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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22.05.23 ~ 06.02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일지

20일 새벽 1시30분, 작은 애가 귀국하여 공항에서 픽업하여 왔다.
작은 애도 3차 접종까지 했고, 미국에서 출국 전 PCR 검사 결과 음성이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차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하며 왔다.
오전에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했고, 21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에 있는 작은 애 룸메이트가 확진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 애는 안 옮은 건가?
하지만 오후부터 열이 나며 목소리가 이상해서 자가진단검사 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양성이 나왔다.
22일 다시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하고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차 5/23 월요일
작은 애가 확진된 후 가족들이 모두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몸이 피곤하다 싶더니 오후부터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 생기며 목이 칼칼하기 시작하였다.
아, 나도 걸렸나 보다. ㅜㅜ
걸리지 않은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피신을 하고 작은 애와 나만 편하게(?)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하게 되었다.
저녁부터 증세는 더 심해져 타이레놀을 먹고 잤다.
작은 애가 온 날이 20일이고 나에게 증상이 나타난 날이 23일이니까 잠복기가 3일 정도 되는 것 같다.

2일차 5/24 화요일
확진 통지서를 받고, 내과에서 비대면 진료로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40도까지 올라가던 열은 약을 먹으니 금방 내려갔고 통증도 한결 수그러들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었다.
아직까지는 목도 크게 아프지 않았다.

3일차 5/25 수요일
좀 나아진 것 같은데 대신 인후통은 점점 더 심해져서 침을 삼키기가 힘들 정도였다.
목소리도 가라앉아 잘 나오질 않는다.
가래도 생기고, 가래 때문에 기침도 나고.
그래도 근육통과 열은 거의 사라진 것 같아 어떤지 보려고 저녁에는 진통해열제를 먹지 않고 잤다.
이런! 나았다고 생각한 건 약발이었나 보네.
밤새 으슬으슬 춥고 온 몸이 아파 고생을 했다.
허리, 손목, 무릎, 갈비뼈가 특히 아팠다.

4일차 5/26 목요일
아침에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새로 처방받았다.
그런데 이 약은 먹기만 하면 곯아떨어진다.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자고, 저녁 10시가 되어 일어나서 저녁을 먹었다.
거의 신생아 수준이네.
약을 먹으면 다른 증상들은 나아지는데 목이 아픈 건 여전하다.
침도 삼키기가 힘들 정도로 아프고 목소리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러다 평생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겠지?
나 노래해야 되는데.ㅜㅜ
오늘 미국에 계신 김광신 목사님께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셨다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노약자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5일차 5/27 금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새삼 오늘도 생명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가 나왔다.
예전의 나였다면 벌써 중환자실에 실려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오늘은 새로이 눈과 귀가 아프다.
그래도 독감에 걸렸을 때보다는 덜 아픈 것 같다.
오후가 되자 좀 나은 건지, 이번에도 약발인지 열도 정상이고 통증도 목 빼고는 거의 사라졌다.
기를 쓰고 먹고 자기만 하니 갑자기 2kg 이상이 쪘다.
아, 이렇게 하면 살이 찌는구나.

6일차 5/28 토요일
오늘은 목이 한결 낫다.
목소리도 나오고.
진즉에 항생제를 먹었어야 하는 건가?
그런데 항생제 부작용인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린다.
어쨌거나 어제까지만 해도 영원히 아플 것 같았는데 하루 사이에 이만큼 회복되다니 놀랍다.
작은 애는 자가진단검사를 했더니 음성이 나왔다.
나도 내일쯤 검사하면 음성이 나오지 않을까?

7일차 5/29 일요일
오늘이 격리 마지막 날이다.
다른 증상은 다 사라지고 목만 불편하다.
기대에 차서 자가진단검사를 했는데 양성이 나왔다. ㅜㅜ

확진 후 몇 달 동안 양성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도 그러면 어쩌지?

7월에는 돌로미티에 가야 하는데...
하루속히 완치되게 해주세요.

8일차 5/30 월요일
격리가 해제되는 날이라 약을 안 먹으면 어떤지 보려고 오늘은 약을 안 먹었다.
아직도 머리가 좀 무겁고 목이 건조하고 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잠은 미친 듯이 쏟아진다.
그동안 약 때문에 잔 게 아니었나?

9일차 5/31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자가진단검사를 해보았다.
제발, 제발 음성이기를.
아! 아직도 T에 아주 희미하게 선이 보인다. ㅜㅜ
도대체 나는 왜 이리 오래 앓는 거야!

10일차 6/1 수요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다 나은 것 같은데 감기가 왔는지 연신 콧물이 흐른다.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보려고 관악산 둘레길과 양재천을 12km 정도 걸었다.
별 것도 아닌 오르막에서 숨이 차고 예전만큼 속도가 나질 않는다.
다음 주 화요일에 육십령에서 영각사까지 남덕유산을 가는데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목요일에도 원정산행이 있는데...

11일차 6/2 목요일
오늘 아침 다시 자가진단검사를 해보았다.
깨끗하게 음성이 나왔다!

 

그런데 이 피곤함과 목의 건조함은 뭘까?
코로나 후유증인가?
건강해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아닌가 보다.
아니면 건강해져서 그나마 이 정도인지도.
돌로미티에 가기 전에 보약이라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