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9년 2월 11일 월요일 (대체로 맑음)
장소: Meteora ~ Thessaloníki ~ Gallipolo ~ Lapseki ~ Canakkale
오늘은 5시에 일어나 아침 6시 30분에 호텔을 나섰다.
어차피 시차 때문에 새벽 3시에 깼으니 특별히 더 힘들건 없다.
어두움을 뚫고 메테오라(Meteora)로 갔다.
새벽 어스름에 기암괴석들이 신비롭게 서있었다.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의 메테오라는 이 일대에 있는 거대한 바위 기둥 위에 세워진 수도원들을 두고 지어진 이름이다.
바위들의 평균 높이는 300m이며, 가장 높은 것은 550m에 이른다고 한다.
11세기부터 이곳에 수도사들이 은둔하기 시작했는데 14세기 초 성 아타나시우스가 최초로 수도원을 세운 후 수도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전성기인 16세기에는 24개의 봉우리마다 수도원이 있었다고 한다.
거대한 바위 위에 만들어진 수도원들은 당시에는 속세와 차단하기 위해 올라가는 길이 없어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해야만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입구까지 들어갈 수 있게 계단이 있다.
오늘날 남아있는 수도원은 성 아타나시우스가 세운 최초의 수도원인 대 메테오라 수도원, 발람 수도원, 성 바바라 로사노 수도원,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스 수도원, 가장 올라가기 힘든 곳에 있으며 007 시리즈 <For Your Eyes Only>에 나왔던 트리니티 수도원, 성 아기오스 스테파노 수녀원 등이다.
메테오라 수도원들은 198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세계 10대 불가사의 건축물에 올라가 있다.
아직도 수사들과 수녀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2개의 수도원만 오픈한단다.
원래는 9시에 오픈하는 수도원을 두 시간이나 먼저 문을 열게 해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스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Saint Nikolas-Anapafsas)을 구경하였다.
참으로 대단한 한국인들이다!
니콜라스 성인은 산타 클로스의 기원이 된 성인이다.
수도원 내부에는 온통 프레스코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라.ㅜㅜ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스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Saint Nikolas-Anapafsas)
점차 해가 때오르면서 하늘과 주변의 색들이 시시각각 변하는데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였다.
이른 새벽에 여기 오길 잘했다.
수도원 구경을 한 후 버스를 타고 산을 넘어가며 메테오라를 구경하였다.
하나님이 만드신 이 아름다운 세상, 다 보고 갈 수 있으면.
발람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Varlaam)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스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Saint Nikolas-Anapafsas)
성 바바라 로사노 수도원(The Holy Monastery of Saint Barbara-Roussanou)
발람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Varlaam)
수도사들이 수도원으로 출퇴근하는 케이블카
트리니티 수도원(The Holy Manastery of Trinity/Agia Trias)
메테오라에서 동쪽으로 테살리아(Thessalia) 평야지대를 지난 후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해안을 따라갔다.
내일은 그리스 전역에서 천둥, 번개가 치며 비가 올 거라고 한다.
우린 오늘 저녁 터키로 넘어가는데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왼쪽으로는 신들의 정원이라고 하는 올림푸스 산이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메테오라에서 3시간 30분 걸려 테살로니키에 도착하였다.
그리스 북부 에게해에 임한 마케도니아 지방의 항구도시인 테살로니키는 B.C. 315년 알렉산더 대왕 사후에 마케도니아를 다스리던 카산드로스(Kasandros)가 건설하였으며 그의 왕비인 데살로니카(알렉산더 대왕의 이복 누이)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도시이다.
로마 시대에는 마케도니아에서 제일 큰 도시로 번영하였으며, 이후 아드리아해와 비잔틴을 연결하는 유럽 내륙의 중요한 항구도시로 크게 발전하였다.
성경에서 데살로니가로 나오는 테살로니키는 바울과 실라가 제2차 전도 여행 때 복음을 전한 곳이다.
당시 바울과 실라는 그들을 시기하여 박해한 유대인들로 인해 데살로니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행 17:1~13)
그 후 바울은 고린도에서 데살로니가에 세운 교회에 두 번에 걸쳐 서신을 보냈으며 제3차 전도여행 중 다시 한번 방문하였다. (행 20:1~2)
기대를 많이 했건만 테살로니키에서는 버스를 세울 수가 없다고 하여 그냥 버스를 타고 가며 차창으로만 구경하였다. ㅜㅜ
1918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에르네스 에브라르가 설계한 아리스토텔레스 광장(Aristotelous Square), 18~19세기에 감옥으로 사용되면서 대량 학살이 일어나 <피로 물든 탑>이라고 불리다가 이후 탑의 표면을 하얗게 칠하면서 이름이 바뀌게 된 화이트 타워(White Tower), 알렉산더 대왕의 거상, 로마군과 페르시아 군의 싸움에서 로마군이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서기 330년에 지어진 개선문, 갈레리우스 황제의 아치문(The Arch of Galerius) 등을 보았다.
그리스 제2의 도시라는데 유적들과 5층 정도의 오래된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낡고 지저분해(?) 보이는 도시였다.
도로가 좁아 버스를 세울 공간도 없어 보였다.
아리스토텔레스 광장(Aristotelous Square)
화이트 타워(White Tower)와 갈레리우스 황제의 아치문(The Arch of Galerius)
버스는 계속 달려 거대한 볼비(Volvi) 호수를 지나 에게해에 면한 작은 마을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 후 다시 버스를 타고 2시간 40분 정도 걸려 차례로 그리스와 터키 국경을 통과한 후 다시 1시간 정도 달려 겔리볼루에 도착하였다.
터키어로는 겔리볼루(Gelibolu), 영어로는 갈리폴리(Gallipoli)라 부른다.
겔리볼루에서 고등어 케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고등어 케밥은 그냥 간을 안 한 고등어구이였는데 비리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었다.
간이 전혀 안되어있는 대신 밥이 짜서 우리나라와는 밥과 반찬이 뒤바뀐 듯했다.
겔리볼루(Gelibolu)
식사 후 페리를 타고 30여분 걸려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을 건너 랍세키(Lapseki)에 도착하였다.
다시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차낙칼레(Çanakkale)로 가서 Parion 호텔에 체크인하였다.
5성급 호텔이라는데 이곳도 역시 3.5등급 정도로 보였다.
그냥 방 깨끗하고 기본적인 어메니티가 있고, wi-fi가 되면 만족한다.
유심을 사 왔으니 wi-fi도 별로 필요 없지만.
비누, 샤워젤, 린스, 바디로션, 헤어드라이어, 실내화, 생수 있음.
욕조, 커피 포트 없음.
그런데 샤워젤만 4개가 있고 샴푸가 없네.
샤워젤 겸 샴푸인가?
파리온(Parion) 호텔
하루 종일 차를 탔더니 너무 피곤하다.
의사가 오래 앉아있지 말라고 했는데 이건 완전히 엉덩이에서 뿌리내리겠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