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서운노송공원 ~ 미량골 ~ 삿갓봉 ~ 운학3리 마을회관
산행거리: 8.3km
산행시간: 09:37 ~ 12:28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주는 춥다고 산행을 취소하고 한 주 걸러 원정산행을 간다.
춥다고 산행을 안 가다니 나도 이제 열정이 식었나 보다.
하지만 지난주 산행이 엄청 힘들었다고 하니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안 간 곳을 다른 사람들이 힘들게 산행했다고 하면 왜 기분이 좋을까?
역시나 인간은 죄인이다. ㅋ
서운노송공원에 내리니 영하 6도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서운노송공원에는 멋진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야 솔고개 소나무를 따라올 소나무가 없지만 이 소나무도 꽤 멋있다.
서운노송공원
서운노송공원에서 20m쯤 가서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넌다.
운학3리 마을회관 앞에 공터가 있으니 다리 앞에서 내려줘도 되는데...
이후 2km 정도 운학큰골임도를 따라간다.
콧김에 눈썹과 머리에 성에가 생겼다.
이후 산길로 들어서 역시나 약간의 알바.
오지 산행은 으레 그러니까 상관없는데 이게 길 맞아?
대장님이 길이라니까 따라가긴 하는데 하, 길이나 아니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임도를 만나면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역시나 초입부터 험난하다.
영월 쪽 산들이 왜 다 이리 까칠할까?
무지막지하게 가파르게 올라가서는 암봉을 우회하여 간다.
우회길이라고 전혀 쉬운 건 아니다.
단풍산 가는 길 같다.
잘난 척하고 어제, 그제 산행을 해서 기운이 없어 그런지 아이젠을 해도 계속 미끄러지며 올라갔다.
정상석이 두 개 있는 삿갓봉 정상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지만 겨울이라 가지가 앙상해 그나마 좀 주위가 보이기는 한다.
삿갓봉 정상
화채봉까지 가야 하지만 화채봉에서도 조망이 없다고 하여 망설임 없이 바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일행들은 화채봉을 향해 가고 나는 삿갓봉에서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내려갔다.
초반부터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계속 이렇게 가파르면 어쩌나?
삿갓봉 정상에서 내려온 길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능선을 타고 잔 봉을 오르내리며 가는 길이라 올라온 길보다 오만 오천 배는 좋았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기분 좋게 걸어가다 여유 있게 천사도 만들고 눈사람도 만들면서 쉬엄쉬엄 내려갔다.
마침 심마니 두 분을 만나 길 안내도 받고, 이후로는 그분들이 올라온 발자취를 따라 내려갔다.
임도로 내려서는 길은 역시나 가파르다.
임도로 내려온 길
오른쪽으로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가 왼쪽 산길로 들어서 다시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이번에는 동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운학3리 마을회관으로 돌아가 산행을 마쳤다.
주위에 화장실이 없어 마을회관에 들어가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 마을회관에는 40대 아주머니들이 모여 있었다.
마을회관에 갈 때마다 항상 70 ~ 80대 할머니들만 보다가 젊은(?) 분들을 보니 신기할 정도였다.
할머니들이라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텐데 젊은 사람들이라 오히려 어색해서 화장실만 사용하고 나왔다.
4시간을 기다려 일행들이 다 내려온 후 버스로 이동하여 어탕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이런 시골구석에 이런 맛집이 있다니!
산행은 별로였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오늘 산행도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