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3년 2월 9일 목요일 (흐림)
산행코스: 원창고개 ~ 수리봉 ~ 대룡산 ~ 갑둔이고개 ~ 명봉 ~ 순정마루 ~ 구봉산 ~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
산행거리: 17.8km
산행시간: 09:10 ~ 16:0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가까운 춘천으로 간다.
선수들은 금병산에서부터 출발하고 나 같은 초보는 원창고개에서 출발한다. ㅎ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니까 꽤 춥다.
원창고개에서 샬롬하우스 요양원 쪽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600m 가서 이정표와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수리봉까지는 2.5km이다.
원창고개
산길을 돌아 명부정사 옆을 지나 올라간다.
조금만 올라가도 조망이 좋다.
강원도라 그런지 등로에는 눈이 쌓여있었다.
덕분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눈길을 하루종일 원 없이 걷게 되었다.
원창고개에서 2.6km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10m 정도만 가면 전망대가 있다.
금병산과 그 뒤로 삼악산이 보인다.
금병산(왼쪽), 삼악산(가운데)
500m 더 가면 수리봉에 도착한다.
수리봉 정상에도 전망대가 있다.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삼악산이랑 몽가북계 능선, 그 뒤로 화악산이 보인다.
오른쪽 멀리 용화산도 보인다.
수리봉 정상
수리봉을 가파르게 내려간 후 마음이 평안해지는 눈길을 따라간다.
수리봉에서 1.4km 가면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눈길을 걷는 것은 좋은데 다져지지 않아 걷기가 쉽지는 않다.
산길을 3km 정도 지나면 군부대도로를 만난다.
운탄고도 같은 길을 1km 이상 걸어간다.
이런 길을 지프차를 타고 달려보고 싶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랭글러 선전을 보면 오프로드를 달리는 모습들이 정말 멋지던데...
<정상 0.4km> 이정표에서 오른쪽 산길로 올라가면 태극기가 휘날리는 대룡산 정상에 도착한다.
대룡산 정상에도 전망데크가 있다.
조망이 빼어나다.
전망대에서 쉬고 있던 춘천 시민께서 아래에 물안개가 낀 날 올라오면 더 멋있다고 한다.
정말 그렇겠네.
그 분과 수다를 떨다 명봉으로 향하였다.
대룡산 정상
이후 제1활공장 갈림길에서 혹시나 멋진 활공장이 있을까 하여 활공장으로 올라갔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 활공장은 보이지 않았다.
제1활공장
지나온 대룡산(송신탑 근처)과 수리봉(맨 오른쪽)
제1활공장을 내려간 후 갈림길에서 제2활공장 쪽으로 갔다.
쭉 내려가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잠시 임도를 따라가다 오른쪽에 있는 산길로 들어섰다.
명봉까지는 아직 1.7km가 남았다.
갑둔이고개까지 계속 내려간 후 명봉을 향해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거리가 있다 보니 꽤 오르내려야 한다.
가파르게 올라가면 명봉이다.
대룡산에서 3.7km 지점이다.
갑둔이고개
명봉 정상
명봉에서 700m 가면 순정마루 전망대가 나온다.
역시나 조망이 빼어나다.
날씨가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최고일 텐데...
순정마루
삼악산과 화악산 방향
용화산 방향, 오른쪽은 가야 할 구봉산
순정마루에게 또다시 가파르게 내려간다.
구봉산까지는 3.1km 남았다.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저기 올라가면 구봉산일까?
그러기엔 거리가 너무 짧은데.
아니나 다를까?
여긴 연산봉이란다.
연산봉 정상
저기 보이는 저 산이 구봉산이다.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간다.
구봉산은 말 그대로 올망졸망한 봉우리가 아홉 개다.
이런 게 정말 사람 죽인다.
눈이 쌓여있고 오르내림이 많은 데다 먹을 것도 제대로 준비를 안 해서 이미 지친 탓에 높지 않은 아홉 개 봉우리를 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시간도 많이 지나 아무래도 내려가서 닭갈비를 먹으려던 야무진 꿈은 버려야 할 것 같다. ㅜㅜ
여덟 번째 봉우리에 구봉산 전망대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구봉산 정상에 갔다가 되돌아와 이곳에서 내려가야 한다.
구봉산 정상은 참호 위에 있다.
구봉산 전망대 갈림길이 8번째 봉우리
구봉산 정상
8봉으로 돌아가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로 내려가는 길은 최악이었다.
구봉산을 오르면서는 눈이 없어 아이젠을 벗었는데 전망대 휴게소로 내려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눈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얼마나 가파른지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아, 내 도가니 다 나가겠다. ㅜㅜ
허기가 져서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서 허겁지겁 먹고는 버스를 타고 기절해버렸다.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
금병산에서 시작한 사람들 중 반은 중탈하고 반만 완주를 하였다고 한다.
그것도 30분을 늦춰서.
그러게 24km에 7시간 30분을 주면 어떡하냐고요!
오랜만의 긴 산행에 오르내림이 많은 눈길을 걷느라 힘들었지만 겨울이 가기 전 원 없이 눈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봉우리마다 조망이 좋아 힘든 산행을 잠시,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이렇게 힘든 산행을 할 때마다 말씀을 묵상하게 된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전도서 3:1 ~ 8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He makes all things beautiful in His time."
내게 허락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