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0월 4일 화요일 (맑은 후 흐림)
산행코스: 덕산재 ~ 대덕산 ~ 초점산 ~ 소사고개 ~ 삼봉산 ~ 호절골재 ~ 된새미기재 ~ 수정봉 ~ 신풍령
산행거리: 대간 14.5km + 접속 0km = 14.5km
산행시간: 11:05 ~ 17:55
산행트랙:
등산지도:
비가 온다고 대장님께서 우비를 준비하라고 하셔서 휴게소에서 우비를 샀다.
하지만 덕산재에 도착하니 화창하기만 하다.
아, 대장님, 왜 또 그러세요? ㅠㅠ
오랜만에 우진 님과 켈리가 나왔다.
1년 넘게 못 본 사이에 켈리는 훌쩍 커버렸다.
이제는 완연히 처녀티가 난다.
smart lady, Kelly
단체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덕산재
저~기 대덕산이 보인다.
어휴, 저길 언제 올라가나?
(덕산재에서 바라본 대덕산)
덕산재에서 1.5km 정도 힘들게 올라가면 얼음골 약수터가 나온다.
하산길이라면 이 약수터가 상당히 요긴하겠지만 지금은 별로 물이 당기지 않는다.
얼음골 약수터
약수터를 지나면서 더 가팔라진 등로는 덕산재에서 2.3km 정도 지난 지점에서 능선에 이른다.
이후 유순해진 길을 따라 700m 정도 가면 헬기장이 있는 대덕산 정상에 도착한다.
대덕산(투구봉) 정상
대덕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초점산으로 향하였다.
산 아래는 화창하던데 이곳에 올라오니 구름 속으로 들어가 서늘하였다.
흔들리는 억새와 활짝 핀 용담, 자주쓴풀, 산부추꽃, 단풍이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용담
자주쓴풀
산부추
날이 맑다면 조망을 즐기며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오늘은 산꼭대기에 걸린 구름 때문에 별 볼일이 없다.
(대덕산에서 바라본 초점산)
대덕산에서 초점산까지는 1.5km인데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가파르게 올라간다.
초점산(삼도봉) 정상
초점산 정상에서 직진하면 수리봉으로 가게 된다.
소사고개는 오른쪽으로 꺾여 내려간다.
소사고개는 덕산재보다 고도가 더 낮기 때문에 소사 고개까지 3.2km는 그야말로 곤두박질치듯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보면 저 아래 소사마을과 올라가야 할 삼봉산이 보인다.
하지만 삼봉산 정상도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가 않았다.
(소사고개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삼봉산)
내려가는 길에 구절초가 만발하여 여심, 남심 할 것 없이 모두의 마음을 흔들었다.
구절초
임도를 만나는 곳까지는 잘 내려갔다.
그런데 이후에 알바를 하였다.
분명 삼봉산은 왼쪽에 보이는데 대장님께서는 오른쪽 길로 가라고 하셨다.
역시 산돌이 대장님 말을 믿으면 안 돼.
그러다 보니 500m가량 무주 쪽으로 갔다가 되돌아와야 했다.
소사고개에 도착하여 탑선 슈퍼에서 시원한 콜라를 사서 마셨다.
소사고개
오늘 산행 여기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ㅠㅠ
발도 아프고 다리도 너무 아파서 일어나기가 싫었다.
일행이 모두 떠난 후 할 수 없이 미적거리며 일어나 삼봉산으로 향하였다.
소사고개에서 배추밭을 지나 삼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꽃사과 과수원도 있었다.
대간꾼들을 위해 남겨놓은 꽃사과를 몇 개 땄다.
나중에 집에 가서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ㅎㅎ
꽃사과
저~기까지 3km 정도를 올라가야 한다.
각오는 했지만 너무 가파르다. ㅠㅠ
죽었다 생각하며 땅에 코를 박고 2.1km를 올라가면 능선에 이른다.
이후 암봉을 3개 넘어야 삼봉산에 도착한다.
그래서 삼봉산인가?
좁은 삼봉산 정상에는 거창에서 세운 거창한 정상석이 있었다.
삼봉산 정상
이제 신풍령까지 4.1km만 가면 된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호절골재이다.
호절골재에는 이정표가 없다.
(사진으로는 부드러운 평지 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가파른 내리막이다.)
이후 올라갔다가 평지 같은 길을 한동안 걸어간다.
좁은 등로에 미역줄나무 가지가 얼마나 무성한지 오늘 뺨 무지 많이 맞았다.
얼굴도 긁히고 눈도 찔리고 하면서 가다가 내려가면 된새미기재에 도착한다.
된새미기재
이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서 빨리 내려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나 보다.
뒤에서 오던 산우님이 날아간다고 하신다.
날아가는 게 아니라 굴러가는 건데. ㅠㅠ
수정봉이 어디인지 모른 채 지난 후 200m 정도 급. 급.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면 신풍령에 도착한다.
신풍령(빼재)
6시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하여 씻지도 못한 채 옷만 갈아입고 버스에서 곯아떨어졌다.
오늘도 무사히 한 구간 끝냈다.
이제는 남들처럼 산행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도, 기진맥진하지 않고 쉽게 산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누군가 산행의 목적은 무사히 집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저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무사히 대간 산행을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