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6년 9월 14일 수요일 (맑음)
장소: Brugge ~ Armsterdam
원래 오늘 계획은 브뤼셀을 구경하는 것인데 브뤼셀보다 브뤼헤가 훨씬 볼거리가 많다는 강력한 조언에 따라 그저께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브뤼헤를 마저 구경하기로 하였다.
브뤼셀을 갔다 오지 않는다면 시간 여유가 많으므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브뤼헤는 운하로 빙 둘러싸여 있다.
다리를 건너 브뤼헤 구시가로 들어가는 4개의 관문 중 하나인 Gentpoort를 통과하여 왼쪽으로 갔다.
(뒤에 보이는 성 같은 게 Poertoren이다.)
Gentpoort
운하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이 조깅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Poertoren이라는 화약을 보관하던 탑이 나온다.
Poertoren
Poertoren을 지나 계속 아름다운 산책로를 따라 가면 Bargeburg라는 다리가 나온다.
Bargeburg
이곳 광장에 관광버스 십여 대가 오더니 백인 관광객들을 쏟아놓는다.
서양 사람들도 단체로 버스 관광을 다니네. ㅋㅋ
다리를 건너 민네워터 공원(Minnewater Park)으로 들어갔다.
민네워터 공원(Minnewater Park)
민네워터 공원을 지나면 왼쪽으로 사쉬(Sashuis)라는 다리와 베기넨페스트(Begijnenvest)라는 해자가 나온다.
여기가 바로 <사랑의 호수>로 알려진 곳이다.
사랑의 호수(Begijnenvest)
독일어로 <minne>는 <love>라는 뜻도 있지만 <common>이라는 뜻도 있단다.
<Minnewater>에서 사용된 <minne>는 <love>라는 뜻이 아니라 <common>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란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사랑의 호수>라고 부르며 <사랑이나 꿈을 찾는 사람들이 이 호수를 찾으면 용기를 얻는다,>로 구라를 치고 있다. ㅎㅎ
어쨌거나 사람들은 <사랑의 호수>라고 굳게 믿으며 이 다리 위에서는 웨딩 촬영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월요일에 운하 관광을 할 때 이 다리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을 보았다.
(Sashuis 다리에서 사진을 찍는 커플)
이 호수 옆에는 베긴회 수녀원(Begijnhof)이 있다.
루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아직 수녀들이 살고 있는데 브뤼헤 베긴회 수녀원에서는 지금은 베네딕트회 수녀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브뤼헤 베긴회 수녀원(Begijnhof van Brugge)
베긴회 수녀원을 나와 성 요한 병원(Sint-Janshospitaal)으로 갔다.
성 요한 병원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자 숙소로 12세기에 지어졌으며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 중 하나라고 한다.
성 요한 병원(Sint-Janshospitaal)
성 요한 병원 바로 앞에는 브뤼헤 성모마리아 성당(Onze-Lieve-Vrouwekerk)이 있다.
오늘은 여권을 챙겨가지고 와서 아이들은 3유로씩에 입장권을 끊었다.
브뤼헤 성모마리아 성당(Onze-Lieve-Vrouwekerk van Brugge)
이 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Madonna and Child>가 있는데 이탈리아 밖으로 나온 미켈란젤로의 몇 안 되는 작품들 중 하나라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Madonna and Child>(가운데 조각품)
또한 이 성당에는 Burgundy 공작과 그의 딸의 무덤이 있다.
납골묘의 안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성당을 나와 지난번에 운하를 탔던 곳을 지나 마르크트 광장으로 갔다.
브뤼헤 마르크트 광장(Grote Markt van Brugge)
지난번과 달리 오늘은 마르크트 광장이라는 이름답게 장이 서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진짜 시장 한복판에 와있는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오늘 이곳에서 클럽 브뤼헤와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와의 UEFA Youth Leage 조별 축구 경기가 있다고 한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레스터 시티 팬들이 영국에서부터 이곳까지 와서 광장 곳곳에서 벌써부터 응원을 하느라 북새통이었다.
조용하던 브뤼헤가 들썩들썩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결과를 보니 클럽 브뤼헤가 2:1로 이겼다고 한다.
광장 한쪽에 있는 크라넨부르그 하우스(Cranenburg House)에 있는 Cafe Cranenburg에서 점심을 먹었다. (위 사진의 왼쪽 첫 번째 건물)
크라넨부르그 하우스는 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안 황제가 수감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크라넨부르그(Cranenburg/Craenenburg)
이번에도 이곳에서 와서 팬이 된 참치 샐러드와 새우 파스타, 와플을 먹었다.
