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7년 4월 15일 토요일 (맑음)
장소: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031-426-0098)
성묘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백운호수에 있는 <피카소>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예전에는 종종 가곤 했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입맛도 변하는지 요새는 한정식 집으로만 가게 된다.
처음 오픈을 했을 때는 라붐에 비견될 만큼 음식이 훌륭할 데다 가격까지 착해서 정말 좋았는데.
사실 그 정도 음식을 그런 가격에 팔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어쨌든 백운호수 주변 다른 레스토랑들과 비슷하게 조정이 된 것 같다.
단품은 17,000원에서 22,000원 사이이고, 스테이크는 35,000원에서 75,000원 사이, 세트 메뉴는 16,000원에서 130,000원 사이이다.
<피카소>의 장점은 주변 다른 레스토랑과는 달리 한산(?)하다는 것이다.
조용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피카소>에서는 세트 메뉴마다 이름을 붙여놓았다.
오늘은 "Three Musicians"라는 이름의 4인용 패밀리 세트와 Milano라는 이름의 런치 세트 C를 주문하였다.
따뜻하게 데워 나온 식전 빵은 항상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된다.
빵을 너무 많이 먹으면 메인 메뉴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파인애플 잼이 맛있어서 한 번 더 주문해서 먹었다.
오늘의 스프는 포르치니 버섯 스프이다.
그다음 패밀리 세트에는 계절 야채를 곁들인 트러플 향의 구운 버섯 샐러드, 밀라노 세트에는 홈메이드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나왔다.
파스타는 해산물을 넣은 토마토소스의 디 마레 스파게티와 훈제 삼겹살과 새우를 넣은 크림소스의 탈리아텔레가 나왔다.
탈리아텔레도 맛있었지만 게를 넣은 디 마레 스파게티가 더 맛있어서 모두들 소스까지 떠먹었다.
바싹한 도우에 햄과 파인애플을 얹은 피자는 토마토소스가 좀 약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그로 인해 치즈의 풍미가 강하게 느껴져 좋았다.
여기까지 먹고 나자 다들 너무 배가 불러서 패밀리 세트 하나만 시킬 걸 그랬다고 후회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인 메뉴를 안 먹을 수는 없지.
스테이크는 안심 하나, 채끝 등심 하나, 그리고 꼬치가 하나 나왔다.
난 medium-rare 정도가 좋은데 여러 사람이 같이 먹다 보니 둘 다 medium-well로 시켰다.
그런데 안심은 너무 두꺼워서 속은 거의 medium-rare 수준이었다.
딱 내 입맛에 맞았다.
'남기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배부르다고 하면서도 결국 다~ 먹었다. ㅎㅎ
'이제 더는 못 먹어.' 하는데 디저트로 무스와 홍차가 나왔다.
(음료는 커피, 홍차, 녹차, 오렌지 주스, 포도 쥬스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역시 맛있어서 다~ 먹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나오니 레스토랑 앞에 있는 벚나무에서 벚꽃이 눈처럼 날리고 있었다.
17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한 아빠를 뵙고 돌아온 날.
언젠가는 천국에서 우리 모두 다시 만날 것을 소망하며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