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1년 12월 11일 토요일 (흐리고 심한 미세먼지)
산행코스: 과천정부청사역 ~ 케이블카능선 ~ 주 능선 ~ 수목원능선 ~ 관양 계곡 ~ 과천정부청사역
산행거리: 10.5km
산행시간: 10:13 ~ 16:5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주에 찾지 못한 수목원능선 나머지 길을 찾으러 간다.
블로그를 이 잡듯 뒤졌으나 트랙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코스로 간 사람들의 글들은 있었다.
운동장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밧줄이 있다면 갈 수는 있겠네.
오늘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심하다지만 그래도 나는 간다!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친구를 만나 과천 보건소 뒤 능선으로 올라갔다.
예전에는 혼자 싸돌아다니는 것이 좋고 왠지 멋있어(?) 보였는데 점점 지겨워진다.
둘레길을 돌면서 함께 걷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그렇다고 난 수다 떠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같이 조용히 산길을 걸으며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과 산행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게 가능할까?
이 또한 그냥 "꿈"일뿐일지도 모르겠다.
과천 보건소 뒤에서 연주대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 능선을 보건소 능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망이 좋고 암릉도 적당히 있기 때문에 내가 즐겨 찾는 능선이다.
철탑 삼거리까지 가면 케이블카능선과 합류하게 된다.
미세먼지 때문에 산 위에서도 시야가 답답하다.
가야 할 능선
철탑 삼거리
사실 철탑은 조금 더 가야 있지만 어쨌든 여기가 철탑 삼거리이다.
철탑을 지나고, 새바위를 지나고, 두꺼비바위를 지나 헬기장 아래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새바위
두꺼비바위
이곳에서 직진하면 암릉을 타고 헬기장으로 올라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연주암으로 가게 되며, 왼쪽으로 가면 헬기장 아래 산허리를 타고 가게 된다.
오늘도 왼쪽 산허리 길로 간다.
사람들이 없어서 내가 애용하는 루트이다.
주 능선에 도착한 후에도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계속 우회길로 간다.
오늘 산행의 목표는 <수목원능선 끝까지 타기>이기 때문이다.
8봉 국기봉 아래를 지나 오른쪽 우회길로 가면 수목원능선에 이른다.
8봉 국기봉 아래
(팔봉 국기봉 쪽에서 왔다.)
지난주에는 8봉 국기봉 입구를 지난 후 주 능선을 타고 6봉 국기봉 전에서 이곳으로 내려왔지만 오늘은 우회길로 바로 온 것이다.
이제부터 수목원능선을 타고 간다.
가야 할 능선
내 생각에는 이 능선이 관악산 능선 중에서 뷰가 제일 좋은 능선인 것 같다.
산 위에서는 미세먼지가 사라져 조망도 그리 나쁘지 않다.
처음 이곳에 와서는 한성봉에서 주행봉으로 가는 암릉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물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바위 타는 맛이 쏠쏠하다.
우회길도 있어 자신 없으면 돌아가도 된다.
오늘은 웬만하면 봉우리를 다 넘어보려고 한다.
암봉이라 쉽지는 않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것이다.
겁이 많아 결국 두 군데는 바위를 내려가지 못하고 돌아서 갔지만.
(이 바위를 내려오려다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우회함)
관양능선
지나온 능선
8봉능선과 불성사
이윽고 운동장능선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이제부터 눈에 불을 켜고 길을 찾아야 한다.
지난번처럼 직진하여 내려갔더니 바위 절벽이다.
저 앞에 있는 것이 수목원능선인데 도대체 어떻게 가야 하나?
운동장능선 갈림길
가야 할 수목원능선 나머지 구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길을 찾았다.
오늘도 못 찾는다면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다.
분명 사진에서는 바위에 길게 늘어진 밧줄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바위를 타고 내려갔다는 말인데.
절벽에서 직진하여 내려갈 것 같지는 않고, 오른쪽을 유심히 보니 밧줄이 보였다!
유레카!!!
드디어 찾았다!
로또 당첨된 것보다 더 기쁘다. ^^
그런데 좀 무섭네. ㅠㅠ
수목원능선으로 내려가는 길
밧줄 처음 구간이 직벽이라 내려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겁이 나서 도저히 내려갈 자신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이 겁쟁이 misscat, 오늘 또 수목원능선을 못 탄다면 너 다시는 산에 다니지 마!'
오늘은 똑 여길 가야 하는데... ㅠㅠ
망설이다 마음을 다잡고 간신히 내려갔다.
친구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오늘 나 혼자 왔더라면 또 수목원능선을 못 타고 돌아갈 뻔 했다.
내려온 길
바위를 내려가면 사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길은 불성사에서 오는 길인 것 같고, 왼쪽 길은 운동장능선에서 우회하여 오는 길인 것 같다.
나중에 그 길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뒤돌아보면 벌벌 떨며 내려온 바위가 보인다.
햐, 저기 어떻게 내려왔지?
아마도 다시는 못 갈 것 같다.
내려온 길
옆을 보니 8봉능선 앞 쪽으로 불성사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저기도 한 번 가봐야겠다.
8봉능선
기운이 탈탈 털려 간식을 먹으며 쉬다가 길을 떠났다.
이후 작은 암봉을 하나 넘고 나면 낙엽이 깔린 길이 나온다.
진행 방향으로는 수목원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나온 수목원능선
이후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관양 계곡으로 내려갔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길이 분명하지 않았다.
계곡에서 쉬다가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가면 서울대 수목원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안양예술공원을 거쳐 관악역까지 가는 길이 싫어서 지난주와 같이 과천으로 가려는 것이다.
운동장능선을 만나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긴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11시 방향으로 팔각정 전망대가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조망은 없다. ㅠㅠ
이후 둘레길과 같이 편안한 길을 따라 관양능선 쪽으로 간다.
왼쪽으로는 수목원능선과 그에서 갈라진 운동장능선이 보인다.
관양능선을 가로 질러 과천 쪽으로 넘어간다.
중앙공무원교육원 갈림길로 가기 전 왼쪽으로 샛길이 있기에 갔다가 오늘도 개척 산행을 했다. ㅋㅋ
둘레길을 걸어 과천청사역까지 가서 산행을 끝냈다.
고대하던 수목원능선을 끝까지 타봐서 오늘은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
* 2021년 12월 4일 수목원능선~운동장능선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1038
* 2020년 3월 21일 2봉능선~운동장능선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