샐러드와 파스타는 역시 훌륭했지만 와플은 별로.
(마르크트 광장에 대한 또 다른 후기는 http://blog.daum.net/misscat/259를 참조할 것)
점심을 먹고 뷔르흐 광장(Grote Burg)에 있는 시 청사를 보러 갔다.
14세기에 지어진 브뤼헤 시 청사는 고딕 양식으로 되어있는 화려한 건물이었다.
브뤼헤 시청사(Stadhuis van Brugge)
건물 정면에는 수세기 동안 수많은 조각가들이 만들어온 49개의 조각상들이 있었다.
시 청사의 회의실은 베르사이유 궁전보다도 더 화려하고 멋있었다.
회의실 옆 고문서 보관실에는 오래된 브뤼헤 지도가 있었다.
시 청사를 보고 섰을 때 왼쪽에는 법원이었다가 지금은 기록물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는 Oude Civiele Griffie가 있고, 오른쪽에는 바실리카 성혈예배당(Basiliek van het Heilig Bloed)이 있다.
Oude Civiele Griffie/Old Chamber
바실리카 성혈예배당(Basiliek van het Heilig Bloed)
바실리카 성혈예배당은 1150년 제2차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브랜들리 백작이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예수의 성혈을 모신 예배당으로 유명하다.
또 이 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승천제 행렬이 이곳에서 출발하는데, 중세 풍속을 재현하는 다양한 행렬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건물은 바실리우스 예배당(Basilius Chapel)인 지하층 교회와 성혈예배당인 1층 교회로 나누어진다.
그런데 이곳은 층수 개념이 우리나라와 좀 달라서 지하층 교회가 1층에 있고 성혈예배당은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성혈예배당
(십자가 아래에 성혈이 모셔져 있다.)
(성혈이 들어있는 유리관)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 수녀들이 단체로 피정을 왔는지 줄지어 성혈을 참관하고 있었다.
성혈을 참관한 사람들에게는 11개의 언어로 적힌 기도문을 나누어주었는데 중국어는 있어도 한국어는 없었다. ㅠㅠ
You are the source of all love,
You showed it through Jesus
who shed his blood for us.
We ask You : open our hearts,
make them as generous as yours.
Give us a heart eager to serve others.
Let us be the expression
of your smile on the world.
Amen
바로 이런 게 신앙생활인데.
이걸 보게 하시려고 여기까지 부르신 걸까?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그런 크리스천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12~13세기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된 지하층 교회는 훨씬 더 경건하고 영적으로 느껴졌다.
바실리우스 예배당(Basilius Chapel)
(예수님 표정이 너무 슬퍼 보여 마음이 아팠다. ㅠㅠ)
H.Basilius de Grote
바실리카 성혈예배당을 나온 후 마르크트 광장으로 되돌아가 성 살바토르 대성당(Sint-Salvatorskatheraal)으로 갔다.
성 살바토르 대성당(Sint-Salvatorskatheraal)
성 살바토르 대성당은 공사 중이라 어수선했다.
성당을 구경한 후 트잔트 광장('t Zand)에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을 향해 출발했다.
헨트와 안트베르펜을 지나서 네덜란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주변에는 풍력발전기가 많이 있었다.
이곳에는 1년 내내 강한 서풍이 불어서 풍력발전기가 많다고 한다.
어느새 국경을 넘어 E19에서 A16으로 갈아탔다.
(벨기에 고속도로에는 E가 붙고, 네덜란드 고속도로에는 A가 붙는다.)
네덜란드로 들어서니 도무지 산이 보이지 않는다.
산커녕 언덕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사방이 뻥 뚫려있어 굉장히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내비가 멍청한 데다 거리 번호가 없는 주소인지라 한참을 헤매다 9시가 넘어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Krijn Taconiskade, Amsterdam, Noord-Holland 1087)
숙소는 방 2개짜리 럭셔리 고층 아파트라는데, 오피스 빌딩을 리모델링한 것처럼 구조가 약간 이상했다.
그래도 넓고 깨끗하니까.
무엇보다 마르커메르(Markermeer) 호수 앞이라 아침이 되면 조망이 좋을 것 같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암스테르담 관광을 하고 브뤼셀로 가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