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7년 2월 6일 월요일
장소: CGV
<컨택트>를 볼까, <뚜르>를 볼까 고민하다 눈물 빼기는 싫어서 <컨택트>로 낙점하였다.
일찌감치 가서 평촌 롯데백화점을 한 바퀴 돌고 영화를 보러 갔다.
줄거리는 두 가지이다.
외계인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가족과의 만남과 이별.
외계인과도 소통을 하는데 소통 못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해하려고 노력만 한다면 서로의 다름으로 인한 갈등은 훨씬 감소할 것이다.
SF 영화라고 하지만 외계인과의 만남과 이별은 두 번째 이야기인 가족과의 만남과 이별을 위한 도구로 보인다.
그래서 외계인의 언어를 배워 외계인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나가는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가 않다.
그것보다는 남편과의 만남과 이별, 딸과의 만남과 이별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보다 깊게 들어가면 "미래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가?" 하는 철학적인 문제까지도 포함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는지 안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
나도 비슷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내 결정은 "내게 주어진 길이라면 가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고난은 위장된 축복"이라는 것을 안다면, 반대로 내가 생각하는 축복이 유혹의 미끼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결국 어떤 미래이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의 말씀을 기억하며 코람데오의 자세로 살아가면 될 것이다.
SF 영화를 보면서 말씀을 묵상하게 된 오후였다.
영화를 보며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러시아나 일본이 그 역할을 맡았을 텐데.
매번 중국에 갈 때마다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결정권을 가질 날이 곧 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나 보다.
정신 바짝 차려도 살아남기 힘든 조선 땅은 갈기갈기 나눠져 있으니. ㅠㅠ
중국이 우리를 우습게 보더라도 할 말이 없겠다.
영화 내내 흐르는 음악은 70, 80년대 한국현대음악을 연상시켰다.
80년대 미국에 갔을 때 아직도 조성음악으로 작곡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현대음악은 아직도 갈 길을 못 찾고 빙빙 돌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