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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5.08.18 (가평) 화악산(1,468m)

산행일시: 2015년 8월 18일 화요일 (맑은 후 흐려짐)
산행코스: 삼팔교 ~ 조무락골 ~ 중봉 ~ 조무락골 ~ 삼팔교
산행거리: 13.2km
산행시간: 09:20 ~ 18:35
산행트랙:

(가평)화악산__20150818.gpx
0.07MB

등산지도: 

 

알탕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산행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화악산으로 향하였다.

삼팔교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였다.

 

2013년 8월 말에 왔을 때는 등산하느라 정신이 없어 주변을 둘러보질 못했는데 이번에 올라가면서 보니 야생화가 많이 피었다.

 

비비추

꽃범의 꼬리

쉬땅나무

사위질빵

닭의장풀

풀협죽도

키보다도 한참 높이 자란 칡넝쿨에 가지마다 꽃이 피어있었다.

 

칡꽃 

그리고 망태버섯도 보았다.

 

망태버섯 

조무락산장에서 오른쪽으로 화악산 표시가 있기에 그쪽으로 가다가 차를 타고 내려오는 아저씨를 만났다.

화악산 방향을 물으니 말도 없이 손가락으로 오른쪽을 가리키신다.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가다 보니 계곡 옆 공터가 나오는데 더 이상 길이 없었다.

계곡 옆 평상에 앉아있던 젊은이에게 길을 물으니 되돌아 올라가서 직진하란다.

그래서 다시 돌아서 올라가 보니 아까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던 아저씨가 차를 타고 내려오던 집이다.

아마 자기 마당을 통과하는 게 싫어서 돌아가라고 했나 보다.

어쨌든 가다보면 계곡 옆 공터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

그런데 그 젊은이는 왜 또 되돌아 올라가라고 했지?

이 동네 사람들 이상하네.

가까운 길 놔두고 왜 빙빙 돌게 만드나?

동네 인심이 별로 안 좋은가?

어쨌든 원래는 언니통봉을 거쳐 중봉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길을 못 찾아 결국에는 조무락골로 올라가게 되었다.

석룡산 갈림길을 지나고,

 

복호동폭포 갈림길을 지나서 중봉 갈림길까지 올라갔다.

 

삼팔교에서 중봉 갈림길까지는 조무락골을 따라 4.1km 정도 꾸준히 올라가야 한다.

경사는 그리 급하지 않지만 너덜길이라 걷기가 아주 수월하지는 않다.

하지만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가는 길이 상쾌하다.

게다가 오늘 여기는 덥지도 않다.

 

중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역시 너덜길을 따라 2km 정도 올라가면 중봉이다.

아래 표지판이 있는 곳부터 본격적으로 화악산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km 이상을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오랜만에 힘들게 산행한다.

 

사진에선 평지처럼 보이는데 이게 엄청난 급경사다.

이따가 다시 이 길로 내려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갔다.

중봉을 500여 미터 남겨두고 조망이 트인다.

 

군부대가 위치한 화악산 정상이 보이고 뭐라 방송하는 소리도 들린다.

애기봉에서 오는 갈림길을 지나 중봉을 향해 가는 길에는 흰진범과 눈개승마, 미역취, 동자꽃, 배초향이 많이 피어있었다.

 

흰진범

눈개승마

동자꽃

배초향

그리고 뜻하지 않은 반가운 친구들을 만났다.

고산에서 자라는 용담목의 과남풀과 역시 고산지대 깊은 숲에서 자란다는 금강초롱 군락지를 만났다.

 

과남풀 

금강초롱 

기대하지 않았던 금강초롱과 과남풀 꽃을 보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았다.

덕분에 올라오느라 기진맥진했던 것이 눈 녹듯 사라졌다.

중봉에는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중봉 정상

혼자 애기봉 쪽에서 오신 여산우를 만났는데 그쪽은 계속 공사 중이라고 한다.

뭘 어떻게 공사하는지 모르겠지만 공사가 끝나면 길이 좀 편해지려나?

중봉에서 북봉까지는 군사 시설이 있어 통행금지이다.

 

날씨는 그다지 맑지 않지만 애기봉과 석룡산 조망을 즐기기엔 무리가 없었다.

 

계곡에 내려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었지만 이미 1시가 넘어 중봉에서 조금 내려간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 점심은 목살구이. ㅋㅋ

장장 한 시간이나 푸짐하게 점심을 먹었다.

가만히 앉아서 점심을 먹다 보니 으슬으슬 추워졌다.

여름이 가려나보다.

앞으로 반바지와 민소매 티셔츠는 안 입어도 될 것 같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은 예상했던 대로 고역이었다.

특히 내리막길에 취약한 나는 그 긴 급경사 내리막길을 벌벌 떨며 내려가느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얼굴이 불타는 것 같았다.

언제쯤 나아지려나?

산우님들은 일단 몸무게를 늘려야 한다고 하신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육량은 그대로이고, 기초대사량이 부족하다는데 살찌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네. ㅠㅠ

어쨌든 또다시 몇 번을 쉬어가며 내려가서는 계곡을 만나는 지점에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간식을 먹었다.

 

이후 방림고개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 내가 쌍폭포라고 이름 붙인 곳에서 또다시 놀았다. 

 

오늘이 올해 마지막으로 알탕을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은데 벌써 물이 너무 차가워 할 수가 없어서 무척 아쉬웠다.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쿠키로 마무리를 하고 계곡을 떠났다.

전혀 호랑이 같이 안 보이는 복호동폭포를 구경하고,

 

복호동폭포 

삼팔교로 내려가서 산행을 마쳤다.

쉬는 시간이 세 시간이 되었던 여유만만, 희희낙락 산행이었다.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야생화로 인해 즐거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