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8월 3일 월요일 (흐림)
산행코스: 광덕고개 ~ 백운산 ~ 봉래굴 ~ 백운 계곡 ~ 흥룡사 ~ 백운교
산행거리: 8.7km
산행시간: 09:25 ~ 15:2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 목요일 설악 백운동 계곡을 갔다 온 이후 후유증이 심하다.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들다.
너무 무리했나?
겁이 많아서 미끄러질까 봐 힘을 잔뜩 줬더니 더 힘든 거 같다.
남들은 다 즐거웠다고 하더구만. ㅠㅠ
로봇처럼 뻣뻣한 몸으로 오늘은 포천 백운산을 향해 떠났다.
대장님께서 광덕고개에서 올라가는 길은 완만하다고 하신다.
그 말을 믿어야지.
광덕고개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짧은 계단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정상까지 3.2km다.
막바로 30m 정도 거친 오르막이다.
아니, 완만하다더니 이게 뭐야?
초반부터 힘을 빼내.
양 옆으로 참호가 많이 있었다.
군인들도 나와 앉아있고.
이런데 우리가 등산해도 괜찮은 건가?
능선에 이르니 오, 정말 완만하네.
그런데 이 산이 짧게 치고 오르기를 반복한다.
20~30m 급경사 오르막 다음에는 이런 길이 나오고,
또 짧게 치고 오른 후에는 이런 길이 나오고.
이러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헬기장에 있는 정상에 도착하였다.
백운산 정상
좀 힘드나 하면 평지 길이 나오고, 또 좀 힘드나 하면 평지 길이 나와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게다가 날씨가 너무 시원하다.
흐리고 바람도 부는 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비구름을 몰고 오는 바람이 이렇게 고마울 줄이야.
이곳에는 병조회풀과 동자꽃, 도라지 모시대가 많이 피어있었다.
도라지 모시대
그리고 비가 와서 그런지 버섯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하얀 버섯,
빨간 버섯,
노란 버섯,
땡땡이 무늬 버섯,
애기 버섯,
대왕 버섯,
나무에 핀 버섯,
바위에 핀 버섯,
혼자 나온 버섯,
같이 나온 버섯.
그런데 제일 특이한 것은 이 버섯이다.
달걀버섯
처음에는 누군가 장난으로 방울토마토를 올려놓은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버섯이다!
달걀버섯이라고 한단다.
실컷 버섯 구경을 하며 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은 정상에서 도마치봉으로 가고 내가 혼자 가는 것을 걱정한 보병궁 대장님과 둘이서 흥룡사 쪽으로 내려갔다.
오늘은 무리하지 말아야지.
아, 그런데 이 길이 장난 아니다.
처음에는 괜찮은가 싶었다.
그런데 점점 가팔라지더니 봉래굴 갈림길을 지나서부터는 거의 절벽 수준이다.
용문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저리 가라이다.
1.5km 정도를 힘겹게 내려갔더니 봉래굴이 나왔다.
봉래굴
특별히 이 굴을 보려고 이쪽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고 이쪽이 짧은 코스라고 해서 그런 건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나 때문에 보병궁 대장님께서 오늘도 고생을 하셨다. ㅠㅠ
100m 정도 더 내려가니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물이 보인다!
비가 와서 수량이 많아 계곡이 정말 좋다.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놀다가 내려갔다.
4시까지 오라고 하셨는데 아직 2시도 안되어 계곡에서 놀다 가다를 반복하였다.
오늘은 나도 알탕을 해보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왔는데 덥지가 않아서 도저히 알탕은 못하겠다.
폭포라 이름 붙은 이정표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서늘하다.
수백 미터, 수천 미터 되는 외국의 폭포들보다 역시 우리나라 폭포가 난 좋다. ^^
오히려 날이 더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물속에 풍덩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네.
흥룡사를 지나 백운교로 내려갔다.
흥룡사
봉래굴로 내려가는 길만 뺀다면 여름철 산행지로 좋은 백운산과 백운 계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