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3년 3월 2일 목요일 (점차 맑아짐)
산행코스: 아침재 ~ 칠봉산 ~ 오봉산 ~ 영대산 ~ 깃대봉 ~ 구름재 ~ 성수산 휴양림
산행거리: 15.3km
산행시간: 10:12 ~ 16:05
산행트랙:
등산지도:
트레이너가 바디프로필을 찍을 때까지는 등산을 자제하라고 얘기했지만 예약한 원정산행은 가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임실에 있는 4개의 산을 종주한다.
칠봉산, 오봉산 등 산 이름을 보면 오르내림이 많을 것이라는 게 예측이 된다.
하지만 대장님 말씀으로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하시며 15km 산행에 6시간 30분을 주셨다.
아침재에서 내리니 바람이 불고 쌀쌀해서 다시 겨울이 온 것 같다.
패딩을 입은 채로 왼쪽에 있는 등산로로 올라간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가파르게 올라간다.
아침재 등산로 입구
아침재에서 760m 올라가면 전망이 없는 전망데크가 나온다.
전망데크에서 잔 봉을 오르내리며 1km 정도 가면 떨어진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20m 정도만 가면 칠봉산 정상이다.
조망이 없다.
칠봉산 정상
이정표로 되돌아가 칠봉산을 내려간 후 가파르게 올라가면 역시 떨어진 이정표가 나온다.
칠봉산에서 430m 지점이다.
분통골 갈림길
처음에는 이곳이 분통골 정상인줄 알았는데 분통골 정상은 이곳에서 왼쪽으로 50m 정도 가야 한다.
가는 도중에 멋진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는 돌아오는 길에 올라가 보기로 하고 분통골 정상으로 갔다.
오봉저수지와 고덕산, 내동산이 보이는 조망터이다.
분통골 정상에서 이정표로 되돌아가는 길에 전망바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전망바위에서는 지나온 칠봉산이 보인다.
전망바위
분통골 정상
오봉저수지와 고덕산, 내동산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칠봉산
다시 파도를 타듯 능선을 오르내리며 간다.
잔잔하다가 거세어지다가 한다.
왼쪽으로는 고덕산, 내동산, 마이산이 보인다.
조금만 더 깨끗하다면 마이산이 선명하게 보일 텐데...
내동산과 마이산
가다 보면 또 떨어진 이정표가 나온다.
왜 여긴 이정표가 죄다 떨어져있지?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20m쯤 가면 오봉산 정상이다.
역시 조망이 없다.
오봉산
오봉산 정상에서 이정표로 돌아가 가파르게 내려간다.
그리고 가파르게 올라간다.
오르내림이 힘들지 않다고 하셨는데 힘든 걸?
가파르게 오르내리며 가면 666고지로 표시된 영대산 정상이 나온다.
이곳은 임실 영대산이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410m 가면 장수 영대산이다.
임실 영대산 정상
임실 영대산에서 점심을 먹고 뒷재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장수 영대산에 갔던 대장님이 오셔서 장수 영대산에 갔다 오라고 하셨다.
가볼까 하고 조금 가다 보니 내려갔다 올라가야 하네.
안 그래도 오르내림이 많은 산인데, 난 오늘 임실에 있는 산들만 산행하련다.
미련 없이 뒷재로 향하였다.
영대산 정상에서 뒷재까지는 230m이다.
뒷재
가파르게 내려간 후 뒷재에서 직진하여 깃대봉까지 또 파도타기를 한다.
이번에는 파도가 꽤 거세다.
이렇게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르내려야 하는 산을 대장님은 뭐가 쉽다고 하시나?
마지막에 안부에서 깃대봉까지 올라가는 길은 완전히 죽음의 구간이었다.
가파르게 올라간 후 벌목지대를 통과한다.
나무들이 없어서 조망은 좋다.
저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이후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다.
게다가 낙엽은 왜 그리 많은지...
어찌나 힘든지 처음에는 진짜 있는 욕, 없는 욕이 다 나올 정도로 화가 나다가 나중에는 체념하고 무념무상으로 올라갔다.
안부 삼거리
맨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지리산
지나온 영대산
깃대봉 정상에 도착해서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직도 7km 정도 더 가야 하는데 2시간밖에 안 남았으니 아무래도 구름재에서 탈출해야겠다.
아니다 싶을 때는 깨끗하게 포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깃대봉 정상에서는 장수 팔공산이 보인다.
깃대봉 정상
장수 팔공산(왼쪽)
가야 할 능선
깃대봉에서 널브러져 쉬고 있는데 대장님이 헉헉대며 올라오셨다.
이렇게 힘든 산인 줄 몰랐다며 70시간 30분을 주었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제야 그걸 아시면 어쩌나. ㅜㅜ
그러면서 대장님도 중탈 하겠다고 하셨다.
깃대봉에서 가파르게 내려선 후 다시 봉우리를 2~3개 넘으면 구름재에 도착한다.
구름재
구름재에서 직진하면 성수산으로 간다.
성수산에서는 마이산이 더 잘 보일 텐데...
하지만 성수산으로 가면 버스 출발 시간에 늦을 테니 이곳에서 하산해야만 한다.
오면서 마이산을 봤으니 그걸로 만족하자.
구름재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다행히 그다지 가파르지는 않다.
1.5km 내려가면 정자가 있는 휴게 쉼터 만난다.
휴게 쉼터에서 임도를 따라 꼬불꼬불 2.1km 내려가면 성수산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서 900m 올라가면 상이암인데 오늘은 더 이상 올라가는 건 싫다.
성수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 힘든 산행을 끝냈다.
버스 출발 시간보다 25분 정도 미리 내려가서 배낭 정리를 한 후 쉬고 있는데 출발 시간이 되어도 사람들이 4명밖에 안 왔다.
결국 30분이나 늦게 출발하게 되었는데 이러면 중탈 한 사람이 화가 나지.
30분 늦게 출발할 것 같았으면 나도 성수산에 갈 수 있었는데. ㅜㅜ
하지만 안 가길 잘했어.
버스에 앉아있는데 머리가 핑 돌며 정신을 잃을 뻔했다.
의도치 않게 요새 자꾸 살이 빠지더니 오늘은 41.4kg을 찍었는데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바디프로필 찍으려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면 안 되니까.
상경하기 전 임실치즈마을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식단 관리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치즈해물순두부찌개에 흰쌀밥 한 공기를 먹었다.
아, 당 떨어져서 죽을 뻔했네.
나뿐만 아니라 대장님을 비롯하여 오늘은 다들 힘들다고 난리였다.
이제 나이 생각하고 제발 무리하지 말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