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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4.03.14 (가평) 장락산(627m), 왕터산(410m)

산행일시: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널미재 ~ 장락산 ~ 깃대봉 ~ 왕터산 ~ 도장골 ~ 이지펜션 ~ 미사2리 마을회관
산행거리: 10.8km
산행시간: 08:41 ~ 14:12
산행트랙:

(가평)장락산, 왕터산 20240314.gpx
0.05MB

등산지도:

가깝지만 개인적으로 가기에는 교통편이 좋지 않은 산들이 있다.
그 중 오늘은 가평에 있는 장락산과 왕터산을 간다.
들머리로 가는 길에 눈이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아이젠을 안 가져왔는데 괜찮으려나?
결과적으로는 오늘 아이젠을 안 가져간 것을 산행하는 내내 후회했다.
사당에서 1시간 30분 만에 들머리인 널미재에 도착하였다.
널미재 50m 전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다들 그쪽으로 올라가지만 난 굳~이 널미재로 가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널미재는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홍천의 경계이다.

 

널미재 가기 전에 있는 등산로 입구

널미재

널미재에서 능선으로 올라간 후 오른쪽으로 장락산을 향해 간다.
장락산 정상까지는 2.1km이다.
그런데 이정표에 <널미재 정상 200m>라고 쓰여 있는 것은 뭐지?
아까 등산로 입구에 장락산 정상까지는 3.5km라고 했는데?
그리고 널미재에서 올라온 길도 200m는 훨씬 넘는데...

 

어쨌거나 장락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적어도 500m 가량은 숨 가쁘게 올라가야 한다.
마른 낙엽이 수북이 깔린 미끄러운 가풀막을 올라가면 바위들이 나온다.
또한 산 위에는 눈이 쌓여있었는데 사실 눈이 많은 것보다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빙판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눈이 없는 곳에서도 낙엽 아래가 다 빙판이라 무척 미끄러웠다.
게다가 장락산 정상 부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암릉이라 산행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장락산

장락산 정상에서는 조망이 트이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기만 하다.
왼쪽으로는 울업산과 가평대교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샤인데일 골프장과 클럽모우 GC가 보인다.
정상에는 무슨 연유인지 온도계도 있었다.

 

장락산 정상

울업산과 가평대교(자세히 보면 보인다.)

모우클럽 GC

(현재 온도 섭씨 7도)

장락산 정상에서 아점으로 고구마를 하나 먹고 떠났다.
장락산에서 왕터산까지는 6.75km이다.
장락산에 공룡이 숨어있는 것을 몰랐네.
장락산 정상을 지나자마자 또다시 암릉이 시작된다.
왼쪽은 천 길 낭떠러지이고, 바위에는 살얼음이 덮여있어 덜덜 떨며 내려가느라 무지 애를 먹었다.
이곳에서 통일교 천정궁이 보인다.
하여튼 가평은 통일교에, 신천지에, 에덴성회에, 왜 그리 문제되는 단체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런 글 썼다고 또 신천지나 통일교에서 트집을 잡으려나?

 

통일교 천정궁

잠시 삼천포로 빠졌었는데, 장락산에서 왕터산으로 가는 능선은 시도 때도 없이 암릉이 나타나 마치 공룡능선 같았다.
바윗길에, 언 땅에...
이 산이 사람 잡는 산일세.
계속 미끄러지면서 넘어지는 통에 더 힘들었다.
아이젠도 없이 육산인 줄 알고 비브람화를 신고 간 내가 잘못이지.
4월까지는 아이젠을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
그리고 산행 전에 코스 공부를 꼭 해야겠다.

 

가평휴게소

장락산 정상에서 2.4km 가면 미사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 왕터산까지 4.35km 남았다.
그런데 왕터산까지 갈 수 있으려나?

 

미사리 갈림길

심심할 틈이 없이 불쑥불쑥 암릉이 나온다.
저 멀리 가야 할 깃대봉이 우뚝 서있다.
깃대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역시나  무지 가파르다
깃대봉은 어디건 다 가파른가 보다.

 

깃대봉

깃대봉 정상

깃대봉 정상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잠시 쉬다가 떠났다.
깃대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더 힘들었다.
2~3m의 짧은 밧줄 구간이 있는데  진짜 30분은 걸려 내려간 것 같다.
슬랩에 살얼음이 덮여 미끄러워 엄청 겁이 났다.
두려움이 드니까 도무지 발을 뗄 수가 없었다.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려운 걸 어쩌란 말인가?
그래, 나 벌벌이다!

 

(제일 힘들었던 구간)

간신히 내려가고 나니 온 몸에 힘이 빠져 평지에서도 넘어진다.
또다시 나오는 암릉 구간.
아, 내가 여길 왜 왔을까? ㅜㅜ
하지만 조망터에서 청평호를 바라보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

 

지나온 능선

화채봉은 왼쪽으로 우회한 후 산신각을 지나 왕터산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내려가서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산신각

왕터산

삼거리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대장님께서 시간이 모자라니 왕터산은 가지 말고 그냥 내려가라고 하였다.
사실 나도 기운이 다 빠져 왕터산을 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왕터산은 다음에 개인적으로 가봐야겠네."하고 혼잣말을 하였더니 그럼 빨리 갔다 오라고 하셨다.
내가 머뭇거리니까 갈 거면 빨리 가라고 재촉하시는 바람에 얼결에 왕터산으로 올라갔다.
수색대님이 주신 식혜로 에너지 보충을 하고 배낭을 벗어둔 채  힘차게 올라갔다.
왕터산 정상 부위도 암릉이다.

 

왕터산 정상

왕터산 정상을 찍은 후 부리나케 삼거리로 돌아가 하산하였다.
처음에는 완만하게 내려가서 좋아했는데 <길없음> 표지를 지나  봉우리를 넘은 후부터는 무지막지하게 가파르게 내려간다.
이게 등로야, 뭐야?
진짜 욕이 막 나온다.
다리에 힘이 없으니까 그냥 질질 미끄러지는데 안 미끄러지려고 안간힘을 썼더니 허벅지뿐만 아니라 무릎까지 아팠다.
내 다리 아작 나는구나. ㅜㅜ
홍천강 코앞까지 내려간 후 왼쪽으로 미사리로를 따라간다.

 

다리가 후들거려 미사2리 마을회관까지 2.6km 정도 걸어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아이젠을 안 가지고 간 대가가 혹독하다.
그래도 나는 중간으로 하산했다는 사실! ^^
멋모르고 갔다가 큰코다친 장락산이었다.
이후 <고래옥>으로 이동하여 숯불 닭갈비와 들기름 메밀막국수를 먹었다.
철판 닭갈비만 먹다가 숯불 닭갈비는 처음 먹어봤는데 양념이 강하지 않아 더 맛있었다.

 

음식은 맛있는데 영업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
숯불 닭갈비를 먹고 막국수를 시켰으면 당연히 후식 막국수(8천 원)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런 말도 없이 11,000원짜리 일반 막국수를 주고는 먹고 난 다음 이야기를 한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꼼수를 쓰는 것 같아 괘씸하다.
뭐, 그 식당에 다시 갈 일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