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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4.09.12 (산청, 진주) 집현산(578m), 칠평산(565m)

산행일시: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대둔마을 ~ 살마재 ~ 집현산 ~ 칠평산 ~ 무너미고개 ~ 오봉 삼거리 ~ 부봉 ~ 장란교
산행거리: 12.6km
산행시간: 11:11 ~ 16:26
산행트랙:

(산청, 진주)집현산, 칠평산 20240912.gpx
0.06MB

등산지도:

그제 오랜만에 클라이밍을 했더니 무릎이 아프다.
산행을 못하게 될까 봐 재빨리 한의원에 가서 무지 아픈 침을 맞았다.
산꾼들은 아픈 것보다 산에 못 다니는 것이 더 힘들지. ㅋㅋㅋ
오늘도 계속 비가 오네 마네 하다가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3시쯤 비가 오는 걸로 나온다.
제발 산행하는 동안에는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
대둔마을에 도착하자 비가 안 오는 걸로 일기예보가 바뀌었다.
야호!
우산과 우비를 차에 놔두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대장님이 조금이라도 쉽게 산행하라고 7봉부터 거꾸로 산행하는 공지를 올리셨고 대둔마을 안쪽까지 버스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난 굳이 1봉부터 산행하겠다고 되돌아내려 갔다.
어차피 원점회귀인데 왜?
misscat은 다 계획이 있거든. ㅎ

 

등로 초입에는 밤나무 군락지가 있어 땅에 떨어진 밤들이 많았다.
이 밤알 튼실한 것 좀 보소.
벌레들에게 내 몸을 제물로 바치면서 정신없이 밤을 주었다.
욕심껏 한 봉지 가득 채워 기분은 좋은데 무지 무겁네. ㅜㅜ
무겁다고 우산이랑 우비도 버스에 놔두고 왔는데 밤 때문에 배낭이 더 무거워졌다.
인생이 그렇지, 뭐.

 

들머리에서 2km 정도 올라가면 살마재가 나온다.
집현산 정상까지는 1.97km 남았다.

 

살마재

잔 봉을 오르내리다가 까알~딱, 까알~딱, 까알~딱 된비알 봉우리들을 오르내린 후 1봉인 집현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산청에 있는 집현산 정상에는 작은 전망 데크가 있는데 나무에 가려 조망이 아주 좋지는 않다.
그래도 웅석봉과 천왕봉이 보인다.

 

집현산(1봉) 정상

집현산 정상을 내려갔다가 도치샘 갈림길을 지나 올라가면 돌탑이 있는 칠평산에 도착한다.
집현산 정상에서 500m 거리다.
2봉인 칠평산은 삼면봉이라고도 하나 보다.
혹자는 삼면봉은 오른쪽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하지만 난 그냥 여기가 삼면봉이라고 믿을 테다.
조금 시원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30도가 넘는 날씨라 무지 덥다.
인디언 썸머도 아니고 9월 날씨가 이게 뭐람?
게다가 비가 온댔다가 안 오는 바람에 습도가 무지 높다.
이런 날은 되도록 쉽게 가야 한다.
그러니까 여기가 삼면봉이다. ㅋ

그런데 칠평산이 집현산 2봉이라는 말은 뭐지?
집현산 2봉이 아니라 그냥 두 번째 봉우리라는 말인가?

 

칠평산/삼면봉(2봉) 정상

칠평산에서 무너미고개까지 아주 가파르게 내려간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보니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 꼴에 초주검이 되어 올라오고 있었다.
거꾸로 타는 게 쉽다더니 아닌가?
무너미고개로 내려가는 길에 수색대님을 만나 식혜를 얻어 마셨다.
오아시스 같은 식혜다. ^^

 

무너미고개

무너미고개에서 잡풀을 헤치고 가파르게 올라간다.
하지만 무너미고개에서 칠평산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오봉 삼거리로 올라가는 게 수월한 것 같다.
오봉 삼거리에는 정자가 있다.
지도를 보니 오봉 삼거리 옆에 3봉으로 가는 능선이 있는데 육안으로는 안 보였다.

 

오봉 삼거리

이후 잠시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4봉인 부봉에 도착한다.
진주에 있는 부봉에는 산불감시탑과 제단이 있고 조금 아래에는 정자가 있다.
조망이 정말 좋아서 정자에 앉아 경치를 보며 과일을 먹으면서 쉬다가 내려갔다.

 

부봉(4봉) 정상

내 계획은 부봉에서 폐 헬기장을 지나 내려간 후 탈출로로 하산하는 것이었다.
5봉인 장군봉, 6봉인 구시봉, 7봉인 까치봉 모두 조망이 없기 때문에 구태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봉우리란 봉우리는 다 찍어야 직성이 풀렸는데 misscat 땡땡이가 많이 늘었네. ㅎ
자고로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지혜로워져야 한다. 😂 
지도에는 분명 탈출로가 표시되어 있는데 길이 묵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능선을 타고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응석사 갈림길을 지나 장군봉으로 가다가 임병수운님이 이쪽으로 가면 길이 있을 것 같다며 샛길로 들어서셨다.
진짜 거기가 샛길처럼 보이긴 했다.
샛길이 아니라 동물이동로였나?
길도 없는 곳을 헤매기보다는 장군봉 이후로는 길이 평탄하다고 하니 그냥 능선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지만 내 의견은 묵살되었다.
남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여성화하던데 임병수운님은 날이 갈수록 모험심이 더 강해져서 나보다 더 위험한 길을 선택한다.
사실 상황 판단은 내가 더 빠르지만 산행 실력이 안 좋다 보니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야 할 때가 있다.
덕분에 오늘도 오지 산행 제대로 한다.

 

폐 헬기장

(이 뒤로 감)

다행히 조금 막산을 치고 내려가자 지도에도 없는 임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게 폐 임도인지라 길이 거의 밀림 수준이다.
아, 오늘 내 다리 아작 나는구나. ㅜㅜ

 

도리저수지

잡풀을 헤치며 임도를 따라 빙빙 돌아 내려가니 마을 위 포장도로가 나왔다.
이후 도로를 따라 3km 정도 내려간다.
이 더운 날 진짜 사서 고생이네.
능선으로 갔으면 벌써 내려갔을 텐데...
뭐, 이것도 추억이 되겠지.
도리저수지를 지나 장란교로 가서 산행을 마쳤다.
그나저나 언제쯤 시원해질까?

 

생비량 유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