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몹시 덥고 심한 미세먼지)
산행코스: 초동초등학교 ~ 덕은암 ~ 덕대산 ~ 종남산 ~ 방동고개 ~ 우령산 ~ 방동꽃새미마을
산행거리: 9.5km
산행시간: 11:15 ~ 16:20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의 산행지는 밀양의 진달래 군락지인 종남산이다.
분명 5시 30분에 알람 소리를 듣고 깬 거 같은데 세수를 하고 거실로 나가 시계를 보니 6시 10분이었다!
집에서 6시 15분에는 나가야 하는데. ㅠㅠ
미친 듯이 옷을 입고 배낭을 챙겨 메고 뛰어나갔다.
택시를 타려고 하니 설상가상 택시도 없다.
할 수 없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오늘따라 기사님이 왜 이리 안전운행을 하시는지. ㅠㅠ
아무래도 늦을 거 같아 대장님께 전화를 한 후 양재역에 도착하자마자 냅다 뛰기 시작하였다.
내 평생 그렇게 빨리 뛰기는 처음이었을 것 같다.
버스 경유지에 도착하니 3분 늦었다.
다행히 버스가 5분 늦게 와서 탈 수 있었다.
4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가 신월리 초동초등학교 옆길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덕은암 쪽으로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배나무 밭과 예쁜 전원주택단지가 있었다.
이곳에는 아직도 동백꽃이 피어있었다.
마을을 지나 덕은암으로 올라가는 임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오늘 날씨가 갑자기 무지 더워지는 바람에 가파른 임도를 올라가려니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는 듯했다.
깔딱고개를 올라가듯 힘들게 덕은암에 도착하였다.
거창한 안내문구와는 달리 덕은암은 소박한 암자였다.
덕은암
덕은암 오른쪽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가팔라도 지금까지는 임도라 길은 좋았는데 덕은암에서부터는 도무지 답이 없는 가파른 오르막이었다.
등로도 안 좋은데다 나무에 둘러싸여 바람도 불지 않는다.
등로 초입에 여폭포, 남폭포가 있다는데 비가 안 와서 그런지 아무리 눈 씻고 봐도 폭포처럼 생긴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가늘게 떨어지는 이 낙숫물이 폭포라면 폭포랄까?
너무 덥고 힘이 들어 머리가 어지러웠다.
더 이상 가다가는 곧 눈앞이 캄캄해질 것 같아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갔다.
아, 난 여름이 싫어. ㅠㅠ
이번 여름은 정말 계곡에서만 놀아야겠다.
그나마 힘들게 올라가는 길에 각시붓꽃과 현호색, 줄딸기 꽃이 많이 피어있어 위로가 되었다.
각시붓꽃과 줄딸기 꽃은 이후 산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 볼 수 있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실망 그 자체였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다더니 뿌연 모습이 마치 비구름에 갇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하늘은 저렇게 파란데...
이후 가파른 로프 구간을 올라가면 조개나물 꽃이 만발한 묘지가 나온다.
아무도 돌보는 이 없이 버려진 묘가 안쓰러웠는지 묘지 주변에는 조개나물 꽃이 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조개나물
묘지 옆에는 헬기장이 있고, 헬기장 옆에 덕대산 정상석이 있었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헬기장으로 돌아가 종남산 방향으로 내려갔다.
덕대산 정상
헬기장에서 가파르게 내려서면 그다음부터는 길이 편안하다.
게다가 곳곳에 이정표도 있어 대장님이 신신당부하던 것과는 달리 길 잃을 염려가 없었다.
힘들게 올라가느라 빼앗긴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바람처럼 날아갔다.
덕대산을 내려가는 길에는 금붓꽃도 볼 수 있었다.
금붓꽃
임도로 내려간 후 길을 건너 종남산으로 올라갔다.
임도에서 570m만 올라가면 종남산인데 고도를 300여 미터 올려야 된다.
덕대산 올라가는 길과 같은 너덜길이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가파르긴 그에 못지않았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뛰어서 그런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오르막에서는 도무지 힘을 못쓰겠다.
몇 번이나 오룩스를 보며 몇 미터 올라왔는지 확인을 한 끝에 봉수대가 있는 종남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종남산 정상의 봉수대
종남산 정상 부위는 진달래와 철쭉 군락지였다.
그런데 진달래는 이미 지고 철쭉이 피려 하고 있었다.
1주일만 일찍 왔었더라면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ㅠㅠ
종남산 정상은 사방이 뻥 뚫려있어 조망이 아주 좋았다.
특히 밀양 시내를 빙 돌아가는 낙동강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더위를 씻어주는 종남산 정상에서 한동안 쉬다 내려갔다.
종남산 정상
덕대산과 지나온 능선
밀양 시내
종남산 정상에서 우령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더 넓은 진달래 군락지였다.
하지만 이 쪽도 진달래는 이미 지고 없었다.
진달래가 만발했을 때는 대단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으로 방동고개로 내려갔다.
방동고개
방동고개에서 다시 우령산으로 올라간다.
종남산에서부터는 바람이 불어 좀 낫기는 하지만 역시나 올라가는 길은 덥고 힘들다.
데크 계단을 두 번 지나면 드디어 우령산에 도착한다.
정상 직전에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덕대산과 종남산, 그리고 낙동강이 감싸고 돌아가는 밀양 시내가 보였다.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적어진다고 하더니 아까보다는 확실히 미세먼지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우령산 정상은 나무에 가로막혀 조망이 전혀 없었다.
우령산 정상
우령산 정상에서 신생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덕대산으로 올라가는 길만큼이나 가팔랐다.
게다가 심하게 미끄럽고 길이까지 길어서 나중에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참 내려가니 방동저수지가 보였다.
방동저수지
방동저수지 주변은 참샘허브나라와 예쁜 펜션들이 있는 방동꽃새미마을이다.
너무 더워서 시원한 음료를 사 마시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가게가 없었다.
어느 펜션에 들어가 물어보니 이곳에는 가게가 없단다.
헐!
할 수 없이 시원한 물 한잔을 부탁했는데 시원한 물뿐만 아니라 맥주와 바나나까지 공짜로 주셨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요새 시골 인심도 예전 같지 않던데 이곳은 아직 인심이 살아있나 보다.
넉살 좋게 펜션 마당에서 세수까지 한 후 버스를 타고 귀경하였다.
진달래가 져서 아쉬웠지만 너무 멀고 오늘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에 고생을 해서 진달래를 보러 이곳에 또다시 오게 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