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9년 2월 16일 토요일 (흐렸다 맑았다 흐림)
장소: Istanbul ~ 인천
밤새 추워서 떨면서 잤다.
사람이건 건물이건 외모로 판단해선 안 되겠다.
마지막 날까지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투어를 시작하였다.
먼저 보스포러스(Bosphorus) 해협으로 배를 타러 갔다.
이스탄불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 쪽에 붙은 동 이스탄불과 유럽 쪽에 붙은 서 이스탄불로 나뉜다.
이스탄불의 북동쪽 흑해와 남서쪽 마르마라해(the sea of Marmara)를 구분하는 이 해협이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넓은 곳의 폭은 3.5km, 좁은 곳의 폭은 700m로 물 흐름이 세차다.
너무 일찍 나갔더니 야경 관광이 되어버렸다.
어제 야경 관광을 안 하길 잘했네. ㅎㅎ
여긴 모스크의 첨탑이 한국의 교회 십자가만큼이나 많다.
보트 투어가 끝나고 수도교를 지나 마지막 쇼핑 장소로 가서 선물용으로 터키 특산품인 로쿰과 다마스커스 장미 핸드크림을 샀다.
수도교
그다음 선택 관광으로 돌마바체 궁전 투어를 하였다.(€60)
마르마라 해 앞에 있는 돌마바체 궁전(Dolmabahce Palace)은 터키가 한창 서구식 근대화를 추진하던 1843년부터 13년간에 걸쳐 술탄 압둘메지드 1세가 세웠단다.
금을 15톤이나 사용했다는데 베르사이유 궁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화려하였다.
특히 대연회장의 천장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분명 돔 형태로 되어있는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평면이란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안되어 사진을 못 찍었는데 You must see!!
돌마바체 궁전(Dolmabahce Palace)
대연회장의 천장(돔이 아니라 평면이다.)
돌마바체 궁전을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또 케밥이다.ㅜㅜ
가이드 말이 처음에는 케밥, 나중에는 개밥이라는데 정말 이젠 그만 먹고 싶다.
이스탄불에 한식당도 많던데 어째 이번 여행에서는 에페소에서 허접한 비빔밥 하나 먹고 끝이다.
난 특별히 한식을 먹어야 되는 사람은 아닌데 별로 좋지도 않은 식당에서 계속 케밥만 먹다 보니 한식이 먹고 싶을 정도다.
점심 식사 후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으로 갔다.
보스포러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톱카프 궁전은 <대포 문>이라는 뜻인데 과거 해협 쪽에 대포가 놓여 있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란다.
톱카프 궁전은 19세기 중반 돌마바체 궁전이 건설되기 전까지 약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이 살던 곳으로 세 개의 문과 네 개의 중정이 있다.
첫 번째 문은 <황제의 문> 또는 <술탄의 문>으로 불린다.
그곳을 지나면 제1 중정이 나오는데 이곳은 오스만 군주를 지키는 근위대인 예니체리((yeniceri))가 있다고 하여 <예니체리 마당>이라고도 불린다.
두 번째 문인 <경의의 문>을 지나면 제2 중정이 나온다.
이곳에는 대신들이 국사를 의논하던 디완 건물과 황실 주방인 부엌이 있다.
세 번째 문인 <지복의 문>을 지나면 제3 중정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보석관과 하렘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4중정에는 오스만 조정 근위대의 지휘관과 관리를 양성하기 위한 궁전 학교가 있었다고 한다.
돌마바체 궁전과는 달리 톱카프 궁전은 상당히 소박하였다.
이곳에서도 대부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옛 이슬람 궁전으로는 알함브라를 따라갈 궁전이 없는 거 같다.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
마지막 날이라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고 보스포러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카페로 가서 애플 티를 마셨다.
톱카프 궁전을 나와 그리스, 터키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우리를 배웅하듯 무지개가 떠있었다.
저녁 7시 40분 TK88편으로 이스탄불을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까지 11시간을 날아갔다.
이번 여행은 이동 거리가 멀어서 차를 많이 타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사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도 차를 많이 타고 다니기는 했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호텔들도 5성급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터키에서는 줄기차게 케밥만 먹어서 질릴 정도였다.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과 메테오라의 기암 위 수도원들, 에페소와 히에라폴리스의 고대 유적지, 자연이 빚은 놀라운 파묵칼레의 하얀 석회붕, 아름다운 항구 도시 안틸랴, 목숨을 걸고 믿음을 지켰던 초기 기독교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었던 데린구유 지하 교회,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있었던 카파도키아의 계곡들, 유린당한 교회의 슬픈 모습을 봤던 소피아 성당, 화려함의 극치였던 돌마바체 궁전 등 자연과 문화를 아울러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못 탄 것과 이스탄불에서 각지의 신전에서 운반해온 336개의 대리석 기둥이 있는 지하 저수조인 예레바탄 지하궁전(Yerebatan Basilica Cistern)을 못 본 것이 아쉽지만 이 정도만 돼도 볼거리는 충분한 여행이었다.
비가 올까 봐 걱정했지만 그다지 비도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직도 가고 싶은 곳이 많은데 벌써 이렇게 체력이 떨어지니 더 나이 먹기 전에 부지런히 다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