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9년 2월 14일 목요일 (약간 흐림)
장소: Antalya ~ Obruk ~ Kappadokya
오늘은 안틸랴에서 카파도키아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에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4시 30분에 출발하였다.
패키지 여행을 많이 다녔어도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하기는 처음이다.
완전 극한여행이네.ㅜㅜ
졸다가 눈을 떠보니 설산을 지나고 있었다.
산을 내려가 콘야(Konya)를 통과하였다.
산을 내려갔다고 해도 해발 1,000m가 넘는다.
콘야의 옛 이름은 이고니온(Iconium)이다.
바울의 1, 2차 전도여행의 주요 행선지이며, 소아시아 복음 전도의 중심지이기도 했다(행 14:1-6; 16:1-2).
콘야를 지나면 너른 밀밭이 계속된다.
안틸랴를 떠난 지 5시간이 넘어서 오브룩(Obruk)에 도착하였다.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시속 80km로 달리다 보니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실크로드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상인들에게 숙박과 식사를 제공했던 오브룩 한이 있었으며 뒤쪽에는 호수가 있었다.
오브룩 호수는 원래 지하수가 흐르던 곳이었으나 지진으로 인해 땅이 꺼지면서 지하수가 새어 나와 직경 1km, 수심은 200m의 호수가 생겼다고 한다.
동그랗게 푹 꺼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브룩 한(Obruk Han)
오브룩 호수
끝없이 펼쳐진 밀밭 사이를 30분간 더 달려 점심을 먹으러 갔다.
항아리 케밥이라는데 항아리가 안 보인다.
이건 전혀 항아리 케밥이 아닌데?
생 양파와 토마토가 나오는 게 어떻게 항아리 케밥이지?
이번에 롯데관광에 여러 번 실망한다.ㅜㅜ
항아리케밥인지 뭔지 어쨌든 식사를 하고 또다시 밀밭 사이를 달려 카파도키아로 갔다.
카파도키아(Kappadokya)는 약 300만 년 전 터키 중부에 있는 해발 3,950m의 에르지예스(Erciyes) 화산의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거대한 계곡과 협곡 지역을 일컫는다.
환상적인 자연환경으로 인하여 1985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영화 <스타워즈>도 이곳을 모티브로 찍었다고 한다.
성경에서는 카파도키아가 갑바도기아로 나오는데 로마시대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면서 기독교인들이 이 계곡으로 숨어 들어와 살기 시작하였다.
7세기 후반에는 이슬람교도들에 의하여 터키가 점령되면서 카파도키아로 이주하는 기독교인들의 수가 더욱 늘어났다.
먼저 데린구유 지하도시로 갔다.
<깊은 우물>이라는 뜻의 데린구유 지하도시(Derinkuyu Yeralti Sehri)는 카파도키아에서 카이막흐르와 함께 가장 규모가 큰 지하도시이다.
데린구유 지하도시(Derinkuyu Yeralti Sehri)
지하 60m, 사람이 직접 판 8층 깊이의 데린구유 지하도시는 기원전 2,300년 경 지하 1층이 만들어졌으며 로마 시대 기독교인들이 지하 2층을 만들었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은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로마 정교로 선포하면서 지하도시를 벗어났다가 7세기 네오 3세에 의해 성상파괴운동이 일어나자 다시 지하로 숨어들었고, 네오 5세가 이를 바로 잡을 때까지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하도시에 숨어 살았다.
최대 3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데린구유 지하도시는 마치 개미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주택뿐만 아니라 학교, 교회, 부엌, 식량창고, 우물, 환기용 굴뚝, 외양간, 묘지 등을 갖추고 있었다.
지하도시에는 들어오지는 못하지만 나갈 수만 있게 해주는 맷돌 모양의 돌문도 있으며 함정도 설치했다고 한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도시에 살다 보니 각기병에 걸려 곱사등이 되었다고 하는데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신앙의 치열함이 사라진 우리에게 신앙이 선배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외적의 침입을 막는 돌문
석관
숙연한 마음으로 데린구유 지하도시를 나와 바위 아파트라 할 수 있는 우츠히사르로 갔다.
<뾰족한 바위>라는 뜻의 우츠히사르(Uçhisar)는 60m의 높은 성체이다.
바위 표면에는 비둘기 집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구멍들이 뚫려있었으며, 주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우츠히사르(Uçhisar)
우츠히사르 옆에는 괴레메(Göreme) 국립공원이 있다.
카파도키아의 중심 관광지인 괴레메 국립공원은 해발고도 1,000∼1,300m 높이에 위치한다.
화산 분화로 퇴적된 응회암층이 오랜 세월에 걸쳐 땅 속에서 솟아 나오는 지하수나 빗물 등에 의해 형성된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는 4세기부터 박해를 피해 숨어든 기독교인들이 만든 360여 개의 동굴 교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30여 개가 남아있다고 한다.
동굴 교회에는 많은 비잔틴 프레스코화가 그려졌으나 8∼9세기 성상파괴운동으로 초기의 것은 대부분 파괴되었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9세기 후반에서 13세기에 제작된 것들이라고 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서 프레스코화를 볼 수 있다는데 투어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볼 수 없었다. ㅠㅠ
또한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데 오늘도, 내일도 열기구가 뜨지 않는단다.ㅜㅜ
바람이 심해서 기상청에서 금지를 했다고 한다.
바람이 많이 불고 좀 춥긴 하지만 열기구가 못 뜰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대신 선택 관광으로 괴레메 계곡, 로즈(Rose) 밸리, 젤베(Zelve) 계곡, 우츠히사르 등을 돌아다니는 지프 사파리 투어를 했는데 구경도 잘했고 덜컹거리며 달리는 자동차가 놀이기구 타는 것마냥 의외로 재미있었다. (90유로)
그런데 돌아다니다 보니 낙타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곳에서 낙타 투어를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괴레메(Göreme) 국립공원
로즈 밸리(Rose Valley)
동굴 교회
동굴 교회
(임의로 사진을 찍어서 15리라/3,000원에 판다.)
지프 투어가 끝난 후 마지막으로 파샤바 계곡으로 갔다.
송이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있는 파샤바(Pasabag) 계곡은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배경이 되었던 지역으로 <파샤바>라는 말은 <요정들의 굴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계곡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는데 딱 사진 찍을 만큼의 시간만 줬다.
이런 게 패키지 투어의 최대 단점이다. ㅜㅜ
파샤바(Pasabag) 계곡
카파도키아 관광을 마치고 Suhan 호텔로 갔다.
외관은 엄청 멋있는데 객실은 그저 그렇다.
그래도 어메니티는 완벽하다.
비누, 샴푸, 린스, 샤워젤, 헤어드라이어, 욕조, wi-fi 있음.
실내화, 커피 포트 없음.
수한(Suhan) 호텔
호텔에서 저녁을 먹은 후 벨리댄스를 보러 갔다.
넘 피곤해서 그냥 샤워하고 잤으면 딱 좋겠는데.ㅠㅠ
동굴 극장(?)에서 하는데 벨리댄스라기보다는 민속 공연이었다.
물론 마지막에는 벨리댄스 공연도 있다.
새벽 3시에 일어났더니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연신 하품을 하며 앉아있다가 호텔로 갔다.
대충 씻고 빨리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