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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15.11.14 ~ 18 China: Yangtze Cruise(장강삼협 크루즈) (4)

날짜: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흐리고 가끔 비)
장소: 삼협(三峽, Three Gorges)댐, 서릉협(西陵峽, Xiling Gorge)
 

 

무협을 지나온 배는 밤 10시 30분경 삼협 댐에 도착하였다.

중국에서 하()라는 글자는 황하()를 가리키고, 강()이라는 글자는 장강()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다고 한다.

중국 문명은 정치의 강인 황하에서 시작하여 경제의 강인 장강에서 꽃을 피웠다고 한다.

그 경제의 강인 장강의 삼협 지역은 본래 물길이 험하여 배가 다닐 수 없고 배가 다닐 때는 양쪽 절벽에 밧줄을 걸어서 수백 명의 뱃사공들이 당겨서 가야 하는 험함 뱃길이었다.

양쯔 강의 홍수 피해를 막고 선박 운행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건설한 삼협댐으로 인해 이제는 호수처럼 잔잔한 장강삼협을 따라 유람선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삼협댐은 최대 저수량 390억 톤, 총 발전량 1,820만 kw의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이다.

이 댐을 통과하려면 5개의 갑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선박이 첫 번째 갑문으로 들어서면 열려 있던 갑문이 닫히면서 그 안의 물이 빠져나가 두 번째 갑문 내의 수위와 같게 된다.

수위가 같아지면 그다음 갑문을 열어 배를 통과시킨 후 다시 문을 닫고 세 번째 갑문 내의 수위와 같도록 물을 뺀다.

이런 식으로 하여 갑문 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물이 빠지면서 배가 엘리베이터처럼 내려가는 것이다.

갑문 하나 당 소요되는 시간은 약 45분으로 다섯 개의 갑문을 통과하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다.

 

                    <삼협/샨샤(三峽, Three Gorges)댐>

(반대 방향에서 갑문을 통과하여 나온 배)

배가 댐을 통과하는 것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갑판 위로 나갔다.

나도 나가서 기다렸는데 도무지 이 배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아하니 앞에 있는 배들이 먼저 통과해야 우리 크루즈선도 통과할 수 있을 테고 그러려면 아직도 한참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실로 내려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 후 12시쯤 다시 갑판으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배가 첫 번째 갑문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의 배들이 두 번째 갑문을 통과한 후 물을 댐의 수위와 같은 높이로 채우고 첫 번째 갑문이 열린다.

 

그러면 배가 그 안으로 들어간 후 첫 번째 갑문이 닫히고 물이 두 번째 갑문과 같은 수위로 빠지면서 배가 내려간다.

 

갑문 안쪽과 바깥쪽의 수위가 다른 것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계단식으로 배가 갑문을 하나 통과할 때마다 내려가는데, 갑문을 통과할 때는 한 번에 한 척씩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4대 또는 6대가 한꺼번에 같이 통과하였다.

 

댐의 깊이는 175m인데 물이 빠지면서 수위가 쑥쑥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눈을 감고 있으면 배가 내려간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어쨌든 기다렸다 수위가 같아지면 갑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간 후 갑문이 닫히고, 다시 물이 빠지면 두 번째 갑문이 열리기까지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첫 번째 갑문을 통과한 후 시계를 보니 새벽 2시가 다 되어 있었다.

어떤 식으로 갑문을 빠져나가는지는 보았으니 내일을 위해 잠을 자기 위해 선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결국 밤잠을 설치고 말았다.

창문을 꼭 닫고 커튼을 2개 모두 쳤는데도 불구하고 물이 빠지고 다시 차는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도무지 잘 수가 없었다.

잠이 들 만하면 쏴~쏴~ 거리고, 또 잠이 들 만하면 쏴~쏴~ 거리고,

이불을 뒤집어써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자는 둥 마는 둥 날이 밝았다.

6시 30분에 아침을 먹은 후 삼협댐을 구경하러 갔다.

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삼협댐시설공단에서 가서 검색을 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전망대가 있는 단자령 언덕으로 간다.

 

(버스를 타고 가며 찍은 갑문의 사진)

버스에서 내리면 삼협댐 모형과 상점이 있는 건물이 있다.

 

(밤새 내려온 다섯 개의 갑문의 모형)

이곳에서 댐에 관한 설명을 듣고 옥외 엘리베이터를 4개쯤 타고 전망대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언덕 위에서는 댐 상류와 하류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지만 날씨가 흐려 뚜렷하게 볼 수는 없었다.

 

(오른쪽이 댐 상류)

(배가 갑문 안에 들어간 모습.  자동차를 수송하고 있다.)

댐을 관광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크루즈선으로 돌아갔다.

 

<서릉협/시링샤(西陵峽, Xiling Gorge)>

마지막으로 서릉협 통과가 남아있다.

서릉협은 자귀에서 의창에 이르는 총길이 75km의 협곡으로 삼협 중 가장 길다.

 

협곡은 말 그대로 좁을수록 더 멋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서릉협이 이전의 두 협곡보다 더 멋있었다.

물론 더 좁은 협곡인 신녀계가 더 멋있고.

서릉협에는 삼협인가(三峽人家)라는 관광지가 있는데 새로이 각광받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삼협도 구석구석 보려면 볼 곳이 많은 것 같다.

거의 다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난 다 보고 싶다.

하지만 지구는 넓고 갈 곳은 많은데 언제 여길 또 오겠나?

이 정도 본 것으로 만족해야지.

점심 식사 후 이창/의창(宜昌, Yichang) 도화촌(Taochuacun) 부두에 도착하여 하선하였다.
다시 충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창동(宜昌東, Yichangdong) 역으로 갔다.
고속열차는 처음에 20분 지연되더니 그다음에 10분 지연, 그다음에 5분 지연되어 총 35분이 더 지나서야 출발하였다.

 

시속 150~2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는 타자마자 산으로 올라가는데 계속 귀가 먹먹했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1,500m까지 올라갔다.

1,500m 높이의 산 위에서 시속 200km로 달리는 것이다!

끊임없이 지나가는 터널과 터널 사이사이 보이는 운무에 쌓인 산간 마을들.

중국이 머지않아 우리나라를 추월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정신 차려야겠다는 위기의식이 절로 생겼다.

약 4시간 30분 후 기차는 충칭베이(北, Chongqingbei) 역에 도착하였다.

 

역도 어마 무지 크다.

아직 완공이 안 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땅 덩어리가 크고 인구도 많다 보니 하여튼 뭐든 규모 면에서는 알아줄 만하다.

호텔에서 먹은 마지막 사천 식 저녁식사는 매우 훌륭했다.

그동안 계속 삼시세끼 배에서 먹은 중국 음식들이 별로였는데 호텔이라 그런지, 어쩌면 제대로 된 현지식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맛있었다.

5성급 호텔인 이창의 Kempinsky Hotel에서 마지막 밤을 럭셔리하게 보냈다.

호텔에 오니 비로소 WiFi가 터진다.

다른 곳에서도 WiFi가 연결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free WiFi라도 항상 로그인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중국어로 되어 있어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공항에서도 중국어로 로그인을 하라는 창이 떴다.

그런데 호텔에 오니 그냥 연결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서도 로그인을 했다고 하는데 난 어쩐 일인지 로그인하지 않고 바로 연결이 되었다.

하지만 중국이라 구글은 아예 잡히지도 않는다. ㅠㅠ

대충 짐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