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8년 2월 6일 화요일 (맑음)
장소: Sevilla, Spain
오늘은 포르투갈을 떠나 스페인으로 넘어간다.
아침 7시 30분 호텔을 출발하여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세비야 주의 주도인 세비야(Sevilla)로 향하였다.
같은 이베리아 반도의 국가이고 대항해 시대의 열강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단다.
대서양에 접해있는 포르투갈은 소박하고 내성적이며 차분하다고 한다.
또한 포루투갈에는 죽음, 그리움, 숙명 등을 노래하는 <파두(fado)>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한>과 비슷한 정서라고.
반면에 지중해에 접해 있는 스페인 사람들은 정열적이고 외향적이라고 한다.
리스본에서 세비야까지의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 정도의 거리인데 가는 내내 푸른 목초지와 올리브 밭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었다.
버스는 운행 규정 상 각각 20분, 30분의 휴식 시간을 갖고 6시간 30분 정도 걸려 약 오후 3시에 세비야에 도착하였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깔라마리 튀김을 먹었기에 망정이지 엄청 배고플 뻔했다.
세비야에 도착하자마자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미역국과 제육볶음, 오징어 초고추장 무침, 감자 카레 볶음, 겉절이가 나왔다.
배고파서 그랬는지 다들 맛있게 그릇들을 싹싹 비웠다.
옛 이름이 히스팔리스(Hispalis)인 세비야는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다.
과달키비르 강(Rio Guadalquivir)을 끼고 있는데 콜럼버스가 항해를 시작한 곳이 바로 이 세비야라고 한다.
따라서 대항해 시대에는 신대륙과의 주요 무역항이었을 뿐 아니라 경제, 문화, 예술, 정치적으로도 발달된 도시였다.
궁정화가 벨라스케스, 몬타네스 등 수많은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였고,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점심 식사 후 식당 앞에 있는 무리요(Murillo) 공원으로 갔다.
여긴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이다.
잘 익은 오렌지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는데 가로수 오렌지는 맛이 없어서 따먹지 않는다고 한다.
무리요 공원에는 콜럼버스 탑이 있었다.
아래에는 콜럼버스 두상 조각이 있고 중간에는 그가 타고 갔던 배의 모형 조각이 있었다.
배에는 그의 항해를 후원했던 이사벨 여왕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또한 이 공원에는 400년 이상이 된 고무나무들이 있었는데 대항해 시대에 식민지에서 가져와 심은 것들이라고 한다.
무리요 공원에서 유대인 거리로 연결되는 곳에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나오는 알마비바 백작의 집이 있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알마비바 백작의 집
예전에 유대인들이 살았던 유대인 거리(Juderia)를 지나면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이 나온다.
(http://catedraldesevilla.es/)
유대인 거리 오렌지 뜰에서 바라본 세비야 대성당의 히랄다탑
세비야 대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다.
1402년부터 127년간에 걸쳐 건축되었으며 오랜 시기에 걸쳐 건축된 만큼 여러 시대의 건축 양식이 섞여 있다.
원래 세비야 대성당은 무어인에게서 세비야를 되찾은 후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히랄다탑을 제외한 모든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세비야 대성당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성 베드로 성당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성당보다도 화려했다.
규모 면에서는 세인트 폴 성당이 더 클지 모르지만 화려함에 있어서는 세비야 대성당이 한 수 위였다.
오렌지 뜰에서 바라보는 성당 정문에는 예수님과 열 두 제자가 조각되어 있었는데 cleaning을 한 부분은 하얗고 아직 못한 부분은 누렇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히랄다탑(왼쪽)
세비야 대성당 뒤쪽
성당 안에는 은과 금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병풍 제단인 주 제단과 맞은편에 있는 마호가니로 만들어진 성가대석, 주 제단 왼쪽에 있는 은 제단과 맞은편에 있는 콜럼버스의 묘가 십자가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쿠바에서 옮겨 온 콜럼버스의 유골 분이 안치되어 있는 관을 스페인의 네 개의 왕조였던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의 왕들이 메고 있었다.
주 제단
성가대석
은 제단
콜럼부스 관
다양한 천장 장식들
또한 세비야 대성당에는 고야가 그린 <후스타와 루피나 성녀(La Santas Justa y Rufina)>의 그림, 은으로 만든 크고 화려한 성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로마 군병들에게 조롱을 당하며 머리에 썼던 면류관의 가시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고야가 그린 <후스타와 루피나 성녀(La Santas Justa y Rufina)>
은 성궤
예수님이 썼던 면류관의 가시
성당 내부를 관람하고 히랄다탑(Torre de la Giralda)으로 올라갔다.
히랄다는 <풍향계>를 뜻한다.
98m의 히랄다탑은 이슬람 사원의 마나레트 종루 부분이 증축된 것이다.
원래는 이슬람 사원의 첨탑이었으나 헐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다가 16세기에 기독교인들이 로마의 돌을 옮겨와 플라테스코 양식의 종루를 건축했다고 한다.
그래서 2/3는 무어인 양식이고 1/3는 기독교 양식이다.
특이하게도 히랄다탑에는 계단이 없이 램프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무려 35개 층이나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야 했다.
그나마 계단이 아니고 램프라서 덜 힘들었다.
한 때는 세비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히랄다탑 꼭대기에서 세비야 시를 내려다보았다.
히랄다탑을 내려간 후 <황금의 탑(Torre del Oro)>으로 걸어갔다.
<황금의 탑>은 13세기 초 무어인들이 적군의 함대로부터 도시를 지키기 위하여 세비야를 흐르는 과달키비르 강어귀에 세운 것이다.
<황금의 탑>과 강 건너편에 있는 <은의 탑>을 쇠사슬로 연결하여 세비야로 들어오는 배를 막았다고 한다.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은 한 때 돔을 덮었던 황금색 타일이 햇빛에 반사된 데에서 유래하였다.
또한 <황금의 탑>은 12각형인데 이것은 12방위를 나타낸다.
이곳에서 마젤란이 세계일주 항해를 떠난 것과 관련되어 지금은 해군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황금의 탑(Torre del Oro)
버스를 타고 황금의 탑을 떠나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으로 갔다.
스페인 광장은 커다란 반원형의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것은 1929년 에스파냐-아메리카 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건물의 모양은 서구식이지만 이슬람식 타일 장식이 되어 있으며, 타일로 된 벤치에는 스페인 각 주의 특징이 그려져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분수가 있으며 광장을 둘러싸는 수로에는 4개의 다리가 있다.
한쪽에서는 집시들이 플라멩코를 추고 있었으며, 분수 앞에서는 어떤 사람이 어제 리스본 왕궁 광장에서 본 것과 같이 물풍선을 만들고 있었다.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
스페인 광장을 나와 세비야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베나카손(Benacazón)에 있는 Hotel Abades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예쁜 궁전 모양의 호텔은 다소 오래된 듯이 보였지만 깨끗하였다.
욕실용품도 있고, 무료 Wi-Fi가 있어 좋았다.
플라멩코 쇼를 보러 갔던 일행들을 기다렸다가 9시에 저녁을 먹었다.
뷔페식의 저녁식사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맛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