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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1.12.31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날짜: 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맑음)
장소: CGV

 

또다시 강력한 한파가 몰아닥친 날이다.
맹추위를 뚫고 <매트릭스>를 보러갔다.
도대체 이게 몇 년 만이냐?
3편이 끝난 지 18년 만이라네, 헐.
사실 이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했다.
나이 들어 첫사랑을 다시 만나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때로 추억은 추억으로 남는 게 좋더라.
그러면서도 궁금해서 결국 2021년 마지막 날을 <매트릭스>와 함께 하게 되었다.
희끗희끗해진 삭발 머리에서 두 배우의 나이가 느껴진다.
그토록 마음을 흔들어놓던 조각 같은 미남 배우는 사라지고 노숙자 같은 존윅이 나왔다.
그럼에도 섬세한 산들 바람 같은 그 눈동자만은 변함이 없었다.
나이 들어 약간 둔탁해진 네오의 액션은 장풍으로 커버하였다.
오히려 트리니티는 여전히 건재한 느낌이다.
오토바이 액션 또한 한결 같다.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트리니티가 구원자라고 해야 하나?
신박한 액션을 기대하고 갔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매트릭스>는 여전히 철학적이라는 면에서 매력적이다.
"세계는 곧 내 인식의 반영"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생각난다.
내 생각이 내 세계라면 과연 내가 사는 세상은 현실일까, 가상일까?
쿠키 영상 때문에 지루한 크레딧을 끝까지 봤지만 기다릴 필요 없으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과감히 영화관을 떠나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