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8년 2월 5일 월요일 (맑음)
장소: Sintra, Portugal
어제 히터를 켰는데도 히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냥 잤더니 오리털 패딩을 입고 양말을 신었음에도 추워서 밤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가이드가 이곳은 추워도 한국처럼 난방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언제 해가 뜨나 기다리다가 6시에 일어났다.
밤새 실컷 떨고 일어나서야 히터 리모컨 작동법을 알게 되었으니.ㅜㅜ
가이드 말을 너무 믿었나 보다. ㅠㅠ
우리가 묵은 Riviera Hotel은 4성급 호텔인데 딱 3성급 호텔 정도다.
대개 유럽 호텔들이 별로인 것 같다.
다행히 무료 Wi-Fi가 되고, 샴푸와 비누, 헤어드라이기는 있었다.
하지만 주택가에 위치에 있어 조용하고, 카르카발로스(Carcavalos) 해변까지 도보로 15분 정도라는 점은 좋은 것 같다.
잠을 제대로 못잤으니 먹기라도 잘 먹어야지.
호텔 식당으로 가서 한껏 배를 채웠다.
조식은 continental breakfast로 내가 좋아하는 핫케이크나 와플이 없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특히 모짜렐라 치즈와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 오일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 식사 후 해안도로를 따라 카스카이스(Cascais)를 지나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로 갔다.
지금이 우기라는데, 어제까지도 비가 왔다는데 오늘은 겁나 맑다.
얼마나 감사한지.
카스카이스는 포루투갈 부자들의 별장들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푸른 하늘 아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검푸른 바다와 멋진 집들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었다.
곧이어 저 멀리 유럽의 끝이라는 까보 다 로까가 보였다.
까보 다 로까는 포루투갈의 땅끝 마을이다.
대서양을 굽어보는 십자가와 빨간 등대가 있는 까보 다 로까에는 야생화들이 만발하였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머리가 대책이 안 설 정도였다.
절벽 위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며 그 옛날 포르투갈 사람들이 파도가 심하게 치는 저 망망대해로 나갈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그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risk를 두려워하면 얻는 것도 없는데.
호기심이 없고 모험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한참 젊은 사람인가? ㅋㅋ
죽는 날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려 애쓰며 살고 싶다.
그럼 내 삶이 너무 고달파지려나?
이제 사서 고생할 나이는 지났는데. ㅎㅎ
까보 다 로까(Cabo da Roca)
까보 다 로까를 떠나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신트라(Sintra) 구도시로 갔다.
신트라로 가는 길에는 참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포루투갈에는 참나무가 많아 참나무 껍질인 코르크로 만든 제품들이 많다고 한다.
코르크라고 하면 와인 병마개만 생각하는데 가방, 신발, 지갑, 액세서리 등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친환경적이고 상당히 가볍지만 아무래도 내구성은 떨어진다고 한다.
코르크로 만든 제품들
신트라에서 먼저 33m의 쌍둥이 굴뚝이 있는 신트라 왕궁(Palácio Nacional de Sintra)을 구경하였다.
신트라 왕궁(Palácio Nacional de Sintra)
신트라 성에서는 지금은 전망대로 사용된다는 산 위의 무어인 성벽과 그 아래에 있는 오밀조밀한 작은 상점들이 한눈에 보였다.
신트라 구시가지와 산 위의 무어인 성벽
지금은 대부분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상점들이 위치하고 있는 구시가지를 구경하였다.
좁은 골목 골목마다 작고 예쁜 상점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관광지에서 빨래를 밖에 있는 빨랫줄에 널어 말리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것도 관광 아이템인가?
피리키타(Pirquita)라는 빵집은 왕이 즐겨 빵을 사 먹던 곳이라고 하여 번호표를 들고 한참을 기다려 빵을 사서 먹어보았는데 그 유명세에 비해 너무 달기만 하고 별로였다.
상점 안의 그 사람들이 다 나같은 관광객들이었나 보다.ㅠㅠ
피리키타(Pirquita) 빵집
또 작은 초콜릿 컵에 담긴 체리주가 유명하다고 하여 사보았는데 냄새만 맡아도 술 냄새가 너무 싫어서 결국 체리주는 버렸다.
아무래도 난 술과는 친해질 수 없나 보다.
뭐, 별로 친해지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신트라 신시가지 쪽으로 걸어내려 가 점심을 먹었다.
산 위의 무어인 성벽
신트라 왕궁
신트라 시청
점심은 바깔라우(bacalhau)를 먹었다.
바깔라우는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인 바깔라(baccalà)와 감자, 양파, 파프리카를 넣고 만든 요리이다.
좀 짜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맛있었다.
식사 후 리스본으로 갔다.