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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7.04.07 영화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날짜: 2017년 4월 7일 금요일
장소: CGV  

 

<히든 피겨스>는 제목 그대로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전쟁 당시 숨은 주역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computer가 "전산원"을 뜻하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흑인과 백인 사이의 인종 차별이 합법적이던 시절, 흑인이라서 그리고 여성이라서 차별받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이뤄나가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오갔다.

아주 오래전 엄마가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것을 두고 보수적인 아빠 때문이었다고 말씀하셨을 때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당돌하게도 난 '그건 아빠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당시의 엄마 나이가 된 지금. 나 자신에게도 동일한 말이 적용된다.

내가 꿈을 펼치지 못한 것은, 내가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것은 남편이나 아이들이나 모성애를 강요하는 사회적 관습이나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내 자신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의 열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비용을 따진다면 잘한 선택이었다고 위로하고 싶다.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공이 뭐지?

 

인종차별 문제에 관하여.

미국에 있을 때 한 번도 인종차별을 받는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어디 붙어있는지도 잘 모르는 조그만 나라에서 온, 그 나라만큼 작고 보잘것없는 동양 여학생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격려해주려고 했었던 고마운 미국인들을 기억하고 있다.

적어도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귀한 친절을 베풀어주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얼마 전 부산에서 어린아이를 도와준 콜롬비안 인에게 오히려 욕설을 하고 폭행을 한 사건이 기사화되었다.

백인이었더라도 그랬을까?

경제적으로만 발전하면 무엇 하나?

바로 그러한 것이 국격을 나타내는 것인데.

외국인에 대한 태도를 말할 필요까지도 없다.

얼마 전 장애학생이 휠체어로 들어갈 수가 없어 강의실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오히려 '양심 있으면 수강 취소를 하라'라고 한 명문대 생들이 있었다.

지식과 인품은 절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사실 나도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할 때가 있다.

경험에 의해 판단을 하려할 때가 있다.

하지만 심판관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음을 기억하자.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마음의 중심을 보셨던 예수님을 본받도록 하자.

 

p.s. 오랜만에 케빈 코스트너가 멋있게 나와 기분이 좋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