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3년 1월 4일 수요일 (맑음)
장소: 여수섬섬길 드라이브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는 벌써 사우나에 가고 안 계셨다.
엄마가 사우나에서 무려 두 시간이나 보내고 오신 후 호텔에서 느지막이 조식을 먹고 쉬다가 택시를 불러 <여수섬섬길> 드라이브를 하였다.
(운전하기가 싫어서 이번에는 택시만 타고 다닌다. ㅎ)
여수에 왔으니 어디든지 가긴 가야 하는데 걷기를 힘들어하시니까 어디를 갈까 머리에 쥐나게 고민을 하였다.
어제 조금 걸은 것 가지고도 허리가 아프다느니, 다리가 아프다느니 엄살이시다.
오늘 또 걷자고 할까봐 지레 연막전을 펴시는 것이다.
그 속을 다 알지만 나도 더 늙으면 그렇게 될 수 있겠다 싶어 그냥 드라이브를 하기로 하였다.
<여수섬섬길>은 여수 돌산에서부터 고흥 영남까지 11개의 해상교량으로 연결되는 길을 말한다고 한다.
이 중 현재 7개의 교량이 개통되어있다.
웅천에서 화양면으로 간 후 화양조발대교를 건너 조발도를 지나고, 둔병대교를 건너 둔병도를 지나고, 낭도대교를 건너 낭도를 지나고, 적금대교를 건너 적금도를 지나고, 팔영대교를 건너 고흥까지 간 다음 되돌아왔다.
되돌아가는 길에는 적금도에 있는 적금공원과 조발도에 있는 섬섬여수 힐링쉼터를 들렀다.
적금공원
팔영대교
섬섬여수 힐링쉼터
둔병대교
이 다리들마다 야간 조명이 설치되어있다고 하니 밤에 드라이브해도 좋을 것 같다.
엄마를 호텔로 모셔다 드리고 혼자 어제 갔던 장도를 한 바퀴 돌았다.
호텔에서 왕복 5km 정도니까 산책하기 딱 좋다.
이번에는 둘레길로 돌았다.
어업구역이라고 출입 금지해놓았지만 해변을 따라 돌아도 될 것 같다.
해변에는 굴을 따는 어민들이 있었다.
도시에 있는 해안인데도 물이 너무 맑아서 이곳 해산물은 마음 놓고 먹어도 될 것 같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이 길이 남파랑길 55코스였다.
언제 여건이 된다면 남파랑길을 쉬지 않고 쭉 이어서 걸어보고 싶다.
걷다가 근처에서 자고, 일어나서 또 걷다가 근처에서 자고.
90개 코스 1,470km니까 적어도 두 달은 걸리겠네.
너무 힘들려나?
<이순신 마리나>를 지나가는데 난간에 영정 사진과 화분이 놓여있었다.
누군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인가 보다.
아직 한참이나 젊은 사람인데 그 부모 마음이 오죽할까? ㅜㅜ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야겠다.
호텔에서 마냥 쉬다가 근처에 있는 <부일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500m도 안 되는 거리인데 엄마는 가는 내내 너무 멀다고 징징거리신다.
아이고, 오마니. ㅜㅜ
이 동네 맛집인지 5시 조금 지나서 갔는데도 벌써 손님들이 있었고 30분도 안되어 식당이 꽉 찼다.
갈치조림을 먹었는데 간이 세지 않아서 좋았다.
조림 국물에 밥까지 비벼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갔다.
이번 여행은 호텔을 너무나 애용해서 호텔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