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2024.01.11 (인제) 한석산(1,117m)

산행일시: 2024년 1월 11일 목요일 (흐린 후 맑음)
산행코스: 장승고개 ~ 한석산 ~ 피아시 계곡 ~ 피아시 계곡 입구
산행거리: 12.1km
산행시간:  09:42  ~ 14:19
산행트랙:

(인제)한석산 20240111.gpx
0.06MB

등산지도:

(빨간선으로 진행)

 

오늘은 산행이라기보다는 트레일 워킹을 하러 간다.
장승고개에 내리니 가늘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하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산행을 시작하였다.

 

장승고개

한석산 정상까지는 임도를 따라간다.
초반 3km 정도는 능선으로 갈 수도 있는데  이제 다들 꾀가 나는지 두 사람 빼고는 모두 임도로 갔다.
장승고개에서 한석산 정상까지 6km 되는 임도는 인제천리길, 백두대간 트레일과 겹치기도 한다.

 

6km나 되는 임도를 걷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는데 눈이 수북이 쌓여있어 걷기 좋았다.
길가에 천사도 하나 만들어놓고 간다.
오랜만에 상고대도 보고.

 

날씨가 좋으면 설악산과 안산, 가리봉이 보인다는데 오늘은 잔뜩 흐려 조망은 포기해야 한다.
간이 아이젠을 했더니 계속되는 눈길 오르막에 나도 모르게 벗겨져서 아이젠을 찾으러 다시 내려가기도 했다.
뭐, 그래도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한석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송신탑이 있다.

 

한석산 정상

이후 10m쯤 오던 길로 되돌아가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이제부터는 오지산행이다.
원래도 잡목이 덮여 길이 분명하지 않은 곳인데 눈까지 와서 길 찾기가 더 힘들었다.
사실 이곳에는 등로라고 불릴만한 길도 없다.
그저 방향만 보고 길을 만들며 가는 것이다.

무작정 앞 사람만 따라가다가 단체로 알바를 하기도 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야겠네.
역시 목요산행은 내 모험심을 자극하는군.ㅎ

 

내려가다가 또 아이젠이 벗겨졌다.
가파른 내리막 중간이라 아이젠을 다시 할 수도 없어 그냥 내려갔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눈길이 미끄럽지 않았다.
이런 눈은 스키 타기 진짜 좋은데.
예전에 캐나다에서 귀국하면서 야심차게 살로몬 스키를 사 왔었는데 몇 번 쓰지도 않고 처박아두었다가 몇 년 전에 처분을 하였다.
괜히 버렸나?
지금이라면 잘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임도를 만나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산길로 치고 내려갔다.

 

임도 합류점

가파르게 내려가면 계곡을 만난다.
여기가 피아시 계곡인가?
계곡은 더 길 찾기가 힘들어 이리저리 헤매며 내려갔다.
대간 산행을 할 당시 폭설로 인해 신배령에서 조개골로 탈출했던 생각이 난다.
그곳도 길이 분명치 않아 해가 진 후에도 알바를 하는 통에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는데 난 두렵기 보다는 그 모험이 그저 신났다.
오늘도 뽀각거리며 밟히는 눈 소리를 들으면서 신나게 내려갔다.
어쩌다 보니 만년 후미 misscat이 선두가 되어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내며 가기도 하고. ^^
다시 임도를 만난 후 피아시 계곡을 따라 피아시 계곡 입구까지 내려가서 산행을 마쳤다.

 

오랜만에 원 없이 눈길을 걸어 좋았다.
이후 인제로 가서 손두부 조림을 먹었다.
방송에도 나온 유명한 집이라는데 너무 매워서 나는 속에서 불이 나 뚜껑이 열리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