~ 오마도 터널 ~ 경일봉 ~ 자소봉 ~ 장인봉 ~ 금강대 ~ 안내소로 환종주 하는 것이 12.7km로 9시간 걸린다고 나와 있었다.
12.7km인데 왜 9시간씩 걸리지?
단풍이 예쁜 가을날 이곳에 내려와서 자고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서 환종주를 해보고 싶다.
오늘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흐려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청량산의 전경을 볼 수 있어 행복한 산행이었다.
* 2014.10.30 청량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