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연풍레포츠 주차장 ~ 연어봉 ~ 방아다리바위봉 ~ 신선봉 ~ 조령산자연휴양림 ~ 연풍레포츠 주차장
산행거리: 6.4km
산행시간: 11:16 ~ 15:44
산행트랙:
등산지도:
벼르고 벼르던 연어봉~신선봉을 간다.
연풍레포츠 주차장에 도착하여 눈을 들어보니 멋진 산이 반갑게 맞아준다.
오래된 친구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다.
주차장 왼쪽에 있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700m 더 가면 두 번째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연어봉 방향으로 간다.
사람들이 아주 많이 다니는 산은 아닌데 등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다.
별로 밧줄이 필요 없는 바위 구간에서조차 밧줄이 있어 안심하고 갈 수 있다.
수안보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를 지나면 점점 더 가팔라진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감탄이 터져 나온다.
가야 할 할미봉과 신선봉이 보인다.
그런데 고래바위는 어떤 거지?
이건가?
계속 바위를 타고 오르면 돌탑이 나오고 그 뒤에 커다란 연어바위가 있다.
연어봉(왼쪽 봉우리)
연어바위
연어바위에서 조금만 더 가면 연어봉에 도착한다.
연어봉 정상에는 <충주산찾사> 산악회에서 세운 앙증맞은 정상석도 있고 넓은 평상도 있다.
평상을 만들어준 분들께 감사하며 연어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연어봉 정상
연어봉을 가파르게 내려선 후 통천문을 지나고 멋들어지게 휘어진 소나무들을 지나 내려간다.
이런 나무들을 볼 때마다 존경스럽고 겸손해진다.
고난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자연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연어봉에서 내려온 길
이후 713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가면 할미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할미봉은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할미봉을 갔다 올 생각이었으나 꾀가 나서 그냥 신선봉으로 가기로 하였다.
지나온 연어봉
할미봉 갈림길(레포츠 공원 쪽으로)
삼거리에서 신선봉 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면 방아다리바위봉에 도착한다.
그런데 방아다리바위와 이정표에 누군가 할미봉이라고 써놓았다.
이곳은 절대 할미봉이 아니다!
조망터에서는 가야 할 신선봉과 병풍바위가 보인다.
신선봉까지는 1.2km 남았다.
방아다리바위봉 정상
가야 할 신선봉
방아다리바위봉에서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핀 길을 따라 내려선다.
앞에는 신선봉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서있다.
어디, 올 테면 와 보라는 듯이.
원풍소류지
신선봉
레포츠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간다.
신선봉이라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들은 다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하긴, 신선들이 사는 곳이니까.
그런데 의외로 쉽게 올라가지네.
각오를 하고 와서 그런가?
지나온 능선
그런데 그곳은 신선봉이 아니었다.
어쩐지 너무 쉽더라.
저 앞에 있는 암봉이 신선봉인가 보다.
가파른 암봉을 밧줄에 의지하여 올라간다.
사실 오늘 코스가 힘들까 봐 혼자 산행할 엄두가 안 났는데 이 정도면 혼자 산행해도 되었을 것 같다.ㅎ
지나온 길
올라온 길
'역시 신선봉이네.'하고 올라갔더니 여기도 신선봉이 아니다.
신선봉은 또다시 저 앞에 있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휴양림 매표소로 내려가는 길과 만나는 안부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가파르게 올라 신선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신선봉
신선봉도 암봉이라 조망이 끝내준다.
월악산이 이렇게 멋있게 보이는 곳은 또 없을 것 같다.
포암산에서 하늘재를 지나 탄항산과 마패봉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도 보이고, 그 옆으로 주흘산과 살 떨리게 올랐던 부봉 여섯 봉우리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조령에서 이어지는 대간 능선이 보인다.
내 발길이 닿았던 그곳들, 내 눈물과 함께 했던 그곳들, 가슴이 아리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다.
자연 속에 있으면 마치 엄마 품 안에 있는 듯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하늘에 조금 더 가까이 올라와서 그런지 하나님과도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래서 산에 갈 때마다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게 된다.
신선봉 정상
월악산
대간 능선과 부봉
조령산
내가 여기를 또 오게 될까?
나중에 산행을 못하게 되어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없게 되면 너무 아쉽고 슬플 것 같다.
지난 목요일 쏘마님이 내게 산 욕심이 많다고 했는데 이런 자연이 너무 좋은 걸 어떡하나?
뒤늦게나마 이렇게 산에 다닐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르겠다.
많이 다녔다고 하는데도 아직도 가야 할 곳이 많다.
신선봉에 집 한 채 짓고 눌러앉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내려갔다.
다시 연풍레포츠 주차장으로 가야 하니 마패봉으로 가서 하산하면 조령에서부터 주차장까지 너무 많이 걸어야 한다.
그러면 신선봉 직전에 있는 삼거리로 되돌아가서 내려갈까?
그런데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는 싫고.
지도를 보니 신선봉을 내려가면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이 길로 하산한 사람들의 글이 없어 길이 어떨는지 걱정되지만 뭐, 언제는 그런 거 걱정하고 다녔나?
휴양림까지 1.2km라니까 보나 마나 가파르겠지.
아니나 다를까?
밧줄을 잡고 내려간 후에는 너덜내리막이 이어진다.
그래도 예상을 했기에 크게 마음 상하지 않고(?) 내려갈 수 있었다.
등로를 못 찾을까 걱정했지만 등로가 희미하긴 해도 리본들이 군데군데 달려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게다가 600m 정도 내려가면 이정표도 나온다.
어차피 어디에서 내려가건 가파르긴 매한가지이니 이쪽으로 내려가길 잘한 것 같다.
내려온 길
조령산자연휴양림 매표소에 도착하여 먼지를 털고 1.5km를 도로를 따라 연풍레포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기막힌 타이밍 보소!
경치에 흠뻑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행을 한 날이다.
너무 맑지도 않고 흐리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