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4년 1월 4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 백산사 왕복 ~ 금오산 ~ 점곡재 ~ 깃대봉 ~ 아침재 ~ 연대봉 ~ 남해대교
산행거리: 9.6km
산행시간: 11:42 ~ 16:11
산행트랙:
등산지도:
2020년 12월에 갔던 하동 금오산을 3년 만에 다시 간다.
실수로 블로그 글을 날려서 속상했는데 이렇게 다시 쓰게 생겼네.
이번에는 연대봉까지 길게 탄다.
신백두대간 마지막 코스라나?
전체 12km 되는데다 금오산 정상까지 가파르게 올라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도 하고, 연대봉으로 올라가는 너덜길이 힘들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그새 케이블카가 생겼다!
새해 벽두부터 운이 좋네.
나는 운동하러 산에 다니는 게 아니니까 이런 케이블카 너~무 좋다. ㅎ
기꺼이 14,000원 지불하지.
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대장님과 뺀질이 9영은 신나게 케이블카를 타고 금오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없어서 한 사람이 케이블카 한 대씩 타고 올라가도 되는데 굳이~ 한 대에 다 껴 타고는 좁다고 난리를 치며 올라갔다. ㅋ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며 내려다보는 바다 조망이 멋지다.
눈을 돌려 금오산을 보니 저 가파른 곳을 이렇게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니 역시 문명의 이기를 누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부 승강장에서 내려 <금오산 하늘길>을 걸었다.
<금오산 하늘길>을 정상 부근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1.2km의 둘레길이다.
남해 망운산과 금산, 사천 와룡산, 지리산도 보인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짙게 깔려있어 산들이 마치 섬처럼 보인다. ㅜㅜ.
이후 도로를 따라 백산사로 갔다.
백산사는 남해 금산의 부소암과 비슷한 느낌이다.
백산사에는 문바위가 있는데 그동안 하도 멋진 것들을 보고 다녀서 그런지 아주 멋있지는 않았다.
백산사 문바위
문바위를 보고 금오산 정상으로 돌아갔다.(1.3km)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서 부대 아래에 정상석이 있고, 그 아래에 짚와이어와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다.
아시아 최장 짚와이어라니 저것도 타봐야 하는데...
짚와이어 승강장 앞에는 스카이워크와 황금자라상도 새로 생겼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마애불로 갔다.
금오산 정상
금오산 마애불은 작고 벽면에 새겨져 있어서 그다지 멋있지는 않지만 가는 길이니까.
금오산 마애불
이후 진바등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자마자 오지산행에 돌입하였다.
길이 분명치 않아 리본이 매여 있는데도 길을 잃기 일쑤였다.
게다가 얼마나 가파른지!
푸실푸실한 흙 위에 마른 낙엽이 덮여 있어 밟는 족족 미끄러진다.
눈도 없는 길이 이렇게 미끄러울 줄이야.
그냥 금오산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멸치 쌈밥이나 먹을 걸.
아프다는 여자가 왜 여기 와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
내 무릎 다 나가는 거 아냐?
이 길이 끝나기는 하는 걸까?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 닦을 여유도 없이 오랜만에 얼굴이 토마토가 되어 내려갔다. (사진 못 찍음)
점곡재까지 700m를 내려가는 이 구간이 오늘 산행 중 제일 힘들었다.
체감 상으로는 2km는 내려간 것 같다.
점곡재에는 반바지님의 백두대간 우듬지 종이 팻말이 붙어있다.
점곡재
점곡재 생태다리를 건너 깃대봉으로 향하였다.
산길로 치고 오를 수도 있지만 내려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임도를 따라가기로 하였다.
중턱으로 올라가면 깃대봉 철쭉군락지 표지석이 있다.
그곳에서부터는 가파른 목계단을 올라간다.
이 목계단을 올라가면 깃대봉?
아니다.
다시 가파른 갈대숲을 헤치며 올라가야 한다.
내 몸속의 감기 바이러스가 다 빠져나가길 주문처럼 읊조리며 씩씩대면서 올라갔다.
깃대봉으로 올라가는 억새밭
깃대봉 정상에는 리본들이 잔뜩 달려있고, <준. 희>님의 정상 팻말이 있다.
깃대봉에서 금오산을 바라보니 무지 높다.
저길 내가 내려온 거야? 헐!
장한지고, misscat!
깃대봉 정상
지나온 금오산
깃대봉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쉬다가 아침재로 내려갔다.
역시나 길은 안 좋지만 다행히 아주 급경사는 아니다.
아침재
아침재에서 약간 헤매다가 잡목을 헤치며 능선을 타고 올라갔다.
이후 산죽 길을 지나면 애추지역이 나온다.
생각보다는 길지 않아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너덜길을 오르면 연대봉?
역시나 아니다.
봉우리를 하나 넘고 조금 더 올라가야 연대봉이 나온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데 <준. 희님>의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백두대간 우듬지 을 종주하시는 산님들 힘힘힘 내세요!"
저런 글귀를 보면 진짜 힘이 난다.
감사합니다, <준. 희>님.
지나온 금오산과 깃대봉
연대봉에는 정상석과 커다란 돌탑이 있다.
산행을 시작할 때보다는 미세먼지가 많이 사라져 조망이 좋았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광양제철소, 광양 백운산도 보인다.
연대봉 정상
사천 와룡산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망운산(오른쪽)
광양 제철소
지나온 금오산과 깃대봉
연대봉에서 귤을 하나 먹으며 쉬다가 구노량으로 내려갔다.
1.4km를 계속 내려가다 보니 허벅지가 뻐근할 지경이었다.
남해대교
남해대교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근처 횟집에서 싱싱한 자연산 회와 산 낙지를 먹었다.
먹느라 급급해서 사진은 못 찍음.
어? 콧물이 멈췄네.
왠지 감기가 나은 느낌. ㅎ
식사를 마치고 나와 낙조를 보고 올라왔다.
봄 날씨처럼 날씨도 좋아 더욱 행복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범이님이 백덕산에서 추락사했다는 수식을 들었다.
사고는 산행을 잘한다고 안 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낸 것도 하나님의 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