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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10.10 백두대간 55차: 설천봉 ~향적봉 ~ 백암봉 ~ 신풍령

산행일시: 2016년 10월 10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설천봉 ~ 향적봉(덕유산) ~ 중봉 ~ 백암봉 ~ 귀봉 ~ 횡경재 ~ 지봉 ~ 월음령 ~ 대봉 ~ 갈미봉 ~ 빼봉 ~ 신풍령
산행거리: 대간 10.6km + 접속 2.7km = 13.3km
산행시간: 10:50 ~ 16:45
산행트랙:

설천봉~신풍령 20161010.gpx
0.06MB

등산지도:

 

남들은 신풍령에서 삿갓재까지 하루에 갈 때 난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서 설천봉에서 삿갓재까지 갔었기 때문에 오늘 신풍령에서 백암봉까지의 대간 길을 잇기 위해 덕유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늘 분명 멋진 산행이 될 것 같다.

설천봉에 도착해 식사를 하려 했더니 하필이면 오늘 공사 중이라고 식당이 문을 닫았다.

헬기가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운반하느라 바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후로도 산행이 끝날 때까지 하루 종일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 헬기들을 볼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즉석 떡국을 사서 아점으로 먹고 향적봉으로 향하였다.

 

설천봉에서 600m만 가면 향적봉이다.

중간에 전망대에서 숨 한 번 고르고 가면 금방 도착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향적봉)

향적봉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단풍 구경을 하기에는 좀 이르지만 날씨가 너무 쾌청하여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게 전혀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향적봉 정상

설천봉을 바라보니 여전히 헬기가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향적봉에서 바라본 설천봉)

중봉 쪽으로는 남덕유산과 서봉은 물론 지난번에 왔을 때 잘 보이지 않던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였다.

 

(향적봉에서 바라본 중봉, 무룡산, 남덕유산, 서봉)

(향적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와, 오늘 산행은 이걸로 다 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시야가 깨끗하기가 힘든데 오늘 정말 아낌없이 다 보여주는 것 같다.

향적봉에서 100m 가면 향적봉 대피소가 있고,

 

향적봉 대피소

고사목과 주목 군락지를 지나 900m 가면 중봉이다.

 

중봉

중봉에 오르니 무룡산과 남덕유산이 지척에 있는 것처럼 가깝게 보였다.

저렇게 가까웠었나?

지난번에는 한참 갔었던 거 같은데.

 

                (중봉 정상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방향)

중봉에서 덕유평전을 지나 1km 가면 백암봉에 도착한다.

겨울 세찬 바람을 맞으며 덕유평전을 걸을 때는 끔찍했었는데 지금은 이 길이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백암봉(송계 삼거리) 정상

                (백암봉에서 바라본 향적봉과 중봉)

(백암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과 서봉)

오늘은 백암봉에서 왼쪽 송계사 쪽으로 간다.

신풍령까지는 11km 란다.

 

(가야 할 능선)

산죽을 헤치며 백암봉에서 1.4km 정도 가다 보면 상여덤에 도착한다.

 

상여덤

지도상으로는 이곳이 상여덤인데 바위라고는 보이질 않는다.

이곳에서 900m를 더 가면 1390봉인 귀봉에 도착한다.

귀봉에도 정상석이 없다.

그리고 귀봉에서 또다시 900m를 내려가면 횡경재에 도착한다.

횡경재 또한 아무런 표시가 없지만 고맙게도 누군가 안내판에 횡경재라고 써놓았다.

 

횡경재

횡경재에서는 송계사로 내려갈 수 있다.

횡경재에서 점심을 먹은 후 대간 길을 따라갔다.

한 동안 편안하게 가다가 횡경재에서 1.2km 지점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계속해서 가파르게 올라가면 지봉에 도착한다.

횡경재에서 1.7km 지점이다.

 

헬기장

지봉(못봉) 정상

지봉을 못봉이라고도 하나보다.

지봉에서는 지나 온 능선이 다 보였다.

 

(지봉에서 바라본 능선)

지봉에서 가파르게 1km 정도 내려가면 월음령(월음재)에 도착한다.

 

월음령

이후 1k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대봉이다.

 

대봉 정상

(지나온 능선: 멀리 설천봉에 있는 상제루까지 보인다.)

대봉에서는 주의해서 1시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무심코 11시 방향으로 가면 투구봉으로 가게 된다.

다시 급경사를 내려갔다 올라가면 갈미봉에 도착한다.

대봉에서 1km 정도 지난 지점이다.

 

갈미봉 정상

갈미봉을 지나 대여섯 번 오르락내리락하며 2km 정도 가면 이번에는 빼봉이다.

빼봉에는 정상석이 없고 조금 더 가면 이정표에 누군가 빼봉이라 써놓았다.

 

빼봉 정상

이제는 하산길만 남아있겠지?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잔 봉을 세 개 정도 더 넘고 나서야 신풍령에 도착한다.

 

(신풍령 가기 전에 있는 중계탑)

신풍령(빼재)

빼봉을 지나며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했는데 신풍령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전화했던 기사님이 늦을 거 같아 다른 분에게 대신 가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산행하고 내려와서 택시 기다리면 안 된다면서.

와, 정말 감동이다.

신풍령에서 꼬불꼬불한 길을 20여분 내려가 무주리조트로 돌아가서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지난 한 달 동안 몸이 많이 힘들어 산행이 즐겁지 못하였다.

산행에 대한 기대나 설렘도 없어졌고 그저 빨리 하산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모처럼 행복한 산행을 하였다.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서 많이 힘들지 않았고, 봉우리들이 많기는 하였지만 가파르고 긴 내리막과 가파르고 짧은 오르막이 반복되며 고도를 낮추는 상황이라 반대 방향으로 산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했던 것 같다.

그리고 버스 출발 시간에 매이지 않다 보니 심적으로 편안하였고, 날씨까지 환상적이라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산행은 이렇게 즐기면서 해야지 무슨 극기 체험하는 것처럼 기진맥진하도록 힘들게 하니 산행을 하면서 즐겁지가 않았다.

날씨와 경치라도 좋으면 모르는데 그렇지 않을 때에는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간만 끝나면 다시는 행복하지 않은 산행은 하지 않을 거다.

대간 끝나고 정맥을 하자, 기맥을 하자, 지맥을 하자 하는데 천만의 말씀.

천천히 즐기면서 내가 가고 싶은 곳만 골라 다니며 그렇게 산행을 할 거다.

백두대간 한 번 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사실 실력도 안 되고 체력도 안 되는 나에게는 백두대간 한 번 하는 것도 기적 같은 일이다.

분수를 알아야지.

더 이상은 무리인 것 같다.

제발 대간 마지막까지 오늘 같기만 했으면 좋겠다.


* 2013년 1월 12일 덕유산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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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9월 20일 덕유산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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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봉~신풍령 20161010.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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